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문했던 게임과 수정카드를 받으면서 생각해보는 보드게임
안녕하세요.
저는 처음에는 우연히 접하게되면서 재밌었던 스플랜더와 카르카손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재미있었고 가족하고도 같이할 수 있겠다 생각했더랬습니다.
그러나 실제 가족과는 게임을 하지 못했고 시간이 흘러 우연스럽게 윙스팬을 알게되어 그걸 구해서
주변에 전파하며 즐거움을 얻게되었습니다.
주변에 많은 분들이 윙스팬을 구하셨고 그 자제분들이 윙스팬을 구하셔서 자신의 그룹에서 사방으로 윙스팬이 퍼져나가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자신이 너무나 재밌게 하시고 신기했던 윙스팬을 자녀분들께도 알려주셨고
윙스팬에 재미를 느낀 자녀분들이 다시 학교에서 윙스팬을 전파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의도한건 아닌데, 살짝 신자들이 늘어나는 느낌까지 받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다음엔 저는 중학교때부터 풀빛에서 나온 듄을 읽고 그 다음엔 황금가지에서 나온 두가지 버젼의 듄도 모조리 갖고있는 사람이라서
듄 임페리움이 나왔을때 순서대로 시리즈를 모았습니다. 임페리움하고는 관련없는 가문의 비밀까지...
제 취향을 맞춰가며 하나씩 보드게임을 구하면서 관심이 늘어나게되었고
근래에는 이전 보다 관심을 갖고 보드게임 정보를 모니터링하면서
선주문, 펀딩같은것도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다보니 갖고있는 게임들의 웨이트가 다양해지고 있었습니다.
아직 웨이트의 무서움을 지금보다도 잘 모르던 시절, '차례대로 높은 웨이트로 갈 수 있겠지?' 하면서 선주문했던 혁신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아크노바 같은 기존의 게임보다 웨이트가 높은 게임들을 경험하였고
조카와 가족에게도 보드게임을 전파하면서 보드라이프의 많은 글들을 참고하고
웨이트가 낮은 게임들에 대한 장점도 경험하면서 제게 맞는 보드게임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주문을 통해 게임을 받을때는 항상 신나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반가움에 택배상자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올라가던 입꼬리가 살짝 경직되는걸 느꼈습니다.
무거웠습니다.
이전에 보드게임 두개가 선주문으로 왔을때도 무거웠는데 이런 느낌은 없었는데 말입니다.
아... 이 무게라니...
아... 웨이트란 이런것이지...
하는 압박이 느껴졌던 것입니다.
저는 이 게임이 어렵다고 들어서 약간 선입견처럼 압박감이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일단은 마련한 오거나이저로 세팅만하고 살포시 일단 진행은 뒤로 미뤄두고 천천히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작은 박스 하나가 왔는데 보니까 아크노바 마린월드 오류카드 1장이 오류설명카드 1장과 같이 배송되었습니다.
얼른 뒤적뒤적 슬리브 창고를 열어서 예전에 아크노바 슬리브썼던 것과 동일한 크기의 슬리브를 써서 씌워놓고
원래 카드도 슬리브 씌워진채 새로온 오류설명카드와 함께 잘 모셔두었습니다.
오류카드 발송해주시는걸보고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쩌다보니 겁도없이 선주문, 펀딩에 조금씩 발을 담그게 되었습니다.
조카나 가족들이랑 할만한 난이도 낮은 가족게임들도 모으지만,
보드게임을 알아가는 도전에서 가급적 제 취향에 근접할것같은 테마의 높은 하중과 부담을 갖고있는 게임도 구하고 있습니다.
그랬는데 최근에 아주 극찬을 받는 높은 순위에 올라와있는 명작 몇가지도 예전같으면 구했을텐데 구하지 않았던 상황이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경험치가 생기면서 어느정도 메타인지가 발달해가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과 전략게임을 수시간동안 여유롭게 하다가 세이브해서 다음에 다시 이어서 하는 것도 나름 재밌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오랜시간 머리를 쓰고 눈공을 굴려서 나중에 커다란 눈덩이를 만드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좋았습니다.
컴퓨터 게임도 아닌데 그대로 이어서 하는게 참 재밌더라구요.
반대로 신속하게 끝나는 스플랜더, 기즈모, 아줄, 사그라다, 럭키넘버스 같은 게임을 저녁에 가족과 간단하게 두, 세판씩 하는 것도 재밌는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아직 끝내지 못했다는 찜찜한 마음이 덜해서 좋았습니다.
더 시간과 경험이 쌓이면
어떤 선에서 제가 추구하는 보드게임의 길이 명확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편안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