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보드게임 놀이터' 전 알바생이 쓰는 그냥 조금 긴 이야기
[인사말: 작성자의 보드게임 썰]
안녕하세요. 대구 상어단 보드게임 부방장 깨짐입니다.
아실분은 아시겠지만 대구 동성로 '보드게임 놀이터'가 3월 5일부로 영업을 종료하고 갖고 계신 게임들을 어제부터 판매하고 있습니다.
저희 모임뿐 아니라 다른 모임에서도 활발히 모임을 열었던 곳이고, 일반 프렌차이즈 보드게임 카페 보다는 게이머스 게임들도 많아 헤비 게이머도 자주 찾는 그런곳일겁니다.
단골도 많았구요.
사장님도 20여년 동안 해당 직종에 계셨고 현재 위치에서만 5년, 이전 전원돈가스 3층에서도 수 년 동안 하셨을터라 가장 아쉬우실거 같습니다.
저는 2011년부터 보드게임에 입문, 모 대학 보드게임 동아리 가입, 2018년 상어단에 가입하고, 놀이터 알바생도 하게되었고...
우연히 팝콘에듀에서도 일하게 됐고 지금은 또 홈즈앤루팡 보드게임 카페에서 알바하고 있어 나름 이 업계에선 고여(?)버리게 되었네요;;
그래도 놀이터는 제가 가장 보드게이머로서 활발한 시기에 일했던 곳이라 나름 더 애정이 더 깊은곳입니다.
(사실 지금은 국시 준비 및 열정이 조금 주춤한 부분도 좀 있긴 합니다 ㅠ)
2019년 한 해 동안 놀이터 주말 알바를 했었는데 혹시 여기 계신 분들중에서 저를 보셨을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키 크고 좀 말랐고 안경끼고.. (지금은 몸집도 좀 커졌고 안경도 안 낍니다)
당시 주말엔 사장님, 사모님, 매니저, 저를 포함한 알바생 셋이서 굴렸었는데 세월이 지나 이런 상황이 되어 아쉬울 따름입니다.
2019년 5월 제가 재직할 때 놀이터와 협약을 맺어 당시에는 저희 모임만의 유일한 혜택으로 이용 하고있었는데, 어느순간 사장님이 더 베푸셔서 다른 모임도 동일한 조건으로 사용을 하고 있더라구요.
그 때부터 지금까지 4년동안 못해본 게임도 해보고 고전게임도 해보고 그랬네요.
맨날 사장님한테 신작 들이신거 있냐고 여쭤보고 상어단 네이버 카페에 '놀이터 카페 게임 목록'에 갱신하고 그랬었는데..
그리고 사실 오늘(3월 11일) 오후에 판매 도와드리러도 갔습니다.
전 주말이 바쁠지 알고 도와드린다 했는데... 어제가 완전 폭풍이 몰아닥쳤다라고 하더군요.
여기 계신 분들중에 오늘 오셨으면 저 보셨을수도ㅎㅎ..
[3월 11일 일일 판매 도우미 이야기]
아무래도 3층이다 보니 잘 모르실거 같아 오늘 팻말도 내려서 안내문구 붙였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판매게임이구요, 어제는 이것보다 더 많았을 텐데 대구에서, 타 모임에서, 심지어 타지에서도 와서 사갔다 하시더라구요;;
사실 서울도 아니고 대구에서 이 정도 일줄은 몰랐습니다.
책장 한곳에 빼곡히 꽂혀있던 게임들이 듬성듬성 비어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좀 짠했습니다,
사장님도 저걸 다 모으시고 포장하시고 코인캡슐, 오거, 프로텍터, 컴포케이스 등 다 정리해서 자식같은 게임들이었을텐데 말이죠.
그래도 비딸 시리즈나 킥스 등은 소장하신다고 합니다.
예전 알바했을 당시 카운터 옆 한 쪽 테이블에서 직원들이 돌아가며 식사를 했었습니다.
항상 저녁은 사주셨고 뭘 먹을까 고민하다 주문해서 저렇게 먹었었는데 오늘도 이렇게 먹게 됐습니다.
사모님이 'XX이 이렇게 먹는거 완전 추억이네'라고 하셨는데 좀 울컥하더군요 ㅠ
[오늘의 영업왕]
저 먼저 저녁먹고 8시즘 되어 사장님 사모님 식사하시는 동안 어떤 여성 손님 두 분 오셔서 제가 안내를 했습니다.
주로 4명인데 6인까지 할만한거 추천해달라 하셔서 카르카손(이전에 스플렌더, 카탄 해보셨다 함), 타이니 타운 골라드렸고,
2인은 도망자, 데어이세스 구매 유도했고 추가로 스틱스택도 영업 성공했습니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좀 꼬시긴 했습니다. "타이니 타운 이거 정가로 사면 4만 얼만데 지금 이렇게 여러개 사도 4만원이에요" 라고요.
그전에 다른 커플분 앞에서 사장님께 "크루세이더 1.5밖에 안 하는데 아직도 남아있어요?" 하니까 남자분이 혹하시면서 사가셨던;;;
그냥 영업직으로 전환할까 고민해봤습니다.
어제 3월 10일 사장님 생신이었다고 합니다.
사모님이 준비하신 케이크랑 구매를 하러간 저희 모임사람들이 같이 축하해줬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선물도 준비했다고 하더랍니다.
어젠 워낙 바쁘셔서 식사도 제대로 못하시고 마무리 즈음에 저렇게 소소하게 진행했다고 전해들었습니다.
.
.
.
.
사실 놀이터가 저희 모임의 아지트 역할을 해주고 있었고, 제가 중간 다리 역할을 하며 나름 프라이드가 있던 곳이었는데...
이전부터 아지트의 필요성을 느끼곤 있었지만 사정상 그러한 여건이 안되어 조금 아쉽긴 합니다.
특히 이 부분은 모임장으로서 더 크게 다가오는 부분이구요.
그래도 지내다보면 새로운 방도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모임으로 꾸려나가는 상어단이 되겠습니다.
놀이터를 많은 이용해주셔서 감사했고, 구매하신 게임 잘 써주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제가 대신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