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초2 딸과 함께 한 언래블 투 후기
- 사진 출처: 언래블 투 트레일러
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언래블 투(Unravel two)는 털실 인형 둘이 장애물을 피해
점프도 하고, (위 사진처럼) 서로를 연결하고 있는 털실을
당기거나 매듭을 지어 다양한 문제 상황을 헤쳐 나가는 게임입니다.
1. 언래블 투를 선택한 이유
지난 글에서, 협력 퍼즐게임 박스보이에 대해 이야기했는데요,
워낙 괜찮은 게임이어서 그 다음으로 어떤 게임을 할지
한참 검색하고 고민하게 되더군요.
그러다,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점프한다는 점에서) 박스보이와
같은 장르에 속하는 언래블 투를 선택했는데요,
박스보이에 대한 좋은 기억을 이어가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언래블 투 쪽 그래픽이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좋았고,
컨트롤도 좀 더 필요해 박스보이와 차별화된다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아이가
“아빠, 이 게임 박스보이랑 너무 비슷한데?”
라는 반응을 보이진 않도록 말이죠.
그런데, 실제로 플레이해 보니 같은 장르임에도 전혀 다른
플레이 경험을 하게 되더군요. 제 예상을 뛰어넘는 컨트롤이
필요했고, 퍼즐도 성격이 많이 달랐으며, 협력 방식도 약간 달랐거든요.
2. 어려웠던 컨트롤
아이는 튜토리얼부터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진자 운동 등
몇 가지 물리 현상을 이해해야 타이밍에 맞게 점프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숱한 시행착오를 통해 감을
익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3. 성격이 다른 퍼즐
박스보이는 테트리스 조각을 이용한 퍼즐이라 잠시 플레이를 멈추고
화면을 가리키며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하게 되는 정적인 퍼즐이라면,
언래블 투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일단 뛰어 보고 각을 재는
동적인 퍼즐이 주를 이루더군요. 덕분에 컨트롤러를 쥐고 있는 손에서
땀을 닦으며 반복 플레이를 해야 했지만, 성공했을 때에는
강한 성취감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문제가 아주 많아) 난이도도 서서히 올라가서 그런지
박스보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이가 주도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아빠, 내가 저기로 가서 나무를 밀면 아빠는 바로 나무를 밟고
위로 올라가야 돼. 알았지?”
뭐 이런 식으로 말이죠.
4. 협력 방식
- 바위 위에 먼저 올라간 빨강이 아래에 있던 파랑을 털실로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 출처: 언래블 투 트레일러
이 게임은 협력게임인 만큼 두 명이 합을 맞춰 컨트롤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한 명이 먼저 장애물을 넘어간 뒤 털실로
상대를 끌어올리거나, 아니면 아예 합체해서 한 명이 상황을
돌파할 때도 꽤 있습니다.
- 빨강이 파랑에 업혀서 합체한 모습. 사진 출처: 언래블 투 트레일러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난, 이거 못 하겠어. 네가 좀 해 줄래?” 혹은
“아빠, 이건 아빠가 해 줘.”
라고 말하며 도움을 요청할 때가 많은데, 이 점도 좋더라구요.
서로에게 의지하게 된다고 할까요? 한 명이 잘 못하더라도
민폐가 되지 않는 것도 좋구요.
근데 아이가 (어려서 순발력이 좋아 그런지) 컨트롤을 잘 해서, 보통은
“아빠 잘 못하네? 합체해. 내가 할게!”
라고 말한 뒤 장애물을 뛰어넘곤, 큰 소리로
“엄마~ 아빠가 못해서 내가 넘겼어!”
라고 말할 때가 많았습니다.
5. 난이도
난이도는 막 높다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난관에 부닥치더라도
몇 번만 반복하면 넘길 수 있었거든요. 적어도, 같은 시도를
수십 번씩 반복하느라 짜증나는 일은 없다는 거죠.
(그런 짜증나는 게임도 아이와 해 봤습니다 ㅋ;)
단, 컨트롤에 자신이 없는 아이라면 이 게임 이전에
컨트롤을 좀 익히는 게 낫겠네요.
6. 결론
이 게임은 플레이하는 동안 두 명이 항상 실로 연결돼 있고,
한 명이 다른 캐릭터를 도울 때가 많아, 게임을 통해
두 사람이 정서적으로 친밀해진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내도 저랑 아이가 더 친해진 거 같다고 하더군요.
(근데, 아이가 자기가 먼저 장애물을 뛰어넘은 다음에
털실로 절 당겨 주지 않고
“안 당겨 줄테니, 아빠가 올라와~ 아빠도 할 줄 알아야지.”
라고 해서 빡칠 때도 많았...)
게다가, 음악과 특히 그래픽이 아름다워 힐링된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스테이지에서는 급류 위를
타잔처럼 누비고 다니는데, 속이 뻥 뚫리게 통쾌하더라구요.
굉장했습니다.
국내 e숍에선 3만6천원이라 엄두를 못 내다가,
미국 e숍에서 5달러로 할인하길래 잽싸게 구매했는데
정말 혜자네요. (한글은 지원하지 않지만 텍스트가 거의 없어
문제 없었습니다.) 박스보이는 컨텐츠가 많은 정도는 아니라
끝냈을 때 아쉬움이 남았지만, 언래블 투는 몇 번이나
“이거 언제 끝나는 거야?”
라고 말할 정도로 컨텐츠가 충분했거든요.
관심 있는 분은 할인할 때 꼭 다운 받으시길 추천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