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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초2 딸과 함께 한 ‘피크민 3 디럭스’ 후기

1,197 조회

2024.03.14 21:02

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지난 번에 후기를 쓴 루이지 맨션 3 이후에, 또 어떤 게임을

해 볼까 하다 피크민 3 디럭스(이하 ‘피크민 3’)를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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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초2 딸과 함께 한 루이지 맨션 3 후기

피크민 3는 예~전에 체험판을 플레이했었는데,

아이가 재밌다며 사 달라는 걸 (닌텐도 독점 게임이라)

너무 비싸다며 딱 잘라 거절한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루이지 맨션 3를 끝낸 며칠 뒤 어떻게 아셨는지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로 주셨더라구요.

피크민 3는 스타크래프트의 스토리 모드라 할 수 있는

캠페인과 유사한 느낌을 주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피크민 3에 등장하는 유닛들은 (아래 사진에 보이는) 피크민인데

빨노파 등 색깔에 따라 다른 특징을 갖고 있죠.

- 여러 색깔 피크민들. 사진 출처: 닌텐도

이 게임이 스타크래프트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점으로는 몹들을

사냥해 기지로 운반하면 새로운 피크민이 태어난다는 점과 보스전이구요.

- 몹을 사냥하는 피크민들. 사진 출처: 닌텐도

1. 협력

피크민 3는 화면을 분할해 두 명이 플레이할 수 있는데,

피크민 1~4 중에서 3만 그렇더라구요.

(협력 모드를 지원하는 게임이 생각보다 많지 않네요ㅠ)

- 분할된 화면으로 2인 플레이를 하는 모습. 사진 출처: 닌텐도

하지만, 늘 함께 다니며 플레이하기 보다는 따로 돌아다니며

플레이할 때가 많았습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미션을 수행하기에는

이쪽이 유리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쪽이 컨트롤도 더 편했구요.

2. 컨트롤

이 게임은 키보드와 마우스가 아닌 컨트롤러로 많은 유닛들을

통솔하다 보니 여간 답답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빨강, 노랑 피크민들을 데리고 땅 위를 훑고 다니는 동안,

아이가 파랑, 분홍 피크민을 데리고 물속을 다니는 식으로

부대와 역할을 나누어 플레이하게 되더라구요.

지나가다 서로를 발견하면 아이는

“어, 아빠다! 아빠 안녕~”

이라며 인사해 주더라구요 ㅋ

보스는 둘이 힘을 합쳐 맞서야 했지만, 이때도 부대를 나누어

한 명이 유인하고 다른 한 명이 때리는 식으로 역할을 나누곤 했습니다.

3. 장점

이 게임의 장점으로는 먼저 (닌텐도 독점 가족 게임이 대개 그렇듯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그래픽을 꼽고 싶습니다. 여기저기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힌 싱그러운 여름날을 동화풍으로 잘 그렸더라구요.

하지만, 이 게임의 최대 장점은 따로 있습니다. 아이에게

낯선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이죠. 예를 들어, 이해를 돕기 위해 빨강 피크민은

불에 강하고 파랑 피크민은 물속을 다닐 수 있다는 식으로

유닛을 구분해 놓은 게 대표적이죠.

4. 게임 진행

이 게임은 정해진 시간 안에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을

찾은 뒤, 컨트롤을 통해 그 전략을 실행하게 되는데,

전략은 부대와 역할 분담을 어떻게 나누느냐가 주가 되었습니다.

아이는 어려서 그렇겠지만 저보다 컨트롤을 잘했고,

(그동안 게임을 제법 한 덕분인지) 자신이 맡은 역할도

알아서 척척 수행습니다. 하지만, 전략 수립은 아직 좀 무리더군요.

전략을 세우기 위해선, 한 두 번 실패하며

“이번 판에서는, 여기에서부터 저기까지 이동하는데

너무 오래 걸려서 실패했다.”

와 같이 실패한 원인을 분석하고,

“그러니까 나는 아예 처음부터 여기에서만 플레이하고,

너는 저기에서만 플레이하자.”

와 같은 해결책을 내야 하는데, 아이에게는 아무래도

좀 무리더라구요. 그래도 가끔씩

“아빠, 그럼 내가 빨강이랑 노랑을 데리고 위쪽으로 갈 테니까,

아빠는 파랑을 데리고 물로 가 줘~”

와 같은 말을 한 걸 보면, 막연하게나마 감은 잡은 거 같네요.

5. 재미

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가장 재밌었던 때는 미리 계획한 대로

각자 부대를 이끌고 맡은 역할을 수행하다

“아빠! 난 거의 다 했는데, 아빤 어때? 다 했으면 문 좀 부셔 줄래?”

“응. 다 왔으니까 너도 출발해.”

와 같은 긴박한 대화를 나누며 타이밍에 맞게 흩어졌다,

조우했다를 반복하다 결국 미션에 성공했을 때가 아닌가 합니다.

계획대로 착착 진행될 때 느껴지는 통쾌함이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시간 압박에서 오는 긴장감과

‘이번에 나도 엄청 고생했지만, 너도 고생 많았구나.’

와 같은 전우애(?) 혹은 서로에 대한 신뢰감도

재미로 다가오더라구요.

6. 네 가지 모드

이 게임에는 스토리, 사이드 스토리, 미션, 빙고 배틀과 같은

네 가지 모드가 있습니다. 먼저, 스토리는 튜토리얼이라 해도

될 정도로 좀 짧은 감이 있는데,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더라구요.

사이드 스토리와 미션은 한 판 한 판이 어려워

시간을 많이 보내야 했기 때문이죠.

(총 플레이 시간이 65시간이더라구요;) 이쪽이 메인 컨텐츠가

아닐까 합니다. (플레이에 대한 평가로 메달을 받는데,

저희는 금메달 이상을 받아야 성공한 걸로 봤습니다.)

마지막으로, 빙고 배틀은 협력이 아니라 경쟁이라,

하다가 중간에 접었습니다. 상대에게 폭탄(스타크래프트로 치면 핵)도

쏘고 상대가 겨우 획득한 물건을 중간에 가로채기도 하는 등

상호작용이 너무 강하더라구요. (애가 울었습니다;;;)

7. 결론

아이와 한 달 좀 넘게 피크민 3를 플레이했는데,

정말 재밌게 놀았습니다. 그동안 플레이한 게임 중에

압도적으로 재밌었던 거 같아요. 사실, 전략은 주로

제가 담당했기 때문에, 잠들기 전에

‘이번 판은 어떻게 깨야 되는 거지?’

고민하다 다음 날 아침에 흥분하며

“xx야! 방법을 찾았어!”

라고 얘기하기도 했는데, 어쩌면 아이보다 제가 더 즐거웠는지도 모르겠네요.

한편, 예전엔 아이가 게임을 하다 잘 안 풀리면 짜증을 내곤 했는데,

피크민 3을 하면서는 안 그러더라구요. 게임을 통해 성장한 걸까요? ㅋ

피크민 3에 관심 있는 분은 e숍에 있는 체험판을

플레이해 보시길 권해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저희는 스토리 모드는 쉬운 난이도로,

그 외의 모드는 중간 난이도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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