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9. 지구를 떠나다 -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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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3-1 오전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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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떠나다

발매년도 : 2015

인원 : 1-5인 (최적인원 1-2인)

플레이타임 : 60~180분

언어 : 3/10

난이도: 7/10 (혼자 이해하긴 어렵습니다)

장르: 전략 / 레이스 / 협력 / 시뮬레이션 / 테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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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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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구입할 때 반드시 고려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껏 본적 없는 테마 또는 시스템이 들어있는지의 여부입니다. 단적인 예로 메모아 44 때문에 비슷한 장르/테마의 워게임들은 모조리 제 관심 밖으로 밀려나버렸죠. 모든 덱빌딩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도미니언 때문에 비슷한 덱빌딩 시스템을 가진 트레인 / 탄토쿠오레 같은 좋은 게임들도 제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아그리콜라 때문에 비슷한 느낌의 카베르나/르아브르/아를의 평원 모두 관심 밖으로 밀려버렸구요. 이렇게 한번 접한 게임은 대체로 다 좋아하지만, 게임 선정에 있어선 꽤나 까탈스러운 편입니다.

그런데 "지구를 떠나다" 같은 게임은 처음 봅니다. 보드게임 경력이 짧은 편은 아닌데도 말이죠. 이 녀석이 가진 테마와 시스템 모두 본 적이 없었거든요. 남자라면 한번쯤 동경하는 우주에다가 온갖 계산을 통해 그곳으로 우주선을 쏘아보낸다니.... 이공계 출신인 제가 이런 취향저격 게임을 안해볼 수 없겠죠? 간단하게 룰을 짚어본 뒤 감상으로 넘어갑시다! 이번 리뷰는 한 가지만 염두해주세요. 룰은 다인플 기준이지만 감상은 1인 플레이 기준의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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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플레이 (다인플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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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이것저것 챙길게 많은 게임이라 큰 핵심만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의 종료조건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1. 플레이어들이 게임 시작시 공개한 미션을 모두 수행했거나

2. 누군가 나머지 미션을 모두 수행해도 이길 수 없을 정도로 한 플레이어가 압도적인 격차를 벌리거나

3. 20년의 시간이 지나면 게임이 종료됩니다.

미션은 꽤 다양합니다. 쉬움/보통/어려움 세가지로 나뉘는데, 쉬운건 <우주선 쏘아보내기>처럼 첫해에 성공할 수도 있는 반면 어려운 미션은 <다른 행성에 사는 생명체의 흔적을 발견>처럼 수년이 걸리는 미션도 있죠. 미션이 어려울 수록 더 전략적인 플레이를 요구하며, 그에 따른 승점 보상도 아주 큰 편입니다.

이런 행성 카드를 이리저리 설치하여

이런 게임보드를 만듭니다. 달 / 화성 / 금성의 경우 카드가 여러장 존재하는데, 매 게임마다 무작위로 한장씩 뽑아서 선택하기 때문에 매 게임마다 다른 속성의 행성들을 만날 수 있지요.

"지구를 떠나다"의 턴 진행은 대단히 독특합니다. 매 라운드마다 25 밀리언 달러의 정부지원을 받으면 가장 점수가 적은 플레이어부터 게임을 시작하는데, 총 9가지 행동을 원하는만큼 할 수 있습니다.

1. 연구하기 - 부품을 사용하기 위해선 해당 연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2. 구입하기 - 부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연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3. 조립하기 - 자기 앞에 놓여인 4개의 우주선 중 하나에 부품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4. 우주선 조종 - 우주선을 발사하거나 / 이미 궤도에 올라선 우주선을 조종할 수 있습니다.

5. 랑데뷰 시도 - 같은 공간 안에 있는 두 우주선을 하나로 합치거나 하나의 우주선을 두 개로 쪼갤 수 있습니다.

6. 조사하기 - 관찰선이나 우주비행사가 행성을 조사합니다.

7. 샘플채취하기 - 행성에서 샘플을 채취할 수 있습니다.

8. 협력하기 - 다른 플레이어와 기술을 공유합니다.

9. 수리/회복하기 - 메카닉은 서플라이를 하나 소비하며 우주선을 수리하거나 / 메딕은 우주비행사들을 치료합니다.

이렇게 마음껏 진행하고 턴을 넘긴다고 해서 그 플레이어의 해당 차례가 영구히 끝나는건 아닙니다. 한바퀴 돌았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이 있다면 또 다시 턴을 가질 수 있죠. 이런 방식이 사용된 이유는 <미션 성공>과 관련이 있습니다. 한 플레이어가 미션을 성공할 때마다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10 밀리언 달러의 추가 지원을 받습니다 (성과를 내라고 정부가 쪼아대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 돈을 소모하기 위해 또 다시 턴을 가지게 되는거죠. 결국 모두가 패스를 선언해야 해당 년도가 끝나는겁니다.

