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8. 플럭스 - 리뷰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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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4-30 오후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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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럭스

발매년도: 1997

인원: 2-6명

플레이타임 : 5분 ~ ???

장르: 핸드관리, 셋 콜렉션, 카드게임, 가족게임, 파티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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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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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플럭스...

만약 제가 가진 게임 중 가장 이상한 게임을 하나 고르라면 단연코 플럭스를 꼽겠습니다. 룰이 어렵거나... 복잡하거나... 난해해서도 아니예요. 재미가 없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간간히 꺼내서 하기엔 제법 괜찮아요. 휴대성도 높고, 설명하기도 쉬우며, 복잡한 전략을 필요로 하는 게임도 아닙니다. 전반적으로 어디 하나 모난 게임은 아닌데... 이 게임에 대한 의견을 요청 받을 때면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도저히 감이 안옵니다. 일단 룰부터 간단하게 짚어보고 감상에서 더 자세한 썰을 풀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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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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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판을 기준으로 플럭스에는 네가지 종류의 카드가 존재합니다.

손에서 내려놓으며 바로 효과를 적용하는 일회성 카드인 액션카드.

자신의 앞에 영구적으로 내려놓을 수 있는 키퍼가 있으며

특정 키퍼를 모으면 게임에서 승리하게 해주는 골 카드.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규칙 카드가 존재합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플레이어는

1. 한장을 뽑는다

2. 한장을 사용한다

3. 초과 분량의 카드를 버린다.

4. 자신의 키퍼와 승리 조건(골 카드)을 확인한다.

의 흐름을 따릅니다.

하지만 플럭스 안에선 모든 것이 계속 바뀝니다.

노란색 카드가 플레이 될 때마다

1. 카드를 X장 더 뽑는다

2. 카드를 X장 사용할 수 있다.

3. 키퍼를 X장까지 가질 수 있다.

4. 핸드의 제한이 사라진다...

5. 골 카드를 X장까지 내려놓을 수 있다.

6. 기타 등등..

온갖 규칙이 생겨나죠.

만약 새로 내려놓은 규칙이 기존의 규칙과 충돌한다면,

기존의 규칙을 파기하고 새로운 규칙을 적용해야 합니다.

골 카드도 마찬가지 입니다.

특별한 말이 없다면 기존의 골 카드가 폐기되고 새로운 골 카드로 교체됩니다.

승리를 눈 앞에 두고 있다가 날치기(...) 당하는 일도 자주 있지요.

플럭스의 기본 골자는 그게 전부 입니다.

카드에 쓰여진 규칙대로만 하면 되는 아주 쉬운 카드게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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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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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럭스는 대표적인 비어 & 프렛첼 게임(beer pretzels game)입니다. 맥주와 안주를 먹으며 할 수 있는 그런 가벼운 게임이란 뜻이지요 (벌칙 게임이 아니예요!). 비슷한 포지션의 게임을 몇가지 고르라면 쿠(Coup), 러브레터, 패스 더 피그(Pass the pig), 큐윅스 같은 게임이 있습니다. 어디든지 들고 다니며 짠! 하고 꺼내서 할 수 있는 썩 괜찮은 게임입니다.

1. 의외의 전략성

플럭스를 아는 사람은 "운빨X망 게임"이라고 평하지만 제가 보기엔 100% 운에 의지하는 게임은 아닙니다. 플럭스 내엔 제한 된 종류의 골 카드가 있기 때문에 어떤 키퍼 카드들의 승리 조건에 부합하는 가를 아는게 제법 중요하죠. 플럭스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승리 조건들이 존재하는지 꿰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키퍼 카드는 여러 종류의 골카드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죠. 그 중요한 카드를 두고 치고박고 빼앗고 있는걸 보면 장난 아닌데-;;;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2. 어느 순간 찾아오는 한방 싸움

룰만 보면 계속 승리조건 카드가 바뀌며 질질 끌릴 것 같지만, 사실 지독한 난타전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게임은 끝나기 마련입니다. 게임 자체가 점수제가 아니기 때문에 카드를 꾸역꾸역 모으다가 어느 순간 한타(...)가 벌어지고 그대로 승부가 갈리는 일이 제법 많습니다. 만약 적절한 견제로 한타가 탈 없이 끝나면 곧바로 다른 한타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죠. 이렇게 서로 키퍼카드를 폐기 / 교환 / 추가하고 있노라면, "아- 저거 위험한데- 저 승리조건 카드가 아직 안나왔는데-" 하며 카드 카운팅을 하는 사람까지 나옵니다 -_-;;;

3. 정말 높은 휴대성

전 휴대성이 높다는 말을 좀처럼 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상당히 빡빡한 기준을 가지고 있죠. 박스가 가방에 쏙 들어가기만 해도 웬만한 사람들은 휴대성이 높다고 말하지만, 제게 있어선 "괜찮은" 수준입니다. 제게 있어 휴대성이 높은 게임들은 바지 주머니에 들어가느냐가 기준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플럭스는 휴대성 만점입니다. 또한 테이블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도 않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죠.

