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게임 TOP 9
보드게임 긱은 게임 순위 차트를 친절하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인기가 높은 게임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게임을 비교적 손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보드게임 긱 페이지에서 클릭 몇번만으로도 1위에서 1000위까지 게임들을 확인할 수 있고, 마음만 먹는다면 2000-3000위 까지도 확인 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랭킹이 가장 낮은 게임은 무엇일까? 는 우리가 관심도 없을 뿐더러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긱 랭킹 페이지를 수백번 클릭 해야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죠.
현재 긱 랭킹은 약 24000개의 게임에 부여되어 있습니다. 긱 랭킹의 끝자락에는 과연 어떤 게임들이 있을까? 심해에는 어떤 게임들이 존재할까? 궁금해서 랭킹이 가장 낮은 게임 top9을 찾아 봤습니다. (대상은 2010년 이후에 발매 된 게임)
9위. Angry Birds: Knock on Wood (2011년)
2011년에 발매된 Angry Birds: Knock on Wood는 전세계적으로 메가히트한 앵그리 버드를 완구로 만든 게임 입니다. 디지털 게임과 동일하게, 투석기를 쏴서 쌓아둔 블럭들을 무너뜨리며 미션을 달성하는 방식 입니다. 투석기를 쏜다는 점에서 코코너츠가 연상되기도 하네요. 얼핏 보면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유저들의 평가는 처참하네요. 긱 순위 23797위 입니다. 아래는 인상적인 유저들의 코멘트 입니다.
“컨셉은 훌륭하지만 구현을 거지같이 했다.” -reedcom (미국, 4점)
“무엇보다도 게임 박스가 최악이다. 다시 게임을 넣을 수 없다.” -NickWatt (뉴질랜드, 3점)
“6살 먹은 아들도 재미없다고 한다” -everss98 (미국, 2점)
”나는 이게임의 비디오 게임도 재미없다고 생각했는데, 보드게임은 더 최악이다” -jrp_atg (미국, 1점)
유저들의 평가를 전체적으로 살펴 봤을 때, 게임의 컨셉은 나쁘지 않은데 투석기 컨트롤이 불가능 하고 컴포넌트 완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추정 됩니다.
8위. Grand Bazaar (2015년)
Grand Bazaar는 핸드 매니지먼트 게임에 주식 개념을 입힌 게임으로 추정 됩니다. 여러번의 라운드가 진행되며 상품의 가격이 시시각각 변화 하고, 플레이어들은 그에 따라 핸드를 관리해야하는 게임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설명만 읽어봤을 때는 기본은 할 것 같은 게임인데 안타깝게도 긱 순위 23806위 입니다. 이 게임의 작가인 Sanan Mahmudov는 아제르바이잔 사람인데 본인을 소개한 문구로 보건데, 라이너 크니치아가 롤모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야심차게 2016년 에센에 이 게임을 출품 한 뒤 그 뒤로 출품한 게임이 없네요. 유저들의 코멘트를 살펴보면
“정말 지루하다. 돈주고 살 게임이 아니다.” -davidmleal (포루투칼, 1점)
“이 게임을 해보고, 기존에 1점를 준 모든 게임의 점수를 2점으로 올렸다” -JohnWaffles (미국, 1점)
“그냥 쓰레기. 어떻게 이런 게임이 출시될 수 있는거지? 돈이 많나?” -evancheah (미국, 1점)
“내가 해본 가장 이상한 주식 게임이다. 아니 주식 게임이 아니라 운빨 게임이다.” -Thing12Games (미국, 2점)
유저들의 평가를 전체적으로 살펴 봤을 때, 이 게임 역시 게임의 기본 컨셉이나 매커니즘은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밸런스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 같고, 그에 따라서 플레이어들의 체감이 굉장히 지루하고 게임이 컨트롤 되기 보다는 운에 의해 결정된다는 인상을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을 만들 때 매커니즘이나 컨셉 뿐만 아니라 밸런스의 완성도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칠 때 쓸만한 교보재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쉽게 나오는 게임들 중에서 그런 게임들이 꽤 많거든요.) 그나저나 롤 모델이 크니치아이신분이 이렇시면 곤란한데…
참고로 이 게임은 보드게임 아레나에서도 해볼 수 있다고 합니다.