이 게임에서 가장 특이한 것은 바로 연구를 하여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동시에 <그 연구 기술에게 주어지는 outcome 카드> 입니다. 매번 해당 기술이 사용될 때마다 성공판정을 하게 되는데, outcome 카드 중 무작위로 한장을 골라서 성공여부를 확인합니다. 종류는 세가지가 있습니다. 성공으로 치는 Success, 약간의 문제가 발생하는 Minor Failure, 그리고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Major Failure죠.

이 시스템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뽑은 카드의 효과를 바로 적용한 뒤, 하단에 적힌 추가 금액을 내고 해당 카드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게 별것 아닌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Major / Minor 카드를 제거해둠으로써 점차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으니 이득이지요. 그런데 잘보면 성공카드 밑에도 $10 을 내고 카드를 제거할 수 있다고 써있죠. 어떤 정신나간 녀석이 성공카드를 제거하겠어? 싶겠지만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로켓연구가 가진 3장의 Outcome 에서 무작위로 7번을 뽑았는데 모두 성공이었다고 해보죠. 그럼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계속 성공이네? 그럼 이 로켓기술의 Outcome 카드는 전부 성공카드겠다" 하고 생각하며 모든 노력을 쏟아붓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추친 로켓의 Outcome 카드를 뽑았더니 Major Failure 가 뜹니다. 그 안에 있던 비행사도, 캡슐도, 프로브도 모두 공중에서 폭발하며 사라지고 말죠.

네, 사실은 딱 한장 뿐인 Success를 7번 연속으로 뽑아 운이 좋았던겁니다. 그 운이 플레이어에게 "Outcome 카드가 모두 성공카드다"라는 거짓된 환상을 심은거죠. 이렇기 때문에 되려 정말로 Outcome 카드가 모두 성공카드 뿐인지 확인하기 위해 제거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모두가 궁금한 로켓 발사에 대해서도 설명해야겠지요?

룰북에 보면 <필요한 추진력 = 무게 x 난이도> 식으로 공식까지 적혀있습니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계산할 필요는 없습니다. 좌측에 있는 NASA 카드를 보면 알겠지만, 각 플레이어에겐 참고표가 주어지며 여긴엔 각 로켓별로 어떤 난이도에 도전할 때 얼만큼의 무게까지 실을 수 있는지 씌여져 있거든요. 큼직한 계산은 이미 다 처리가 되어있기 때문에 그것을 보고 로켓 분리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세부적인 것만 계산하면 됩니다. 대략 이런식이죠.

목표:: Z지점에 정찰선을 보내야 한다.

조건::

A로켓은 난이도 6에 도전하는데 최대 무게 5까지 실을 수 있다.

B로켓은 난이도 3에 도전하는데 최대 무게 1까지 실을 수 있다.

지구에서 X까지 가는데 난이도 6, X에서 Z까지 가는데 난이도 3이다.

과정::

A로켓에 B로켓과 정찰선 한기를 태운다. (정확히 5로 최대 무게를 넘지 않는다.)

X지점까지 날아간다. A로켓을 버린다. (A로켓의 Outcome 을 확인하니 성공!)

X지점에 도착한 B로켓과 정찰선 한 기.

Z까지 가려면 난이도 3이며, B로켓은 최대 1의 무게를 수용할 수 있으니 문제없음!

Z지점까지 B로켓을 점화하여 날아간다. (B로켓의 Outcome 을 확인하니 성공!)

Z지점에 정찰선이 착륙한다. (착륙기술 Outcome 체크하니 성공!)

결과::

미션성공!

대충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시겠나요? 사실 이거저거 더 설명할 거린 많습니다만... 이정도만 해도 대략 이런 게임이구나. 하고 감이 오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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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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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단점/개인적인 감상으로 크게 나누어 감상을 적어볼까 합니다.

대표적인 장점부터 언급해보죠.

1. 강한 테마.

지구를 떠나다를 하다보면 정말 별의 별 사건들이 발생합니다. 당연히 성공할 줄 알고 모든걸 쏟아부었는데 공중에서 폭발하고 분명 여러번 계산을 확인하고 우주로 날려보냈는데 딱 하나 계산에서 놓친 것 때문에 비행사들이 귀환을 하지 못해 우주에서 사망하는 일도 잦았습니다. 일정 궤도까진 올랐으나 로켓 하나가 터져나가며 추진력이 부족해지자 서둘러 두번째 로켓을 긴급발사하여 우주에서 물자를 보급해주는 랑데뷰 작전을 펼치기도 했죠.

