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그 공룡 게임 이름 뭐야?"
안녕하세요.
11살 아들, 9살 딸을 키우는 보드게이머 아빠입니다.
아이들과 종종 보드게임을 하는데 아이들이 게임하는 방식을 가만히 보면,
둘의 다른 성격 만큼이나 플레이 스타일도 달라서 재밌습니다.
전략러인 첫째는 테마나 스토리 따윈 신경쓰지 않는..
지극히 점수와 승패만을 고려하는 효율적이고 건조한 플레이를 고집합니다.
(최애겜은 가이아 프로젝트 입니다.)
최근에는 비딸겜도 가르쳐 봤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날씨고 뭐고 무조건 승점만 바라보는 플레이를 하긴 합니다..ㅋㅋ)
카네기도 가끔 하는데 아직은 점수차이가 좀 나는 편입니다.
(핸디캡으로 행동선택 토큰을 3개정도 주고 시작합니다.)
버라지는 많이 어려워하긴 하지만 그래도 핸디캡 없이 하겠다고 하네요..ㅎ
이렇게 헤비전략러의 싹(?)을 보이는 첫째와 달리,
둘째는 점수나 승패에는 연연하지 않고 오로지 테마와 스토리만 중시합니다.
워낙에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라,
아그리콜라에서 농사나 방늘리기는 싹 무시하고 오로지 2가족으로 동물만 모으는 플레이를 한다거나..
(옆에서 첫째가 답답해 하네요..ㅋㅋ)
가끔 이런 저효율 자기만족 플레이를 보면 답답하기도 하지만,
뭐.. 어짜피 게임은 재밌자고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ㅋㅋ
이러다가 가끔 이기기도 하면 또 어찌나 좋아하는지..ㅎ
이렇게 동물을 좋아하는 둘째를 위해 얼마전 '타이니 에픽 다이노소어'를 꺼냈습니다.
역시나 효율따위는 상관없는 둘째.
티라노 사우르스가 제일 좋다면서 끝까지 팔지않고 고기를 3개씩 먹여가며 키우는 등..
비효율적인 플레이로 일관 하다가 꼴등을 했습니다.
하지만, 목장에 울타리를 치고 공룡을 키운다는 테마 자체가 맘에 들었던지 너무 재밌었다고 하네요. ^^
그날 밤, 그림일기를 쓰던 둘째가 물었습니다.
"아빠, 아까 했던 그 공룡 게임, 이름 뭐야?"
"응? 아.. 타이니 에픽 다이노소어야."
며칠뒤, 아침을 먹다가 식탁에 둘째 그림일기장이 있길래 몰래 훔쳐봤는데..
빵터졌습니다.ㅋㅋㅋㅋ
실제명 : '타인이 에픽 다이노소어' ㅋㅋㅋㅋㅋㅋ
예전에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웹툰을 재밌게 봤었는데..ㅋㅋ
저희 둘째에게 타인은 지옥이 아니고 공룡이었나 봅니다.
그것도 '에픽' 공룡 말이죠..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