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바이 케이크] 제작기1: 일러스트
보드게임 케이크 by 케이크, 줄여서 케바케를 제작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저희도 보드게임을 만들면서 이런저런 제작기들을 읽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거든요. 재미있기도 하고요. 이 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일러스트와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1. 케이크 5종을 무슨 맛으로 고를까?
5개의 맛을 고르는 가장 큰 기준은 색깔이었습니다. 한눈에 구분이 가야하니까요.
그리고 처음에는 5종이 아니라 7종이라서 구분이 가면서도 케이크에 있을법한 색을 고르는 일이 좀 어려웠습니다.
가장 초기 테마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빨강 - 딸기
노랑 - 레몬치즈
초록 - 민트초코
파랑 - 유니콘 테마
보라 - 블루베리
하양 - 생일 테마
갈색 - 초코
▲ 중간에 빠진 유니콘 케이크의 초기 시안
그런데 5개는 맛인데 2개는 테마라는 점도 좀 모호하게 느껴졌습니다.
또 생일 테마도 흰 생크림 케이크 기반에 무지개색 스프링클을 뿌린 것에 기초했기 때문에 톤만 다르지 또 유니콘 테마와도 겹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레몬치즈 케이크는 아무리 둘다 노란색이라도 1단씩 따로 봤을 때 다른 케이크로 혼동하는 경우도 자주 있었습니다.
테스트플레이를 통해 케이크 종류를 5종으로 확정한 이후, 저희는 새로 디자인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이패드를 사용하니까 꽤 편리하더라고요. 일러스트 작업 때는 직접 그리는 과정 말고도 디자인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 디자인 부분을 함께 진행하니까 심상도 공유되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사소한 팁이지만 효율적이었습니다.
디자인할 때는 색상 뿐 아니라 실루엣도 되도록 다르기를 원했습니다. 나중에는 아예 같은 구조로 맨 윗층에는 타르트, 몇층에는 무스로 통일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아이디어도 있었지요.
결과적으로는 통일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가장 예쁜 케이크들로 결정되었습니다. 1단씩 떼어놓고보니 실루엣이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도 했고요.
결과적으로 선정된 테마와 일러스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유니콘 테마가 빠진 걸 다들 아쉬워했지만... 역시 모호하다는 점과 혼자 맛이 아니라는 점에서 애매했습니다. 특수 세트라도 되어야할 것처럼 보이기도 하니까요.
2. 케이크 받침대가 없으면 이상하니까
케바케는 주문서에 맞춰서 케이크를 쌓는 게임인데요, 케이크를 올릴 받침대 문제로 꽤 오래 고민했습니다.
위 그림만 봐도 일러스트를 그릴 때 별도로 예쁜 케이크 받침대가 있었습니다.
원래 받침대 부분 위에 주문을 적으려고 했는데 올려보니 생각보다 애매하더라고요.
그렇다고 받침대 카드를 별도로 만들자니 주문서 카드와 역할이 겹치는 것 같고, 받침대 없이 주문서만 있는 것도 예쁘지 않았습니다.
가장 아래층 케이크 카드(6점짜리)에 같이 그려넣는 방안도 있었는데, 항상 6점짜리 카드로 케이크를 쌓기 시작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결국 이 부분은 디자인을 통해 해결했습니다.
기존의 화려한 받침대 이미지 대신 원통형 받침대로 바꾸고 일러스트 대신 디자인으로 받침대를 표현하면서 주문 내용을 적을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때도 처음에는 받침대 느낌을 살리기 위해 윗부분이 동그란 형태를 하려고 했는데 플텍 끼우는 문제가 있었어요.
받침대 카드만 타일 재질로 인쇄하는 방안도 생각했는데 그러면 카드를 겹쳐 올렸을 때 어색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테이블탑 시뮬레이터로도 테스트 플레이를 했었는데 이때 윗부분을 잘라서 넣어봤었어요. 그래도 보기 괜찮아서 현재의 모습으로 확정되었습니다.
▲ 둥근 부분이 있었던 카드 (뒷면) ▲ 규격을 맞추기 위해 윗부분을 잘라낸 카드 (앞면)
만들기 전에는 예쁜 일러스트와 디자인만 생각했었는데, 이런 부분에서 디자인 감각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면은 케이크 받침대와 주문을 나타내고 뒤집으면 케이크를 포장한 상자가 되는 모습이 직관적이면서도 예쁜 점이 마음에 쏙 들더라고요.
다음 제작일기도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