실제 아폴로 13호가 미션 도중 문제를 발견하고 "Huston, We"ve had a problem" 을 외쳤을 때 본부에서 어떤 기분이었을지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귀환을 목표로 선회할지, 미션 성공을 목적으로 무리해서라도 보낼지, 아니면 추가 로켓을 빨리 쏘아올려 보급을 할지 정신이 없어지죠. 종이 위에 무엇이 필요한지 휘갈기며 계산하고 있노라면 자기도 모르게 테마에 푹 몰입했음을 발견할겁니다.

혼자 했을 때도 이렇게 초조한 느낌을 받는데, 여러명이서 경쟁할 땐 얼마나 더 긴박할지 상상하기도 힘드네요.

2. 모듈화 된 보드

게임 내내 느꼈던 것은 화성/수성/금성 뿐만 아니라 더 많은 행성에 가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최소한 수금지화목토천해명까진 가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ㅎㅎ 다행히도 보드 자체가 카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휴대성도 상당히 높을 뿐더러 확장을 끼워넣고 빼는 것이 아주 편할 것 같습니다. 아직 수성까지 넣어서 해보진 않았지만 다른 행성 확장들도 빨리 나오면 좋겠네요.

3. 다양한 응용

물론 미션카드로 인해 게임 내에서 해야할 일은 정해져 있지만,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협력 플레이를 해도 제법 재밌을 것 같습니다. 아폴로 13호 사건을 재현하는 것도 재밌을것 같고, 마샨처럼 행성에 홀로 남겨진 우주비행사를 구출해 오는 미션은 어떨까- 하는 상상력을 자극하네요. 애초에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라 이런 세세한 변경을 통해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꽤나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강렬한 장점을 가진만큼 단점도 강렬합니다.

1. 엄청난 공간차지.

지구를 떠나다는 보기보다 테이블을 어마어마하게 차지합니다. 혼자해도 이거저거 깔아놓으면 이런 느낌인데, 4~5인플을 했을 때 도대체 얼마나 큰 테이블이 필요한건지 감도 안오네요. 게다가 워낙 신경쓸게 많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은 꽤 간단한데도 게임 내내 이것저것 확인하고 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게임에 익숙해질수록 점차 나아질 부분이긴 하겠지만...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그야말로 눈이 돌아가는 경험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2. 조악한 종이돈 및 콤포넌트 설명

돈을 만지는 순간... 우리나라 전통 한지가 떠오릅니다. 모노폴리, 타워마블, 파워그리드에 들어있는 종이 돈도 참 조악하다고 느꼈지만 지구를 떠나다에 들어있는 돈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손에 땀이 잘 나는 분들이 돈을 만지면 땀에 녹아버리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_-; 돈도 부품카드와 같은 재질로 해줄 순 없없을까요? 저는 그냥 포커칩을 이용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대단히 불만인 것은... 룰북이나 웹 어디에도 정확한 콤포넌트 구성이 쓰여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타 회사의 룰북에 아이템 카드x20, 레어 아이템 카드x10, 슈퍼레어 아이템 카드 x 1 이라고 쓰여있다면, 지구를 떠나다엔 그냥 120개의 부품카드가 있다고 써져있습니다. 무슨 부품이 몇 개씩 들어있는지 상세히 쓰여있질 않아요. 그렇다고 갯수가 맞느냐? 또 그렇진 않습니다. 룰북에 적힌 것보다 카드가 더 들어있기도 하다는데 도대체 뭐가 더 들어있는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저런 포럼에 가보니 플레이어끼리 콤포넌트를 비교하는 글도 제법 있더군요. 문제는 자기들도 "최소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콤포넌트의 수량"을 모르기 때문에 비교를 하더라도 누가 맞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냥 얼추 비슷하면 "이게 맞나보다" 하고 넘어가더군요. 이게 대체 뭐하는건가요. 콤포넌트가 많이 들어있는건 문제가 없지만, 필요한 것보다 적게 들어있는데도 그걸 알 수가 없다는건 말이 안되죠. 이건 디자이너나 퍼플리셔 입장에서 나서서 확실하게 "각 콤포넌트가 최소한 이만큼 있어야 한다"라고 밝혀줘야 한다고 봅니다. 웬만해선 나서서 뭐라하지 않는데... 퍼플리셔 & 디자이너가 볼 수 있도록 불평의 글을 남겨놨어요.

