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소송 걸어본 경험담. (어느분이 써달라셔서...)
오늘만 벌써 두번째 글이네요.
이번엔 저작권 소송 관련한 썰 풀어달라셔서
소송머신건 해본 경험담 풉니다.
시기는 10년 넘은 일이라 꽤 오래전이니 지금은 다를 수 있으니 굵은 글씨만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모든 내용에서 "" 은 가명과 가칭으로 대체합니다.
1. 사건 요약
유튜브 "잠만자는곰탱이채널"에 영상 "글룸노바"를 업로드 하였고, 이 영상이 서로 다른 약 10여개의 채널에 업로드가 진행됨.
"잠만자는곰탱이채널" 의 "글룸노바"는 비공개 영상으로 해당 링크가 없는 사용자는 시청할 수 없는 영상이었음.
또한 "잠만자는곰탱이채널"의 "글룸노바"는 "미쿡게임판들"이라는 회사로부터 1 조회수당 10,000원을 지급받기로 계약한 상태였음.
이 영상을 제한적으로 시청하게 하여 독자적인 수익을 내려 했던 "잠만자는곰탱이" 측은 이 영상을 다운받아 무단으로 업로드한 유튜버들을 기소했고,
불기소, 기소유예, 증거 불충분 등 사건 정리 몇건, 합의로 사건을 마무리 하게 됨.
2. 변호사 자문
본 사건에 대해서 저작권 전문 로펌을 찾아갔습니다.
각 법 분야마다 전문가가 따로 계셔요. 흔히 "이혼전문변호사" 라던가 "상속세 전문" 뭐 이런 타이틀 갖고 계신 분들 잘 찾아서 비교해보고
저는 "저작권법 전문" 을 홍보중인 분을 찾아갔습니다.
(1) 증거수집의 중요성
일단 변호사 접견 전에 준비할 증거로 "글룸노바" 1 조회수당 10,000원 받기로한 계약서를 준비했습니다.
변호사 접견 후 증거 수집을 진행했는데요.
제 수익이 침해된 것을 증명해야 하니, 계약서와 다른 채널의 조회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저작권 침해자의 정보를 알아야 기소를 할 수 있으니 해당 채널들의 정보를 찾아야 하는데요. 유튜브는 일단 메일 주소가 가장 수집하기 쉬운 정보였습니다.
그리고 영상이라서 변호사에게 얻은 팁으로 "저작권등록" 이라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저작물위원회에 회원가입하고 해당 영상 보내면 제가 만든 영상이라는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보호장치입니다.
이것을 보드게임에 적용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제품을 먼저 출시하거나 크라우드 펀딩에 올리거나 개인 쇼핑몰에 올리는 등의 "공표" 행위가 이에 준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ISBN 바코드를 발급 받아서 등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2) 수집보다 중요한 제출
변호사를 만나서 이야기 하긴 했지만, 법원에 직접 고소장 제출하는것 보다 경찰서가 나을 거라 하셔서
경찰서에 찾아갔습니다.
우선 뭘 어떻게 제출하면 되는지 궁금해서 가보고 좀 충격 받았습니다.
제출 방법 : 인쇄한 자료 + CD 에 구워서 + USB 따로... 고소 대상 1인당 폴더랑 CD 랑 인쇄물 나눠서 제출하라더군요.
소장 내용이야 정해진 양식에 맞춰 작성하면 되는데, CD 각각 구워서 내는건 좀... 정부 컴퓨터 바이러스 위험 때문에 그렇다고 하는데 뭐 시키는 대로 냈습니다.
자료 다 챙겨서 갔더니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정도 앉아서 기다리고, 처음에 좀 설명 해주고 나니 나머지는 담당관님이 알아서 내용 작성하고 접수하고 다음사람 내용 넣고 접수하는 식이었습니다.
3. 무한 대기 + 합의 진행
저는 접수 하면서 합의 하겠다고 미리 얘기를 해뒀습니다.
각 개인별로 연락 오면 조회수 자료 미리 챙겨놨다가 제가 받아야 했던 비용 + 해당 영상 즉시 내리는 조건으로 합의 하려고 했었습니다.
저와 합의하신분은 먼저 합의 진행해서 합의비 받고 끝냈었는데,
나머지 분들이 의외로 처음에 잠시 연락왔다가 급 연락두절이 되더군요.
결국 그분들은 합의 없이 사건이 진행되기 시작했는데 유튜브다 보니 몇분은 더 이상의 개인정보 확인이 힘들어서 증거 불충분이나 불기소 처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 영상 신고를 고소장 내용을 첨부해서 접수한 덕분에 기존 영상들은 다 내려갔었죠.
기소유예가 뜬 분들도 계셨고, 벌금 맞으신 분들도 몇분 있었습니다.
벌금을 맞았으니 이제 그 정보로 민사를 진행해야죠. 민사 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를 진행 해보면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처음 공표한 사람이 최우선. 원 저작자가 가장 중요하다. 근데 이거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등록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2) 실제 수익에 영향을 주느냐도 판단 요소 중 하나...단순 위반은 기소유예로 끝날 수 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다행이 저는 계약서가 있었죠...
(3) 개인정보 파악이 안되면 큰일입니다. 모든 법적 절차가 개인을 특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저같은 경우에는 주소지 불명도 꽤 있었어요.
대략 이렇게 끝난 사건이었습니다.
보드게임도 완성된 게임 자체는 저작물이니 여러분도 상표등록이나 보호조치를 하실 수 있는 부분들은 하시는게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