자, 이렇게 여러가지 장점이 있습니다만 플럭스는 선뜻 플레이/구매 추천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1. 예측할 수 없는 플레이 타임

플럭스의 플레이타임은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어떤 날은 10분만에 끝나고 어떤 날은 1시간이 넘어가도록 끝나지 않는 경우도 있죠. 그런 점에서 플럭스는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며 곁들여 하는 게임으로선 적합하지만, 무거운 게임 중간중간 뇌를 식힐 수 있는 필러게임으로선 적합하지 않습니다. 필러게임의 역할은 게임 중간중간에 짧게 플레이 되어, 지친 뇌를 식혀주고 에이스급 게임이 등장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다듬어주는 역할을 해야하죠.

야구로 비유하면 플럭스는 중간계투입니다. 게임 중간에 등판하여 분위기를 이어가다가 마무리 투수에게 바톤을 넘겨 줘야하는 녀석이죠. 그런데 이 놈이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내려올 타이밍마저 놓쳐 혼자 9회말까지 질질 끌고가면... 완전 답이 없겠죠? 플럭스가 끝낼 타이밍을 놓치고 한없이 늘어지기 시작하면 그런 느낌이 듭니다. 이런 가벼운 게임은 15~30분 내외가 딱 좋습니다. 그런데 혼자 폭주하여 1시간을 넘기면... 문제가 있는거죠.

2. 예측하기 힘든 취향

플럭스는 제가 아는 게임 중 독보적으로 특이합니다. 공통적인 패턴도 없고 그야말로 매 턴마다 상황이 바뀌죠. 이렇게 날뛰는 게임성 때문에 상대방의 취향에 맞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친구들에게 들이밀면 "완전 꿀잼" vs "완전 노잼"으로 극단적인 평이 나오더군요. 묵직한 게임만 하는 헤비게이머들은 "노잼" 이라고 할 것 같죠? 그런데 오히려 이렇게 미쳐가는 상황을 좋아라 하는 게이머도 있었습니다. 가벼운 게임만 좋아하는 사람들은 "꿀잼"이라고 할 것 같죠? 정해진 규칙도 없이 너무 막나가는 게임이라 별로라는 평도 많이 들었습니다.

정말 플럭스만큼은 직접 같이 해보지 않는 이상 취향 예측이 너무 어렵습니다. 간간히 생각나는 게임이지만... 이렇게 뚜렷하지 않은 게임 특성 때문에 호불호를 예측할 수가 없네요. 구매하시려는 분들은 주변 게이머들에게 대뜸 플럭스를 들이밀었다가 폭풍 망하지 마시고, "이런 게임이 있다~"라고 먼저 운을 떼어본 뒤 반응이 있다면 그때 들이미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3. 다른 플럭스와 섞을 수 있어요!

일단 극히 일부 플럭스 시리즈를 제외하고, 플럭스끼리 섞을 수 있다는 말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3개쯤 섞으면 지옥의 끝을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플럭스에서 승리하려면 특정 승리카드 + 해당 조건에 맞는 두 장의 키퍼카드가 필요합니다. 한 덱으로만 해도 승리하기가 제법 빡빡한 편인데... 거기에 게임을 섞는다고요? 그럼 안그래도 모으기 힘든 승리카드가 더 더욱 모으기 힘들어집니다. 아무리 서로 호환이 된다고 해도 승리조건까지 호환 되는건 아니니까요. 결국 쓸데없이 덱의 볼륨만 늘어난 셈입니다.

이렇게 비유하면 이해하기 쉬울까요?

당신을 독방에 가두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바닥에 2x1 사이즈 레고를 한가득 부어놓고 3x1 사이즈짜리 블럭 두 개를 찾아내라고 시킵니다. 그럼 집에 갈 수 있어요. 안그래도 어려운 작업인데 거기에 2x1 사이즈 블럭을 또 한 가득 추가로 부어놓고 거기에서 2x2 사이즈 블럭 두 개를 찾아내도 집에 갈 수 있다고 말해 줍니다. 얼핏보면 "조건이 두 가지나 되니까 더 빨리 가겠군" 싶겠지만, 사실은 아니죠. 3x1 사이즈와 2x2 사이즈 블럭은 서로 관계가 없습니다. 두 배로 늘어난 블럭 속에서 3x1 두 개를 찾거나, 두 배로 늘어난 블럭 속에서 2x2 를 찾게 된 셈이니 더 힘들어진겁니다.

모든 플럭스를 해보지 못한만큼 100% 확신 할 순 없지만 플럭스를 과하게 섞으면 이런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고로 가능하면 플럭스는 섞지 않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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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럭스는 정말 구입하기도 / 추천하기도 / 즐기기도 애매합니다. 가격이 워낙 싸니 하나쯤 구매해도 피토하는 억울함을 느끼진 않겠지만... 워낙 특이하고 호불호가 강한 게임인만큼 이 게임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해보길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취향에 맞는다면 구매를 고민하셔도 좋습니다. 물론 그 취향에 공감할 수 있는 친구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건 또 다른 문제겠지만요.

무슨 버전을 추천하느냐고 물어보신다면... 그냥 취향에 맞는 테마를 고르세요. 화성인, 좀비, 크툴루 버전이 좀 다르다고 듣긴 했습니다만... 그래봐야 플럭스입니다 -_-;;

아참, 플럭스를 진심으로 사랑하시는 분들은 플럭스: 보드게임을 한번 찾아보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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