3. 엄청난 다운타임

Downtime 이란 한 플레이어가 진행하는 동안 다른 플레이어들이 대기하는 시간을 뜻합니다. 1인플을 했을 때도 계산하고... 확인하고... 필요한거 있는지 확인하고... 결과 판정하고... 필요하면 또 한대 만들고... 계산하고... 날려보내고... 하며 꽤 오랜 시간을 보내는데, 저 같은 사람이 3명 이상 있다면 게임이 얼마나 늘어질지 상상하기 힘듭니다. 특히 장고 플레이어가 있다면 더더욱요.

물론 남이 진행하는 동안 멀뚱히 보고만 있진 않겠죠. 다들 자신의 계획을 계산하느라 정신 없을테니까요. 그러나 그 계산도 어디까지나 잠깐이고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하는 것일 뿐, 자기 차례 때 돌발상황이 생기면 또 다시 추가 계산 & 확인을 해야합니다 -_-;; 게임이 1~2인플레이가 최고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게 봐줘도 3인부터는 다운타임이 지나칠 것 같네요. 만약 돌아가면서 한번씩 액션을 하는 시스템이었다면 아주 조금 낫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4. 룰북

최근에 나쁜 룰북의 예에 대해서 글을 쓴적이 있었죠? 이 룰북도 거기에 속합니다. 전체적으로 룰북은 잘 쓰여진 편이지만, 각 내용을 보충 해주는 예시나 그림들이 거의 없거나, 있더라도 너무 간략화 되어서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룰북을 세 번 읽고 결국 세세한 부분들이 이해가 안되어 동영상 강좌를 찾아다녔습니다만, 이 게임을 전체적으로 훌륭하게 다 커버하고 있는 영상은 없던것 같습니다. 영상을 보고 -> 룰북을 보고 -> 다른 영상을 보고 -> 룰북을 보고... 이걸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르겠네요.

룰북의 뒷부분에 약 20페이지에 걸쳐 게임과 현실의 차이점 / 기본적인 발사이론 / 역사적 사실 등등... 별걸 다 써놨던데 이런거 쓸 바엔 차라리 그림을 더 넣으라고!!!!!!!!

영어 듣기가 가능하시거나 눈치껏 이해할 수 있으신 분들은

William Hutton : https://www.youtube.com/watch?v=2bwVBSOfeCo

Ant Lab Games : https://www.youtube.com/watch?v=ueOlIfFIy9Y

이 두 영상을 추천합니다. 각각 파트1 & 2로 나누어져 있는데, 모든 요소를 다 설명하진 않지만 둘 다 차분히 게임을 진행하며 게임을 아주 잘 설명합니다.

전체적인 감상...

지구를 떠나다는 정말 재밌습니다. 퍼플리셔와 손잡고 정식으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현실감 있는 테마, 긴장되는 레이스, 돌발상황까지 염두해야 하는 계산까지... 얼핏 보면 복잡해보이지만 사실 해보면 크게 어렵지 않은 간단한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지구를 떠나다를 시작으로 이런 시뮬레이션 게임이 더 나와도 참 신선할것 같습니다. 롤러코스터를 설계한다던가 ㅎㅎ

뭐... 이렇게 재밌다고 말하곤 있지만 이 모든건 강한 테마의 장벽을 뚫어야만 느낄 수 있어요. 저처럼 우주에 관심이 많거나, 계산하는걸 좋아하거나, 뼛속까지 이공계이거나, 실제 관련업계(?)에서 일하는 분들이라면 아주 좋아할 것 같습니다. (그 증거로 제 지인들은 테마를 듣자마자 난색을 표했습니다 ㅠㅠ)

전 테마에서 취향저격을 당한터라, 지구를 떠나다는 위에서 언급한 모든 불만/불평에도 제가 가장 아끼는 게임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좀처럼 1인플 게임은 하지 않습니다. 그걸 할 바엔 차라리 다른 활동을 하자는 주의라서요. 그런데도 제 컬렉션 중 메이지나이트와 더불어 유일하게 "1인플이 재밌는 게임"으로 인정 받았습니다. 할 때마다 계산 능력이 늘어나고, 처음엔 시도조차 못했던 미션을 생각보다 빠른 시간 내에 해내는걸 보면 "내 실력이 늘고 있구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더 많은 확장이 빨리 나오면 좋겠어요. 제 실력으로 얼마나 먼 행성까지 날아갈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아참, 어차피 지인들에게 마구 들이댈만한 그런 게임도 아니지만, 이 게임은 오히려 꽁꽁 숨겨놓고 저만 할 생각입니다.

이렇게 재밌는걸 다른 사람과 하고 싶지 않거든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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