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다크의 폭군들 옆(?)그레이드 후기
안뇽하세요?
이제 막 조금씩 보드게임 장르를 넓혀가고 있는 보린이입니다.
이 밑은 제 뻘짓의 결과물인 언더다크의 폭군들 옆그레이드에 대한 후기입니다.
너무 너무 뻘짓인데다 결과물이 '아 그냥 그렇군' 하는 정도라 전~혀 도움이 안되실 수 있어요.
그럼에도 궁금하시면 읽어주세요! 너무나 길어질 것 같기에 미리 말씀 드립니다!
한 달 전 보드게임콘에서 출시된 '언더다크의 폭군들'을 짝꿍에게 선물 받아서 넘 재밌게 했는데요!
언닼 2쇄의 가장 큰 문제점(?)인 종이 컴포넌트를 업글해주고 싶었어요.
선물 받은 게임이라 절대 방출하지 않을 것이고, 짝꿍이 먼저 관심을 보이는 게임은 무척 드물기에 이왕이면 할 때 좀 더 나은 느낌이 들었으면 했거든요.
(그리고 제가 버릇때문에 손톱이 무척 짧아 집기 힘들다는 점도 있었습니다...🙄)
발 빠르게 3D 컴포넌트가 출시 될 거라는 소식을 듣긴 했습니다만...
기존의 방패 모양 피규어도 좋지만, 깔끔한 기본의 동그란 느낌도 나쁘지 않았거든요.
색이 잘 보여서 판에서 더 눈에 잘 들어오는 느낌이랄까요?
대신 더 볼록하고 예뻤으면(!) 좋겠어서 슬금 슬금 만물상 알리를 뒤져 보기 시작했어요.
그 때 슬그머니 알고리즘을 타고 눈에 들어온 무언가!
* 출처 : 알리 익스프레스
요건 카메오? 같은 받침대에 붙여서 악세서리를 만드는 구슬 같은건데요. (카보숑carbochon 이라고 하는 듯)
요거면 판에 두었을 때 뽈록하고 반질 반질해서 너무 이쁘겠다!!!🤗 같은 부푼 기대를 안고 얼른 주문을 했어요!
(40개 묶음인지라 모자라거나 불량이 나오면 안돼! 하고 급발진해서 2묶음씩 400개나 주문을 해버린 나...제법 노답이에요.😋)
평택항에 직구 물품이 밀려 통관을 기다리는 내내 시름 시름 앓다가 거진 2주 넘게 걸려서 받았어요.
실물은 너무 너무 예쁘고 반짝 반짝해서 제가 원하는 느낌에 근접했는데요! 슬프게도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사이즈가 너무 작다는 것이었어요...쥐엔장
제가 회사에서 루팡 짓을 하며 구매하느라 실제 컴포넌트 사이즈를 측정하지 못하고
포럼에서 정보를 주워 '원형 영역'이 10mm라는 것만 보고 주문을 했는데
실제 종이 컴포넌트는 13mm정도고, 라인 안쪽 원이 10mm인지라... 다 안덮혀서 안 예쁘게 보인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10mm는 너무 작습니다. 손톱으로도 잘 안집혀서 손가락 둥근 부분으로 콕 찝어 붙여서(?) 집어야 했어요...😂
그 외에는 반짝 반짝하고 참 예쁜데... 판에 올려두니 너무 예쁜거에요? 제가 원하는 반짝반짝한 그 느낌이 참 좋았단 말이죠.
하지만 지나가면서 보던 짝꿍 왈 '집기 너무 힘든데? 이걸론 게임 못 해'라고..........😥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에요. 부대를 이리 저리 놓고 빼고 할텐데 집기 힘들면 집중력이 흐트러질 것 같고 짜증을 유발한단 말이죠.
그래서 또 쓸데없는 짱구를 계속 굴려봤어요.
'밑에 10미리 나무 토큰을 달아서 부피를 늘려 볼까?', '펠트를 붙여서 더 도톰하게 두께를 줘볼까?' 같은 뚱딴지같은 생각을요.
그와 동시에 뭔가 다른 좋은게 있지 않을까 싶은 순간 포럼에서 이런 사진을 보게 됩니다.
* 출처 : 보드게임긱
헉! 투명하고 반짝반짝 예쁘다 + 눈에 잘 들어 온다 + 깔끔하고 집기 편하다!
3박자 고루 갖춘 기본 중의 기본! 큐브로 진행하는 언더다크의 모습을요!
갑자기 구슬에 들어간 돈과 시간은 조용히 흐린 눈을 하고 뒤로 보낸 후 어떤 큐브로 리뉴얼 해야 짝꿍에게 쿠사리를 안먹을까 고민했습니다.
* 왼쪽에서부터 10mm 구슬 / 10mm 큐브(feat.티펜탈) / 8mm 큐브(feat.스타워즈 덱빌딩)
사이즈에서 한번 당했던 터라 어떤 사이즈로 할지가 참 중요했어요.
