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템 아닌 득템 후기
번개장터에서 발견해 누구보다 빠르게 거래 요청을 한 뒤 오늘 배송받은 게임들입니다.
사실 카탄 구판 시리즈와 제노아의 상인 말고는 모르는 게임들인데다가 연식이 꽤 되어보여
잠깐 고민을 해보았지만 무려 2만원(택배비 5천원 별도)이라는 가격에 저도 모르게 결제를 했네요.
근데...사진 찍으려고 택배 박스에서 게임들을 꺼내는데 벌써 쎄한 기분이 느껴진게,
모든 박스가 집는 순간 거슬거슬한 촉감과 함께 불쾌한 느낌이...
이 게임들, 결제 후 알아보니 모두 2001년 이전에 나온 게임들이더군요.
그리고 당시에는 나름 좋은 인기가 있던 게임들이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여기에서 저는 이 게임들의 주인이었던 분이 당시 보드게임 매니아였다는
것과, 아마도 그 후로 모종의 이유로 보드게임의 취미를 접게되었고
이 게임들은 창고에 처박혀 사람의 손을 전혀 타지 않은 채 20여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맞이했다는 것을 손 끝으로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박스의 상태. 절반 가까이의 게임들이
이 정도(?) 박스 손상은 기본이었습니다. 일단 임시방편으로 테이프를 발라줬습니다.
그 당시 프린터기의 인쇄 성능(?)을 볼 수 있는 규칙서.
넥슨 로고는 왜 있는 걸까요. 당시엔 넥슨에서 보드게임 커뮤니티라도 운영했던걸까요?
방치되어있음을 확실히 알 수 있던 정리상태.
다행히 트레이가 없는 카탄 외엔 나름 정리가 잘 되어있었습니다.
가장 기대했던 제노아의 상인. 놀랍게도 오픈 직후의 사진입니다.
뭔가 허전하죠? 아! 룰북이 없구나! 라고 저도 생각했었습니다.
룰북은 물론 무려 게임 보드가 없더군요...
다행일지 나머지 구성품은 모두 멀쩡했습니다만.
보드게임긱에 친절한 누군가가 보드를 스캔한 것 처럼 깔끔하게
찍어서 올려주신 것이 있어서 그거를 출력해서 직접 보드를 만들어야겠습니다.
이 외에도 게임마다 토큰이 한두개씩 부족하다거나 오염되었다거나
하는 부분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만 다행히 크게 중요하지 않거나
집에 있는 여분의 컴포넌트들로 해결이 되는 정도의 수준입니다.
사진을 찍고 나서 종이 박스에 물은 상극이라는 것은 알지만 열심히 먼지와 얼룩을 닦고
바로 키친타올로 물기를 닦아주고를 반복하여 나름 청소를 시켜주었지만
여전히 찝찝- 한 느낌이 드는게 아무래도 아스테이지를 발라줘야 할 듯 합니다.
그동안 아스테이지 작업은 전혀 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하게 생겼네요.
게임들을 확인하면서 '아...좀만 관리 좀 더 해주시지...'라는 원망이
아주 잠깐 스쳤다가 이 모든 게임들이 개당 2.2천원(택배비 별도) 정도라는 생각을 하니
다시금 잘 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동안은 열심히 규칙서 다운받고, 한글화 작업하고, 슬리브 씌우고,
박스 포장 작업도 하고... 바쁜 취미생활을 보낼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