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게임? 테마게임!] 키플라워

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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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 오후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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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키플라워 해볼래?

B : 그래. 뭐하는 게임인데?

A : 여기 타일에 노란색 동그라미 보이지? 여기 쓰인 숫자가 게임 끝났을때 승점이야. 이걸 많이 모으는 게임이야.

B : 아 그래? 여기 배경 아트웍 엄청 이쁜데, 이건 별 의미 없는거야?

A : 아 그건 신경쓸 필요 없고, 일꾼이 세가지 색이 있는데, 같은색 일꾼끼리 경매를 해서 타일을 가져가는거야.

B : 일꾼으로 경매를 해? 경매는 돈으로 해아지~

A : 아니야. 이 게임은 규칙이 그래.

B : 어.. 뭐 암튼.. 근데 왜 같은 색끼리만 붙어?

A : 그냥 규칙서에 그렇게 써있어. 그런 요소 때문에 눈치싸움이 있고 재밌는거야.

B : 아... 그래...?

Ed : 저기 잠깐만. 내가 다시 설명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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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 17세기에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을 왕래하던 메이플라워호 알아?

B : 알지~ 영국 사람들이 종교의 자유를 찾아서 미국으로 이주할때 탔던 배잖아!

E : 그렇지. 대부분은 영국 사람들이긴 했지만, 메이플라워호는 프랑스, 노르웨이, 독일, 스페인 등 여러 국가를 왕래했기 때문에 여러 국적과 민족의 이주민들이 섞여있었다고 해.

E : 그래서 같은 마을에 서로 소통은 어렵지만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여살았어.

B : 아니 왜? 배가 한번만 다녀간 것도 아닐테고, 같은 민족끼리 모여살면 더 편하지 않나?

E : 생각해봐. 자유를 찾아 고향을 떠나 수개월에 걸쳐 대서양을 함께 건너온 사람들이야. 언어, 민족과 상관없이 그들은 이미 운명공동체였던 거야.

B : 아 그렇구나~

E : 일단 대서양을 무사히 건너와서 정착은 했어. 그런데 집만 있다고 거기 살 수 있는건 아니잖아?

먹고 살려면, 외양간도 필요하고, 방앗간도 필요하고, 벌목장도 필요하고...

B : 그렇겠지. 그런 기반시설들이 야생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도 아니고, 다 만들어야겠지.

E : 바로 그거야. 그런데 각 기반시설들은 전체에서 하나만 만들어야 했어.

B : 왜? 마을마다 하나씩 있어도 되는거 아냐?

E : 물론 그게 좋긴 하지. 그런데 그렇게 각자 독립적으로 다 만들자니 너무 필요한게 많고, 건축자재도 두배로 들고..

그러니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마을마다 분업해서 중복되지 않게 짓기로 한거지.

B : 아 그렇구나~ 그러면 어느마을에 뭘 지을지는 어떻게 정해?

E : 그건 마을과 마을 사이에 모여서 다같이 논의하는거야.

E : 그런데 아까도 말했듯이, 각 마을에는 여러민족이 모여 산다고 했잖아?

그래서 서로 언어가 안통해서 협상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대.

E : 그래서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려면 같은 언어를 쓰는 같은 민족이나 국가 사람들끼리 모여야했어.

B : 그랬겠네~

E : 그리고 마을에 더 간절하게 짓고싶은 시설은 협상테이블에 상대보다 더 많은 사람을 보내는 방법으로 주도권을 가져왔대.

B : 아, 사람을 많이 보내서 다수결에서 우위를 가지겠다? 그거 말되네~

E : 이렇게 같은 언어권끼리 모이는건 작업장에서도 마찬가지였어. 급한대로 지어놓은 좁은 시설에 부대끼면서 일하기엔 아무래도 말이라도 통해야 원활했겠지.

B : 당연히 그랬겠네~

E : 이제 알겠지? 그럼 게임을 시작해볼까?

B : 그래! 재밌겠다~ 아트웍도 예뻐서 눈도 즐겁고, 테마도 건설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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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글을 쓰면서 저도 반성을 하게 됩니다.

저도 빠르게 룰 숙지 시켜서 한게임이라도 더 돌리려고 테마는 다 제쳐버린 심플한 룰설명을 일삼아 왔거든요..

게임 디자이너는 정말 오랜 고민을 하여 테마와 시스템을 적절히 버무렸을텐데, 결국 플레이할땐 자원이랑 숫자만 보게되는게 일상이죠..

그래서 룰마를 할때마다 딜레마가 있습니다.

테마를 충분히 녹여서 몰입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게 좋을까? 규칙과 승리조건을 간단명료하게 숙지시키는게 좋을까?

아니면,, 그 둘 사이의 적정점은 어디일까?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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