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카페 도전하는 아저씨 이야기(5) 구매욕이라는 것이 폭발한다
게임을 한참 안 산 시기가 있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모임이 열리지도 못하고 그래서 게임도 못하고, 그러다보니 작년 상반기 즈음에는 게임을 거의 사지도 않았던 것 아요. 그러다 어찌어찌 회복도 좀 되고 하면서 게임을 다시 하게 되었는데, 그 이전만큼 게임을 폭발적으로 사는 건 많이 자제하게 되었습니다. 음, 게임 가격이 너무 비싸진 것도 영향이 없잖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보드게임카페를 차려야지 라고 마음을 먹고 나니 요즘 다시 옛날 버릇이 나오는 것 같아요... 연말이라 행사들이 많아 그런 것도 있지만, 지난 주엔 하루에 택배 박스가 5개씩 오고.... 하...
보드게임카페를 하겠다 했을 때 처음엔 '이미 나 게임은 충분히 있으니까 초기 투자비용은 별로 안 들겠지? 엔진빌딩 개꿀ㅋ' 이랬었는데, 차츰 생각을 해보니 제가 가진 게임들은 대부분이 전략게임들이라, 카페 운영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게임들은 너무 부족하더라구요.
당장 루미큐브, 스플렌더, 다빈치코드, 할리갈리는 최소 4개씩은 있어야 할 텐데, 그나마 스플렌더 1개 빼고 나머진 하나도 없습니다. 지난주 제가 카페 아르바이트할 때 나갔던 뱅, 장미전쟁, 클루, 타코캣, 캐치캐치, 드렉사우, 시퀀스 이런 게임들도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요즘 싸다 싶은 게임들이 나오면 엄청 사모으고 있습니다. 제 입장에선 이 보다 즐거울 수가 없죠! 안 그래도 게임을 못 사서 안달인데 앞으로 할 일에 대한 선투자라고 생각해버리면 되니까요. 하루에 중고 게시판을 10번씩 들랄거라고, 연말 행사하는 회사들 제품을 막 사서 모으고 있네요.
그런데 이게, 나중에 사업자 낸 다음 게임들을 사면 비용처리도 되고 훨씬 합리적일 것 같은데 이번 피아 세일만 봐도 '나중에 비용처리 하면서 그떄 제값주고 사는 것보다, 지금 연말 할인 행사 할 때 사는 게 더 싸게 먹힐 거야. 더군다나 그때 지금 게임이 품절나서 없을 수도 있잖아!' 라는 생각을 해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코드네임 시리즈와 벌룬컵, 기프 시리즈, 픽피크닉, 픽토매니아 이런 게임들도 싹 다 사버렸어요.
그렇다고 라이트 게임, 파티 게임만 사냐. 그게 아니죠. 어차피 카페 차릴 줄 알았으면 샀다가 잘 안 돌아서 팔았던 이클립스나 서버비아CE, 갤러리스트, 리스보아, 반가땅, 광저 같은 게임들 다 그냥 팔지 말고 둘걸 하는 후회도 되더라구요. 카페에서 잘 돌진 않겠지만, 큰 게임들이 책장에 꽂혀있을 때의 포스가 또 있잖아요. 그래도 올려놨던 만리장성이 안 팔렸어서 다행입니다...
그래서 전략 게임들도 같이 사모으고 있습니다. 굳이 안 사도 되겠지? 했던 것들까지... 가이아 있는데 굳이 테라를, 그웨트랑 마라카이보 있는데 굳이 분레이크를, 이런 느낌 참았었는데 요즘엔 어차피 카페에 둘 거니까! 하면서 막 사고 있어요...
맙소사 그리고 이 글을 쓰는 동안 연식이 좀 있는 게임들 무더기로 일괄판매 하시는 분이 있어 바로 입금을 해버렸습니다. 있는 게임들도 있고 딱히 필요 없을 것 같은 게임들도 있지만 너무 싸서 그만...
그래도 그 동안 사고 팔고를 통해 300개 밑으로 보유 게임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 상태로면 금세 400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제 방 하나가 거의 가득 차가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죠. 와 카페 차리면 집에 방 하나가 새로 생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