구슬에 대한 미련(과 돈과 시간)을 끝까지 버리지 못해서 비교군에 넣어 보았지만, 보시다시피... 큐브쪽이 편의성은 압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10mm 큐브는 너무 많이 꽉 찬다는 느낌이 드는 대신 가시성이 좋고 집기에 편했고, 8mm는 여백이 있었지만 실제로 보면 작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짝꿍은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10mm를 택했고, 잘 안 보인단 이유로 투명 큐브는 탈락해 불투명 목재 10mm 큐브로 결정됐어요. (안녕 반짝반짝...😥)
자! 결정됐으니 또 싱글 벙글 알리로 가서 10mm 큐브를 200개 사버리면 되는 것이죠! 색상도 다 준비 되어 있었으니까요!
문제는 알리는 배송이 오래걸리고 그동안 저는 불타는 마음을 식힐 곳이 없다는 것인데요...
그런 사람은 이상한 짓을 하기 마련입니다.
이왕 하는거 끝장을 봐야지!!! 라는 말도 안되는 자기합리화와 함께
'큐브만 있으면 넘 심심해!!! 반짝 반짝도 포기했는데 끝까지 컨셉에 맞출거야!!!'
라는 F-1 선수들도 고개를 저을 듯한 급발진을 하며 스티커를 제작하기에 이릅니다.
이미 다른 컴포넌트 살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금액이 녹아버린터라 뵈는게 없는 상태에서 자기합리화까지 더해지니
짝꿍한테 등짝 시원하게 맞고 물싸대기 한사발 대접받아도 모자랄 판국이 되었어요.
(심지어 결제할 때 까지도 200개의 스티커 작업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다행히 이 미친짓은 저번보다 훨씬 빨리 도착한 알리 배송으로 인해 추가로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싱글 벙글 퇴근해 스티커 붙일 생각에 가득차 핀셋까지 사서 집에 와서 언박싱을 했는데!
* 왼쪽은 상품 사진 / 그리고 오른쪽이 도착한........(말잇못)
오렌?지...오렌?지라고 이게?....
사진엔 아주 쪼오금 더 오렌지지만 실제로 보면 거의.... 빨강에 가까운 오렌?지가 왔습니다.
언더다크의 오렌지 컬러는 노랑에 가까운 오렌지인지라 정말.....
짝꿍과 둘이서만 한다면 모르겠는데 4인일 경우 빨강과 잘 구별이 안될 것 같더라구요. 주문한 스티커랑도 너무 색 차이가 심하고...(이게 제일 중요)
여기까지 왔는데 타협한다는 옵션따위는 사치 아니겠습니까?
이제 뵈는 것도 없겠다 등짝 뭐 이미 예약 됐겠다 짝꿍의 감시가 약해진 틈을 타 얼른 재주문 ㄲㄲㄲㄲ.......아 잠깐 눈에서 땀이....
그리고 눈에서 땀이 멈추지 않는건...
서글픈 부분이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는거에요.
* 밤 12시 가까이 부업(?)을 하며 진하게 현타가 온 모습 (본인이 200개 주문해 놓고 썽냄)
위에도 쓰여있지만, 큐브 자체가 색상이 뚜렷하다보니 굳이 스티커를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정말 사족같은 느낌.
오히려 스티커를 의식해서 윗 면이 오게 두는거 자체가 좀 귀찮고... 굳이 저런 모양이 있다고 신경 크게 쓰이지도 않고....
저만 좋고 저만 난리친 그런 상황이 되부렀다 고말이에요... 심지어 난리친 본인도 크게 썩 맘에 들지 않다 고말이에요....😂
오늘 새로 주문한 큐브가 왔는데 얘도 너무 탁한 색상이라(애초에 샌드 색상) 딱 맘에는 안들었지만
이제 더 맞는 색상 찾기도 힘들고, 이 이후로는 도색밖에 방법이 없는 터라 그냥 스티커를 마저 붙이고 마무리 했습니다.
* 멀리서 보니까 그럭저럭 봐줄만은 하네요... 반짝반짝 하진 않지만 게임 할 때는 좋겠....죠?😐
그럭 저럭 어느정도 마무리 되어 이제 플레이만 하면 되겠네요!!.....ㅎ ㅏ...😂
짝꿍의 비웃음과 야유를 받아가며 옆그레이드 한 것 치고는 매우...밍숭맹숭하게 끝나버려서 시원섭섭합니다.
어찌보면 첫 업그레이드(?)였는데 앞으로도 이런 시행착오를 계속 경험하겠죠?
그냥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옆그레이드 후기였습니다.
시간내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스티커에 관련해 궁금한 분들이 계셔서 제가 참고한 자료와 정보를 작성해봅니다!
이미지 및 자료 : 보드게임긱 (https://boardgamegeek.com/filepage/232412/stickers-faction-tokens-replacement)
스티커 제작 업체 : 광고의 위험이 있어 임의로만 작성합니다. (오ㅍ린ㅌ미)
제작 내용 : 스탠다드 / 무광 / 10mm 원형 88매 / 1장 당 1,000원 총 3장 배송비 포함 6,000원
긱에서 얻은 이미지를 불러와 해당 업체 포멧에 맞게 편집하여 주문했습니다.
살짝 흐린 것 같기도 한데 제가 무광으로 주문해서 그럴 수 있고 저도 처음 제작해본거라 잘 모르겠네요...
해당 긱 게시글에 보시면 아예 출력용(300dpi)으로 공개 되어 있는 자료가 있으니 참고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