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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워게임] 2016/03/18 모임 후기
2,167 조회
2016.03.2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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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워게임 모임
2016년 3월 18일 모임 후기
드디어 국내최초(?)로 홀드패스트: 러시아 1941-42 (이하 HF-R)를 돌렸습니다.
2014년에 출시된 HF-R 은 2차대전 동부전선 1941년 바바로사 작전과 1942년 블라우 작전을 배경으로 한 전략워게임으로
난이도가 매우 낮아서 해외에서는 워게임으로의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그동안 2011년에 나온 걸작, 세키가하라(Sekigahara)가 입문용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
양 게임은 게임 시스템이 서로 많이 다르고 각자만의 독특한 장점이 있어서
앞으로도 두 게임이 함께 입문용으로 애용될 것 같습니다.
HF-R는 세키가하라와 마찬가지로 2인플에 플탐이 총 3시간 정도 입니다.
두 게임 모두 전쟁의 불확실성(Fog of War)이 강조된 블럭워게임으로 실제 전투가 벌어지기 전까지는 서로의 전력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시뮬레이션적인 측면에서 보면,
세키가하라에서는 상당히 많은 현실적인 부분들이 생략되거나 추상화되었고, 전략 수립에 카드 운이 미치는 영향이 큰 반면,
HF-R은 전략 자원, 전략 및 작전술 기동, 지형, 날씨, 보급, 보충 등 현실적인 요소들이 전략 수립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HF-R에서는 당시 실제로 존재했던 부대들을 직접 지휘한다는 점에서 역사 고증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더욱 매력을 느끼실 것 같습니다.
작년에 구입해놓고 몇 개월째 할 기회가 없었는데
마침 2차대전에 관심이 많으신 증기님이 모임에 오셔서 말로만 듣던 HF-R의 재미를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럼 아래 후기를 보시면서 실제 게임 플레이를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홀드패스트: 러시아 1941-42
증기(독일군) VS. 드리츠(소련군)
1턴 (41년 6월)
독소전은 독일의 선제 공격으로 시작합니다.
독일군의 기습으로 최전선 야전군 5개가 한 턴에 전멸하고 말았습니다.
북쪽은 거의 괴멸입니다. ㅠㅠ
2턴 (41년 7월)
역사적으로 소련공군은 개전 초기에 괴멸되었습니다.
게임에서도 하늘은 독일공군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독일 전차부대와 공군의 협공을 도저히 막아낼 자신이 없어
소련군은 중부과 북부에서 대대적인 후퇴를 감행하여
지형을 최대한 이용하여 막아보기로 합니다.
남부에선 소련군이 키에프에서 배수진을 치고 독일군을 최대한 지연시키기로 합니다.
4턴 (41년 8월)
역시 계획은 계획일뿐
독일군의 맹공을 받자 소련군 남부 전선이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ㅠㅠ
키에프와 세바스토폴이 함락되었고
최남단에선 로스토프까지 말 그대로 뻥 뚫려버려 막강 독일 기갑부대를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ㅠㅠ
5턴 (41년 10월)
독일 팬저부대의 무시무시한 파괴력에
소련군은 매턴 야전군 2~3개가 계속 전멸하고 있지만
값싼 저급 보병 부대를 계속 창설하여
여기저기 구멍 뚫린 전선을 땜질하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위기에 빠진 로스토프 방면에는
최정예 근위군 2개를 긴급 투입하여 가까스로 전선 붕괴를 막았습니다.
때마침 가을비가 내려 열악한 러시아의 도로가 진창으로 변합니다.
보급과 이동에 어려움을 겪게된 독일군은 탄력을 잃어
초반의 번개 같던 스피드가 서서히 줄어듭니다.
(땅이 진흙으로 변하면 유닛들의 이동력은 절반으로 줄어듬)
7턴 (41년 12월)
마침내 매서운 러시아의 동장군이 왔습니다.
온 땅이 눈으로 뒤덮히자 진흙일때보다는 부대 이동이 원활합니다.
