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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옆에 별' 제작기

597 조회

2023.11.18 07:20

게임 소개 글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272&tb=board_design&pg=1

‘별 옆에 별(Astro Quest)’은 2023 창의인재동반사업에 참여하여 만들게 된 게임입니다.

창의인재동반사업 참여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자세히 쓸까 합니다.

다른 게임들을 만들다가, ‘우수작으로 뽑히려면 아무래도 아예 새로 게임을 만들어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8월 15일, ‘이걸 밟을 거야’라는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형태는 이랬습니다.

시장에서 좋아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 역대 가장 많이 팔린 보드게임 목록을 찾아보았고, 아마존, 쿠팡의 보드게임 카테고리에서 판매량순 정렬을 하여 ‘롤 앤 무브’를 첫 번째 키워드로 뽑았습니다.

간단한 게임 중, 내가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게임들에 공통적으로 있는 요소는 무엇인가? ← ‘숫자 오름차순/내림차순 맞추기’를 두 번째 키워드로 뽑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걸 좋아할까에 초점을 맞추며 이렇게 피상적으로 게임을 만든 건 처음입니다.

그래서 솔직히 정이 안 붙는 게임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금은, 수 차례 플레이를 거치면서 제 생각을 많이 넣어서, 지금은 정이 붙은 게임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게임 ‘석류 게임’은 발상을 다음과 같이 시작했습니다.

「

신작들이 계속 나오지만, 기존의 게임 요소들을 반복하여 만든 것들이 대부분이고, 방식 자체가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것은 아주 소수다.

방식 자체가 새로운 게임은 앞으로 나올 수 있을까?

방식 자체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자.

」

‘접쫑카드게임’은 다음과 같이 시작했습니다.

「

유희왕은 재미있었지만, 카드를 아는 것이 중요하고, 지금 신입이 시작하기에는 카드가 너무 많이 나와 진입 장벽이 있다.

카드 게임은 결국 어떤 형태가 될까? 예습(어떤 카드들이 있는지 미리 익히는 것)의 효과가 적은 형태로 생각해보자...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선택 받는, 패를 가지고 하는 게임으로 마작이 있다.

마작의 장점은 무엇인가?

...

턴제 게임은 선택의 재미의 비중이 크다.

뻔해지지 않기 위해 선택지 풀이 꾸준히 새롭게 제시되는 게임들이 있다.

그런데 매번 선택지가 너무 많이 새롭게 제시되면 플레이어는 선택에 부담이 커진다.

곡도 a a b a의 구조를 가진다. 변주를 주되, 보여준 것을 다시 보여주는 것이다. 매번 다 새롭게 바꾸면, 정신없고 규칙성도 찾을 수 없다.

그래서 론델과 일꾼놓기가 많이 선택되는 것으로 보인다.

론델은 선택 가능한 선택지가 매번 다르게 제한되지만 전체 풀을 보면, 봤던 것이 다시 선택지로 들어오게 된다.

일꾼놓기는 선택지의 풀을 두면서 그중 어느 것이 선택 불가하게 될지에 다른 플레이어의 영향이 있게끔 만든 것이다.

마작은 매 턴 패를 하나 뽑는 것으로, 선택지가 새롭게 들어온다.

그러면서 너무 많이 바뀌지는 않는다(손패 전부가 새로 바뀌는 것이 아니고 하나만 새로 들어오는 것이므로).

...

드래프팅이 좋다. 드래프팅은 실질 네덜란드식 경매와 같은 것인데, 경매는 합리적이다.

...

취할 수 있는 선택지에, 다른 플레이어의 영향이 있게 만들면 좋겠다.

...

뭔가 밀어내고, 순서를 바꿀 수 없는 퍼즐 같은 것을 만들면 좋겠다.

...

」

‘아빠 안 잔다’는 발상을 다음과 같이 시작하였습니다.

「

게임을 만들 때 흔하게,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형태는 어떤 형태인가?

자원 모으고, 교환해서 승점을 버는 형태이다.

그런 게임만 만들면, 그런 게임밖에 만들지 못할 것이다.

내게 익숙하지 않은 형태로도 게임을 만들어보자.

재미란 무엇인가? 재미는 즐거움의 일종이다. 즐거움에는 재미가 아닌 즐거움도 있다.

재미가 아닌 즐거움에는 교감과 관련된 것도 있다.