7위. Carcassonne: The Dice Game
카르카손의 이름이 무색하게 23815위에 랭크되어 있는 Carcassonne: The Dice Game 입니다. 카르카손이 워낙 스핀오프 작품들이 많으니, 이런 똥게임도 하나쯤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카르카손 시리즈 컬렉팅 하시는 분들은 보유하고 계신분들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예전에 보드피아에서 팔고 있는걸 본 것 같기도 하고요.
카르카손 타이틀을 달고 있긴 하지만, 카르카손이라기 보다는 얏찌의 변형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이스 타워의 톰 바셀은 카르카손 다이스 라기 보다는, “카르카손 얏찌” 라고 부르는게 더 맞는 것 같다고 평했습니다. 유저들의 코멘트를 몇개 살펴 보겠습니다.
“그냥 카르카손을 하세요. 돈과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Joep83 (네덜란드, 1점)
“이거 보다 나은 주사위 게임이 한트럭이다” -Urbanwatts (캐나다, 2점)
“박스 모양이 웃기다는게, 이게임의 유일한 재미 포인트다” -UltraLord (포루투칼, 2점)
”내가 만들어도 이거보다 못만들지는 않음” -booned (캐나다, 3점)
수많은 얏찌류 게임들 중에서도 최악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좀비 다이스와 비교를 많이 하던데, 좀비 다이스 보다 몇배는 더 재미없다고 합니다.
6위. Thermopyles (2013 년)
23835위의 Thermopyles 입니다. 영화 300의 소재이기도 한 테르모필레 전투를 다루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스파르타군이 되어, 힘을 합쳐 페르시아군을 물리쳐야 하는 협력 게임 입니다.하지만 4인플 까지 지원됨에도 불구하고, 1인플에 대한 평가가 가장 좋습니다. 2-4인 플레이는 절대 하지 말라고 하네요. 게임 방식은 카드 드리븐 핸드 매니지먼트 게임이라고 하네요. 카드를 뽑고 관리하며 스텝을 밟아 나가다가, 페르시아군과의 최후의 결전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으로 보입니다. 유저들의 평가를 살펴보면
“이게 게임이라고?” -rafbeyond (헝가리, 1점)
“걍 운빨이다. 결정이 의미가 없다” -taragalinas (스웨덴, 2점)
“플레이어의 영향력이 10%도 안된다. 스파르타가 얼마나 절망적인 상황인지를 재현할려고 한건가?” -Sayron (미국 ,2점)
“보드게임 아레나에서도 하지 마세요” -AlexFS (벨기에, 3점)
그럴듯한 테마를 가지고 있지만, 그냥 운빨 게임인 모양 입니다.
이 게임의 작가인 Touko Tahkokallio는 핀란드 사람이며, 세계적인 게임 개발사 슈퍼셀에 소속된 개발자이기도 합니다. 헤이데이, 붐비치, 브롤 스타즈와 같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모바일 게임에 리드 디자이너 및 디렉터로 참여한 이력이 있으며 현재 진행형 입니다. 하지만 보드게이머들에게는 “이클립스”의 작가로 더 잘 알려져 있죠.
아니 이런분이 도대체 왜 이런 게임을…
5위. Hengist (2015년)
23838위 Hengist 입니다. 혹시 박스를 보며 눈치 채셨나요? 박스에 찍혀 있는 저 룩아웃 게임즈 마크가 보이시나요? 네 그렇습니다. 이 게임은 무려 우베 로젠베르크가 만든 게임 입니다.