레닌그라드를 포위한 독일군은 시가전을 준비합니다.
고립된 레닌그라드 수비대가 얼마나 버텨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모스크바 방면에선 계속 밀고 밀리는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독일군은 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를 노리는 듯 합니다. *
* 43년 1월에 전략목표 3개(모스크바, 레닌그라드, 스탈린그라드) 중 2개를 점령하고 있는 쪽이 승리합니다.
8턴 (42년 1월)
레닌그라드를 방어 중인 소련군 제23군이
4:1의 전력차를 극복하고 독일군의 맹공을 막아냅니다.
요새화된 도시를 점령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모스크바 방면에선 계속 밀고 밀리는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10턴 (42년 3월)
결국 연이은 맹공을 이겨내지 못하고 23군은 전멸하였고
독일군은 레닌그라드를 점령하는데 성공합니다.
전략도시 레닌그라드와 세바스토폴을 잃은 소련군은
매턴 자원 점수에 패널티를 받습니다.
모스크바 방면에선 독일 기갑군이 모스크바 남쪽 방어선을 뚫고
모스크바 후방으로 침투하는데 성공합니다.
소련군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남부에서 병력을 차출해야 했고
그 바람에 모스크바와 스탈린그라드 사이에 큰 공간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11턴 (42년 4월)
모스크바와 스탈린그라드는 이제 완전히 분리되어
각자 생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모스크바 전선에선 소련군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
독일 기갑군 1개를 전멸시키고 모스크바를 위기에서 구합니다.
모스크바 점령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독일군은
전략을 바꿔 주력부대를 남쪽으로 이동시킵니다.
이제 드디어 스탈린그라드 전투가 시작되려고 합니다.
13턴 (42년 6월)
독일군은 모든 최정예 부대를 스탈린그라드 공격에 쏟아부었고
소련군 또한 모든 전차부대와 근위부대를 스탈린그라드 방어에 투입합니다.
소련군은 스탈린그라드가 공격받기 직전
최정예 제2 근위전차군을 스탈린그라드에 배치합니다.
그 결과 스탈린그라드 요새의 방어력은 이전보다 2배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14~20턴 (42년 7월~43년 1월)
거의 반년간 계속된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양측은 치열한 공격과 방어를 주고 받으면서
서로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히면서 병력을 소모시켰습니다.
그리고
결국 소련군은 스탈린그라드에서 버텼습니다.
(They did HoldFast!!!)
- 게임 후 감상 -
홀드패스트 러시아 1941-42는
게임 제목처럼 방어를 맡은 쪽이 주어진 시간 동안 버텨야 하는 게임입니다.
반대로 공격하는 쪽은 주어진 시간 내에 목표를 점령해야 하죠.
이 과정에서 양 쪽 모두 느끼는 압박감과 긴장감의 수준이 상당합니다.
그리고 상대의 작전 뿐만 아니라 날씨, 보급 같은 외부적인 요인과도 싸워야 하므로
전략의 큰 틀은 유지하되 작전술과 전술적인 용병술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신속히 대처해야 합니다.
이러한 자유도 때문인지 HF-R은 매턴 유닛 하나 하나의 움직임에 정신을 집중해야 하고
항상 전략과 전술 사이를 수시로 오고 가는 다이나믹인 사고력을 요구합니다.
이번 게임은 휴식없이 4시간 동안 진행되었는데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마지막 순간까지 몰입한 게임이었습니다.
게임 밸런스는 아직 한 번 밖에 안해봤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숙련자가 공격적인 스타일의 독일군을 맡는 것이 좋을 것 같긴 합니다.
아무래도 비슷한 동부전선을 주제로 한 전략워게임들을 많이 해 본 제가 처음 해보신 증기님보다 유리했고
그러한 점들이 소련군의 승리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역사적으로 바바로사 작전과 블라우 작전은 독일군의 실패로 끝났지만
홀드패스트 러시아 에서는 아직 결과를 알 수 없는 작전입니다.
정통 전략워게임의 세계로 첫 발을 내딛고 싶으신 분들께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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