교감과 관련된 것으로는, 남과 생각을 맞추기, 남의 생각을 맞히기, 남 조종하기(여론 형성)가 있다...

웃긴 것, 교감, 대중의 흥미를 끌 소재를 생각해보자.

...

」

기존에는 다 근본적인 것을 생각해서 만들었고, 재미란 무엇인가와 관련된 저 스스로의 고찰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롤 앤 무브가 왜 인기 있었는지에 대한 생각은 물론 했습니다.

트랙에서 말이 전진해 이동한다, 그건 눈에 잘 보이고 직관적입니다. 그리고 롤, 확률 시행은 뻔함을 방지하는 요소가 됩니다. 저는 롤 앤 무브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보통, 운 영향이 너무 큽니다. 어떤 결과를 왜 받아들여야 하는지 테마상 연결도 잘 안 됩니다.

그러니까 ‘이러이러해서 롤 앤 무브가 재미를 주기 좋은 요소이니까 넣자’가 아니라

피상적으로, 겉으로 드러나보이는 것만 보고, ‘베스트 셀러에 롤 앤 무브가 많다’를 보고 넣기로 한 거란 말이죠.

그러나 앞서 시행착오를 겪은 결과, 지금은 이렇게 만들어야 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롤 앤 무브 그 자체는 싫어서, 이스탄불 주사위 게임처럼 주사위 여러 개를 굴리고 조합을 해서 주사위를 AP처럼 쓰는 식으로 시작해보았습니다.

여타 테트로미노 타일 놓기 게임들과는 다르게, 이미 배치한 타일도 재배치할 수 있고, 부분적으로 겹칠 수도 있고, 타일 위에서 플레이어 말이 돌아다니도록 만들었습니다.

숫자 오름차순/내림차순 맞추기 관련해서는

‘바닥은 1/2/3/4 네 종류가 있다. 1에서는 2로, 2에서는 3으로만 갈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았고

한붓그리기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1/2/3/4 숫자에서 빨/노/초/파 색깔로 바꾸는 게 낫겠다 생각돼, 바꾸었습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 甲은 게임 시작 시 빨강에서는 초록으로만 갈 수 있는데, 게임 중 빨강에서 파랑으로도 갈 수 있게끔 빌딩을 하는 방식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답답해서, 이동은 어느 색으로도 가능한데, 특정 순서로 가면 보상이 있게끔 만들어보았습니다(A색에서 B색으로 가면 보상, 개인 보드로 표시).

과제 카드는 부분적으로 겹쳐서 갈 수도 있게 만들었습니다.

유연하게 추가 액션을 할 수 있는 코인을 두었습니다.

이 게임은 가장 참고가 된 것이 무엇일까요?

지뢰찾기, 웹툰입니다.

‘우수작이 되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

적당히 재미있어도, 그냥 재미있는 게임이면 안 되고, 특별한 인상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걸 진짜 재미있다고 할까’

저는 2048. 지뢰찾기, 스도쿠 같은 게임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안 합니다.

하면 너무 많이 하거든요.

3대 막장 제조 게임이라고 불리는 게임이 있다고 합니다.

HOMM, 시드마이어의 문명, 풋볼 매니저요.

하면 ‘한 턴만 더...’ 하게 된답니다.

만화도 1화, 2화, 3화를 보면 4화도 보고 싶고, 4화를 보면 5화도 보고 싶어지죠.

‘한 턴만 더’를 유도하는 것은 저는 재미와는 구분해서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걸 재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

그 느낌을 만들어주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어떻게 그 느낌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요.

만화의 경우 이야기가 있어서 유도가 되는데요, 게임은?

지뢰찾기를 보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뭘 해서 뭘 얻는다’ 하고 보상을 그저 얻고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보상을 얻으면서 동시에 다음 내가 갈 길이 어느 정도 열립니다.

지뢰가 아닐 거라고 생각되는 칸을 클릭했을 때, 지뢰가 아닌 칸이라고 공개되는 것은 그 자체로 보상입니다.

결국 그렇게 지뢰가 아닌 칸을 전부 열면 클리어하는 거니까요.

그런데 그 전까지 안 보였던 숫자도 뭔가 새로이 보여줍니다. 그 숫자를, 기존 정보와 엮어 생각해서 다른 ‘지뢰 칸/지뢰가 아닌 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한 발짝, 한 발짝.

