조금 바뀐 취향에 대한 잡담 1편 (Oathsworn)

라마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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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31 오후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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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라마나타 입니다.

요즘 보드게임 취향이 조금 바뀐 것 같아서 나름 고찰을 해보고 있습니다.

예전엔 스스로를 유로 전략게이머로 분류하긴 했는데...

최근 제가 재미있게 즐긴 게임들을 생각해보면 기존의 "유로" 에서 많이 벗어난 게임이더라구요.

그래서 최근 저에게 영향을 준 게임들을 몇개 짚어보면서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사실 모든 고민의 시작은 위 두게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저의 올해의 게임 후보이자 올타임 탑10에는 들어가지 않을까.. 싶은 녀석들이죠.

다른 후보인 "전지적 추리 시점"이야 원래 제가 추리게임을 좋아하는 편이라 크게 이상할건 없습니다만

던젼크롤러와 보스배틀러인 게임이 저의 취향을 저격할꺼라곤 생각 못했거든요.

일단 오쓰스원부터 이야기를 해볼까요?

오쓰스원은 일단 "압도당하는 경험"을 주는 게임입니다.

예전 왕도류 만화로 친다면, 그 순간 도저히 이길것 같지 않은 존재들을 만나 압도당하는 느낌이죠.

베지터가 등장 했을때, 프리저가 변신했을 때의 느낌이라고 말하면 좀 아재 같을까요.

와.. 씨.. 어떻게 하지?? 라는 기분을 줍니다.

하지만 이정도 경험을 주는 게임은 많죠.

여기에 살짝 변화구가 들어갑니다.

오쓰스원은 기분에 비해 전투가 어렵지 않습니다.

압도당하는 기분 만 들지, 플레이어가 짜증이 날 정도로 난이도를 설계 해놓지 않았습니다.

죽어도 NPC로 전투를 이어 갈 수 있고 눈물의 똥꼬쇼를 하면 큰 데미지도 버틸 수 있구요.

그렇다고 해서 "에이... 너무 쉬운데?" 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습니다.

PC게임에서 보스들을 잡다보면 1페, 2페, 페이즈 넘김 뭐 이런 표현을 사용을 합니다.

오쓰스원은 이 부분이 너무 구현이 잘 되어 있어서 긴장감의 상승곡선이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이 운 때문에 주사위 때문에 무너지는 게임이었다면 아무 의미 없었을 겁니다.

오쓰스원은 전투와 시험에 주사위/카드뽑기를 사용하지만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원하는 만큼 해. 하지만 빈칸이 두개가 나오면 나가리야.

말 그대로 푸시 유어 럭 이죠.

주사위와 같은 확률을 가진 카드덱을 써서 버려진 카드를 보며 철저하게 확룰 계산 해도 괜찮고

얏찌 스타일로 666666666을 기대하며 주사위를 던져도 됩니다.

아니면 조금 섞어서 카드반 주사위반을 해도 괜찮습니다.

여기서 오는 짜릿함은 다른 게임에서 보기 힘든 방식입니다.

단검을 들고있는 1렙 친구도 원한다면 주사위 10개 던지고 다 6을 띄워서 미친 크리티컬을 낼 수도 있거든요.

물론 극단적인 예시일뿐, 보통은 학률을 계산해서 합니다만...

이 시스템의 포인트는 결국 플레이어에게 끊임없이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안전하게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한번 걸어보시겠습니까?

안전하게 가면 1데미지 모자랄것 같은데요?

그리고 이 결정의 끝은 기가막힌 "기억"으로 남게 됩니다.

자신만만한 도적이 순간이동으로 뒤를 잡아 백스탭을 넣었는데 어이없게 발이 걸려 넘어져서 0 데미지를 넣었다...

뭐 이런 기억이죠.

그리고 돌고 돌아 스토리가 오쓰스원을 완성 시킵니다.

당연히 스포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말씀 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분위기, 선택지, 그리고 잊을 수 없는 경험. 이렇게 압축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장이 지나치게 화려하지도, 건조하지도 않은 선에서 분위기를 너무나도 잘 살리고 있으며

그저 스크립트를 읽는게 아니라 몰입해서 내릴 수 있는 결정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주며

몇 몇 이야기들은 플레이어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남겨줍니다.

오쓰스원을 통해 돌아보면

아마 저는 서사와 경험, 그리고 통제된 운의 활용법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내가 무언가를 경험하고 이뤄냈다는 느낌이죠.

하지만 최근 접한 신작 유로들은 대부분 제가 회사에서 맨날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월급날(최종 점수계산) 이 되서야 그마나 즐거움을 조금 느낄 수 있고

게임 중간엔 그냥 가상의 사장님을 위해 직원1 로서 고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헤게모니와 보이드폴 이후로 플레이 도중에도 절 설레게 만들어준 유로 신작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나마 솔튼씨 가 기억남는 정도네요.

결론이 갑분 유로까가 되어버리긴 했는데...

취향이야 또 바뀔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말만 저렇게 하지, 여전히 잡식성이라 막상 일꾼놓기 시키면 개재미있게 하기는 해서...

아무튼 그렇습니다. 2편이 있으니까 마무리는 대충 하겠습니다.

2편에서 아게모니아 이야기로 찾아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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