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28개를 기부받은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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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3 14:36

중고장터에 올라온 보드게임 매장을 정리하며 남은 게임을 판매한다는 게시글. 마침 여자친구 집에서 도보로 3분이면 갈만큼 가까운 곳이라 신나서 달려갔다 왔습니다. (상호명과 지역은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최근 우후죽순 쏟아져나오는 프렌차이즈 보드게임 카페들에게, 게이머의 입장에서의 실망을 느낀적이 많았기에 큰 기대를 하고 간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엄연히 구매해온 것이지만 기부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경험을 하고 왔네요. 아래로는 판매해주신 사장님에 대한 감사함과 자랑하고픈 마음 약간을 섞은 후기입니다ㅎㅎ

먼저 해외판 게임들입니다. 어콰이어와 라스베가스 카드게임은 구하려고 꽤 공을 들이다가 포기한 게임들인데 카드코팅까지 되어있는 것을 구하게 되었네요. 오늘의 가장 만족스러운 수확 들 중 하나입니다.

갠지스의 라자 풀확장.

궁금하던 게임인데 이렇게 해볼 기회가 생겼네요ㅎㅎ

선물용으로 구매한 가벼운 게임들입니다.

그외 이것저것..

푸에르토리코는 제가 안 해봤다고 하니 바쁘신 와중에 룰설명까지 해주신 사장님.. 손에 꼽을만큼 완벽한 설명이었습니다.

최종 결산입니다.

이렇게 총 28개의 너무 좋은 게임들을 가져오게 됐네요.

정확한 금액을 기재하기엔 조심스러워 10만원대 중반이라고만 밝히겠습니다.

정리하고 남은 게임은 고아원 등, 필요로하는 시설에 기부할 예정이라는 사장님. 금액으로 보나 취지로 보나 저또한 게임을 구매해온 것이 아닌 기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내내 더 필요한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싸게 판매하시려는 사장님을 보며 개인적으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어느 한 세계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는 건 드문 경험이니까요.

보드게임은 참 대중적이면서도 마이너한 장르입니다. 이 어려운 세계가 힘을 잃지 않고 발전해온 원동력은 분명 이런 분들에게서 나왔으리라..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글솜씨가 부족해 주절주절 글이 길어지네요..ㅎㅎ

이 많은 게임들은 물론, 초심자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해주신 정성과 집앞까지 같이 게임을 옮겨다주신 노고까지. 커피 한 잔으로 표하기엔 과분한 친절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후기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