‘이걸 밟을 거야’에는

타일을 배치할 때마다 코인을 얻게 만들었고, 임무 완료를 하면 그 임무 카드가 뒤집혀서 추가 액션을 할 수 있는 자원이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재미를 연쇄적으로 주는 느낌을 주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몇 차례 외부 테스트 플레이를 해 보았는데, 주사위 굴림에 대한 불호 의견이 많았습니다.

애초에 롤 앤 무브가 좋아서/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넣은 게 아니었어서, 금세 뺐습니다. 단순 AP 방식으로 바꾸었습니다.

지도에 ‘처음부터 색이 칠해진 칸’도 넣어보고 ‘타일 배치 불가한 칸’도 넣어보는 등 다양한 변형을 시도해보았습니다.

개인보드는 신경 쓰기 너무 번거롭다는 문제가 있어 빼보기도 하였습니다.

테마를 입히기가 어려웠습니다. 단순 타일 배치였으면 입히기 좋은 테마가 많은데, 놓은 타일 위를 플레이어 말이 돌아다니는 것은 어울리는 테마를 찾지 못했습니다.

저는 애완 쥐들의 놀이터를 만든다는 것으로도 생각해보았고, 석판을 돋보기로 보면서 고대 문자를 조사하는 테마로도 생각해보았습니다.

결국 우주 여행 테마로 정했는데, 그러면서 타일도 사각에서 육각으로 바꾸었습니다.

게임 이름은 ‘인터스텔라 투어’를 거쳐 ‘아스트로 퀘스트로 바꾸었습니다.

음... 사실 더 자세히 쓰고 싶었는데 시간 관계상 일단 간단하게 써야겠네요.

개인보드는 뻈다가, 기술보드라는 이름으로 되살렸습니다.

다만 전에는 각 출발지 색별 도착지 색에 대한 보상이 처음부터 하나씩, 그러니까 총 4가지 보상 경로가 시작부터 있는 채로 시작하고 진행 중 더 추가할 수 있는 거였는데

처음엔 그 보상 경로가 없고 진행 중에 출발지 색 하나당 도착지 색 하나까지만으로 제한하였습니다.

게임을 더 간단하게 하고자

별 타일을 1칸짜리로만 하는 것도 시도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색 별을 놓는지도, 먼저 타일을 깔아놓고 뒤집어서 공개하는 식으로 해봤고요.

역시나 이래저래 안 좋아서 되돌렸습니다.

그림은 외주로 ’이렇게 해주세요‘ 하고 맡겼습니다.

내부공모전 임박해서 인쇄소에 인쇄를 맡겼는데,

뜻밖에, 다음날 아침 인쇄소에서는 파일에 오류가 있다고, 안 됐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급하게 다른 인쇄소를 부랴부랴 찾아보았습니다.

몇 군데 전화해보다가 당일 수령이 가능하다는 곳을 찾아내서, 그 인쇄소에 맡겼습니다.

에너지 토큰(구 코인)은 etsy에서 이걸로 주문했는데, 늦어서

MDF 레이저커팅에 스티커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붙이고

스티커가 커서 희게 보이는 부분을 커터칼로 하나 하나 잘라냈습니다.

가장자리가 비어보이는 건 붓펜으로 검게 칠했습니다.

다른 구성물(보너스 토큰 등)들도 마찬가지로 작업했습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의견들을 엑셀로 기록하였습니다.

규칙/성능 관련 / 규칙/성능 무관으로 구분했고, 그 각 의견에 대한 제 생각을 썼습니다.

그래서 10월 내부공모전 때 이런 형태였는데

계속해서 플레이해보고 개선안을 생각해보았습니다.

AP(저축이 안 됨)가 있고,

에너지(저축이 됨)가 있는데

이 게임의 규칙상 ’이동‘을 설명하기간단치 않았습니다.

이동 단계를 구분했고, 결국 에너지라는 개념을 뺐습니다. 그래서 한 층 간단하게 바꾸었습니다.

기술은 보상이 원래 ’2 에너지 획득‘ 일변도였는데

기술 보상을 다양화했습니다.

별 타일은 ’한 타일에 3칸짜리, 재배치 가능‘에서

'한 타일에 2칸짜리, 재배치 불가’ 등으로 바꾸었습니다.

이 게임은 10월 인디보드게임마켓에서 시연했고, 오늘 페스타(토요일)에서 시연합니다.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_)

게임 소개 글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272&tb=board_design&p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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