우베는 워낙 다작을 하시기도 했고(긱 랭킹에 이름 올린 게임이 80개쯤 됩니다.), 보난자와 아그리콜라 사이에는 일종의 슬럼프를 겪기도 하셔서, 우베 이름 달고 있는 게임중에 숨겨진 망작들도 제법 됩니다만, 이렇게 최근에 큰 삽질을 하셨는지는 몰랐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해외 보드게임 사이트 클이어니스 이벤트 때 종종 이 게임을 본 것 같기도 하네요.
게임은 노르만족의 약탈을 테마로 카드 기반 포인트 투 포인트 게임 입니다. 바이킹답게 배를 타고 이동하며 재화를 획득하는 게임인데, 배 컴포넌트는 정말 훌륭하지만 게임은 더럽게 재미없다고 합니다. 톰 바셀은 “놀라울 만큼 재미 없다” 라고 평가 했습니다. 유저들의 코멘트를 살펴 보죠.
"제발 우리가 잘못 플레이 했다고 말해줘!"-magicalsushi (영국, 1점)
“우베가 이런걸 만들었다는게 믿을 수가 없다” -ericemckee (미국, 2점)
"게임이라고 볼 수 없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구나” -KubaP (폴란드, 2점)
"내 사랑 우베가 이런 쓰레기를 만들었다는걸 믿을 수가 없다” -smilingra (미국, 3점)
긱 코멘트의 절반 이상이 우베 이야기 입니다. “내 우베가 이럴리가 없다능~” or “우베가 급히 돈이 필요했는가보다” 이런 반응들 입니다.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매커니즘이 단순하고 밸런스도 안맞아서 좀 성의 없이 만들었다는 인상을 주는 것 같습니다.
4위. DOS (2018년)
23842위는 미국의 마텔사에서 출시한 DOS 입니다. 마텔사는 다양한 완구를 만드는 회사로 유명한데, 이 회사가 개발한 것들 중에서 가장 히트친 상품은 UNO 입니다. 그리고 이 DOS라는 게임은 마텔사가 야심차게 우노의 후속작이라고 출시한 게임이고요.
물론 UNO를 모르는 사람들은 없겠지만, 이 게임을 아시는 분들은 거의 없죠. 즉 대차게 망했습니다. 기본적으로 UNO와 동일한 핸드 털기 게임인데, 거기에 몇가지 추가룰을 더해서 나름 전략성을 가미해볼려고 한 것 같은데, 간단하다는 장점은 죽이고 쓸때 없는 복잡도만 올라 갔다는 반응들이네요. 유저들의 평가를 보시죠.
"얘들도 재미 없어함” -Rdfortney (미국, 1점)
“재미 없던 게임을 더 재미없게 만듬” -profsprofs1991 (미국, 1점)
“에러플을 했는데, 그게 더 재미있었다” -LetsGetTrivial (미국, 2점)
“이 아이디어 누가 생각한거냐?” -cowmansr (미국, 2점)
당연히 보드게임긱에 드나드는 유저들은 대체로 우노에 대해서 호의적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단순한 얘들 게임이라고 생각하죠. 그런데 이 게임은 그 우노 보다도 못하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우노는 얘들에게라도 쓸모가 있는데, 이 게임은 얘들도 안할 게임이라는거죠. 단순한 게임인데도 규칙이 꽤 헛갈린다는 이야기가 많은거 보면, 게임을 정말 잘못 만든 것 같습니다.
3위. Tenzi (2011년)
23849위의 Tenzi 입니다. 이 게임은 구성물만 봐도 좋은 소리 듣기는 어렵게 생겼습니다. 저 주사위들이 이 게임 구성물의 전부 입니다. 게임은 정말 단순한데, 플레이어 마다 10개의 주사위를 받고 각자 10개의 주사위가 모두 같은 눈이 될 때 까지 실시간으로 굴립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10개의 주사위를 모두 같은 눈으로 맞추는 사람이 “Tenzi”라고 외치면 승리 합니다.
…아니 이걸 게임이라고…유저들의 코멘트를 살펴봅시다.
