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과 역사 테마

문도

1,875

2023-9-8 오후 2:55

IP: 49.174.***.***

BEST

최근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출시한 <동인도회사>의 테마를 둘러싸고 적잖은 논쟁이 있습니다.

서구 열강의 식민주의가 주인공으로 작동하는 테마에 대한 비판과 게임일 뿐이라는 옹호가 대립합니다.

GTA 등의 게임을 하며 가상의 사람들을 총으로 쏘고 다닌다고 해서 범죄를 미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에게는 표현의 자유가 있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체험을 비난할 필요는 없습니다.

공격성과 폭력성, 자유분방한 일탈을 가상의 세계에서나마 해볼 수도 있는 것이고, 억압에 의한 긴장을 해소할 수 있겠죠.

다만 실제 존재한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테마의 경우는 가상의 창작물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심각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실존했었던 일이니까요. 이미 지나간 일인데라며 가볍게 접근할 문제는 아닙니다.

역사의 재현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그 역사에 대해 어느 정도는 진지하게 조사하고 생각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동인도회사 테마지만 영국 제국주의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녹여낸 <존 컴퍼니 2판>은 그런 의미의 노력이 담긴 게임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착취하고 고통을 선사한 이기적인 사람들의 행동을 간접체험하며 아무 생각 없이 신나게 즐기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인간의 부조리함이 두드러지는 역사를 다루는 게임에는 작가의 고민과 성찰이 들어갈 필요가 있고, 그걸 못하겠다면 그냥 가상의 세계를 창조하는 게 나은 것 같습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

팔로우

피드

저장

문도

님에게 댓글 작성

댓글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