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 사건에 대한 다른분들과 다른 입장
글룸헤이븐, 버라지, 사이드, 팬데믹 레거시
이 게임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까?
다 말하면 입만 아플정도로 엄청난 명작 보드게임들이고, 처음 한글판이 나왔을때 불티나게 팔렸던 게임들이지만
지금은 '재생산' 이후에 '악성재고' 로 창고에 들어가 있는 게임들 입니다.
저도 불릿이 뒤늦게 재밌다는 소식을 듣고 중고장터를 뒤졌던적이 있지만, 못구해 속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 풀확충이라 뒤늦게 딜라에서 하는 불릿펀딩에는 아예 참여도 하지 않았습니다.
딜라이트 나름의 정책이 저 같은 사람의 유입을 막는다면 결과적으로 딜라이트의 손해일수도 있고
아니면 재생산 이후에 남는 재고에 회사가 망하는 걸 막아주는 좋은 선택이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코보게 정도의 회사도 그런 이유로 게이머스 게임 발매에 소극적이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얼마전 출시되자마자 다 팔렸던 '히트' 도 재주문을 했는데 고작 300개 팔렸고 품절 후 프리미엄이 붙었던 사자턱도 지금 주문을 받고 있지만 고작 백몇십개가 팔렸더라구요
보통 최소 1000개씩 찍었다고 보면 나머지는 다 악성재고 입니다. 코보게 정도의 창고를 가지고 몇백개를 몇년동안 쌓아두고 팔수 있는 업체는 없죠.. 심지어 코보게도 힘들어서 유배 보냈는걸요
프리미엄 붙었던 게임들이 저렇게 팔리는걸 보면 재생산은 500개 한다고 해도 조심스러울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작은 업체들의 경우 몇번의 성공을 했어도 저런 악성재고를 한두번 만나는 순간 바로 위기 아닐까요?
얼마전에 라이트앤게임즈가 거의 20만원에 팔던 킹덤러쉬를 헐값 수준도 안되는 5만원대에 그냥 다 정리해버렸죠.. 안타깝지만 사실상 폐업정리 느낌이었습니다ㅠㅠ
한국 보드게임 시장이 아직 넓지 않아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름 좋은 게임인데도 그냥 헐값에 덤핑되는 보드게임이 아직도 많습니다.
딜라이트와 비슷한 시기에 생겼던 다른 보드게임 퍼블리셔들 중 대부분이 망해나간걸 보면 오히려 딜라이트가 맞는 선택을 하고 있는건지도 모릅니다
보드게임 시장확대를 하면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 왜 그러지 않냐? 재생산 해라!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모여서 보드라이프 중고장터에 거의 새것만큼 비싼 가격에 중고가가 형성되고 있죠.
당연하게도 결국 인간은 자기 이익만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업체가 재생산 해줘서 나는 싸게 사고 싶고, 중고는 비싸게 팔고 싶잖아요. 누구든 그렇습니다.
보드라이프가 생겼던 초창기에는 중고 가격이 지금보다 훨씬 저렴했습니다. 서로 나눔이나 즐겼던 게임을 교환하는 것 같은 분위기도 많았죠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싸게 올라오면 낚아채서 비싸게 팔려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합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 하지만 중고가 방어가 잘되는것이 보드게임을 더 사게 만드는 영향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보고 아니면 팔면 되니까요~ 모순적이게도 이러한 이유로 더 많은 새 게임들이 팔리고 시장이 커지는 것도 있겠죠.
이런 측면에서 생각하면 딜라이트 같은 행보가 시장확대에 도움이 될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측면도 있다는거지 실제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겁니다.
모든일에는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게임을 못구해 속상하고 한정판 프로모 등을 못구입해 열받겠지만...
그렇지만 여러 회사들이 조금이라도 살아남아 조금이라도 더 여러종류의 매니아 게임들을 한글판으로 볼수있는 것 또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