“재고 정리 행사에서 가져 왔다. 룰북을 읽어 보고, 내가 끔찍한 것을 집에 들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andreas21son (미국, 1점)
“게임은 아니다. 나쁘지 않은 가성비의 주사위 세트.” -gmc14 (영국, 2점)
“이게 게임이라고?” -Jyothi (인도, 1점)
“워해머용 주사위로 딱이다” -mothertruckin (미국, 2점)
작가인 Kevin Carroll은 전문 스피치/동기부여 강사 입니다. 간단한 주사위 게임 만들어서 수백만 달러 가치의 회사도 만들었다고 인터뷰도 했고, 다이스 타워 팟캐스트에도 출연했던 이력이 있네요. 긱 포럼에서는 도대체 이걸로 어떻게 수백만 달러나 벌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유저들이 있고요.
2위. Coaster Park (2017년)
23863위 Coaster Park 입니다. 이 게임은 롤러 코스터 같은걸 만드는 덱스터리티 게임 입니다. 3D 컴포넌트를 이용해서 롤러 코스트 레일을 만들고, 그 레일위에 구슬을 굴려서 구슬이 얼마나 잘 굴러가느냐로 포인트를 획득 하는 방식 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재미가 없을 것 같지는 않은데…
톰 바셀의 평가에 따르면 컴포넌트들은 매우 훌륭하지만 게임 디자인은 아주 구리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시원하게 굴러가는 롤러 코스트를 만들 수 없다고 하네요. 유저들의 코멘트도 살펴보죠.
“롤러 코스트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테스트는 해본건가?” -Blodhemn (네덜란드, 1점)
“아마존 떨이로 7달러에 구입했다. 실수였다.” -JLuman (미국, 1점)
“고통스러운 30분 이었다. 승자 조차 웃지 않았다” -anselmi (핀란드, 2점)
“게임이 아니라 노동을 하는 느낌이다” -Missu (핀란드, 3점)
이 게임의 작가 Scott Almes는 타이니 에픽 시리즈, 부메랑 시리즈, 클레임 시리즈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 입니다. 창의적인 시도도 많이 하고, 기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한편으로 엄청나게 다작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괴작이 종종 나오기도 하네요. 이 작품의 실패가 아쉬우셨는지, 후속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Roller Coaster Rush 라는 게임인데, 올해 출시 예정이라고 합니다.
1위. The Oregon Trail Card Game (2016년)
마지막은 23912위 The Oregon Trail Card Game 입니다. 오레건 트레일은 미국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한 PC 고전 게임인데, 꽤 스테디한 인기를 끌다보니 보드게임으로도 몇번 만들어졌습니다. 이게임은 아주 간단한 룰로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톰바셀의 평가에 따르면 이 게임은 여러가지 면에서 멍청하게 만들어졌지만, 가장 최악인 포인트는 협력게임인데 탈락자가 게임 시작하자마자 발생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다인플 협력 게임에서 불가항력적인 이벤트로 게임 시작 1분 만에 탈락자가 발생하고, 그 플레이어는 게임 끝날 때 까지 구경만 해야하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원작의 향수를 살릴려고 하다보니 이런 무리수를 둔 것 같네요. 다른 유저들의 코멘트를 한번 보시죠.
“이 게임에 1점 이상 주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 -ergoqed (미국, 1점)
“기존에 1점을 준 게임들을 모두 2점으로 고치고, 이 게임에 1점을 줬다” -kungfugeek (미국, 1점)
"0점을 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Gryffindor (미국, 1점)
“내가 이것 보다는 잘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WesleyNobunagaHager (미국, 3점)
원작이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보니, 특유의 그 예측하기 어렵고 황당한 인카운트의 느낌을 보드게임에도 살릴려고 시도한 게임인 것 같은데, 그 부분이 보드게임 플레이에서는 완벽히 재미없는 요소가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내가 게임을 플레이하느 것이 아니라 게임이 나를 가지고 노는 느낌인 모양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