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 합시다. 4탄.

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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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5 오전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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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발음, 외래어/외국어 표기, 사투리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그 동안 제 글을 읽으신 분들은 완전히 딴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보드게임하고 관련지을 수 있는 숨은 재주가 있다는 것도 인정해주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제 소개를 조금 해야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저는 오하이오 주에 있는 신시내티에서 어렸을 때 살았습니다. 그 뒤에 한국에 20년 살고, 나중에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 살면서 켄터키 (오하이오 바로 남단에 있는 주) 친구가 생겼습니다. 어렸을 때 아무 것도 모르고 알던 신시내티와, 나이 먹고 켄터키 사람이 생각하는 신시내티와의 문화적, 지방적, 지역적 충돌을 겪으면서, 신시내티를 내외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죠. 지금 바로 지도로 신시내티를 한 번 찾아보세요, 기달릴께요.

오하이오주와 캔터키주는, 강 하나 차이로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신시내티 '방언'은,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표준어'입니다. 뉴스앵커들이 추구하는 말투이죠. (확인해 보니, '일반영어'의 기준이 제가 배웠을 때보다 약간 서쪽으로 이동한 모양입니다. 아니면 단지 신시내티에 사는 사람들이 스스로 기준이라고 했을 가능성이 더 높겠네요. 관심있으시면 "General American"을 위키에 찾으시면 되고요, 거기에도 미시간 주의 사람들이 자기 말이 표준어라고 '착각'한다고 되어 있네요, 하하) 반면에 켄터키는 전형적인 남부방언을 쓰고 있습니다. (남부 사투리가 있고, 산지방 사투리가 있는데, 제 친구는 둘의 합이였습니다.) 정말로 처음 접하는 사람은 반 밖에 알아듣지 못합니다. 자음은 몇 배로 늘어나고, 2음절 단어가 갑자기 5음절이 됩니다. 그 것으로 끝이면 다행이죠. 자음이 다른 자음으로 변합니다. 고개가 절로 흔들리네요.

(켄터키 관광 안내 책자로 변한 것 처럼 보이지만, 길 알고 어디론가 잘 가고 있습니다. 어, 저 길 언제 생겼지? 처음 보는데? 흠...)

켄 터키 발음에 있어서 절대로 뺄 수 없는 것은, 도시 Louisville의 발음입니다. 네이버 찾으면 켄터키 주의 북부에 위치한 도시, 루이빌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나머지 49개 주에 사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시면, 루이빌이라고 합니다. 켄터키 사람들은 어떻게 발음하는지 지금 쯤 안 궁금하시면, 뉴스나 다른 것을 읽고 오세요, 궁금해질 때까지. 준비되셨나요? '공식' 발음이 무려 6가지 있습니다.

Looavul. Luhvul. Loueville. Looaville. Looeyville. Lewisville. 제가 한 번 소리나는 데로 써보면,
루아블. 러벌, 루어블, 루아블, 루이빌, 루이스빌.

다 음은 루이빌 출신 또는 현재 거주하는 인사들의 루이빌 발음을 모은 동영상입니다. 6개 발음 다 있습니다. 가려낼 수 있나요? 비디오 25초에 나오는 간판, 루이빌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왠 대형 방망이'라고 생각하신 분들, '루이빌 슬러거'가 가장 유명한 야구 방망이인데, 바로 여기가 그 루이빌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w8Bn9o_L08o

그 다음, 크레이그 퍼거슨(Craig Ferguson)이라는 토크쇼 진행자/코미디언/드래곤 길들이기에서 대장장이 '고버'가 루이빌 사람들의 루이빌 발음에 대해서 놀리는 장면입니다. 한 40초까지만 보시면 됩니다. 제 생각에는 영어 전혀 못 알아 들어도 웃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니면 말씀해주세요. (자막 방금 추가했습니다, 비디오랑 같이 보십시요.)
http://www.youtube.com/watch?v=EV1IrHKYYtM

루이빌 켄터키의 마크가 쓴 편지입니다.
사실, 루이빌 사는 사람 처럼 제대로 발음하자면 "___".
어떤 사람들은 루이빌이라고 발음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이렇게 해야 합니다, "___".
어디 출신이시라구요?
"___"
계속 편지 보내주세요. 아니, 여러분이 알아들을 수 있게 다시 말씀드리면, 계속 "__" 쓰세요.
그 게 한 40초까지의 내용이랍니다. "___"의 내용은 비디오 보셔야 알구요. 저는 웃긴 것은, 바로 앞 비디오의 1:38초에 나오는 여성분하고 (입 전체가 돌로 곽차 있다고 생각하고 발음하라고 설명한 사람) 발음이 많이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

다 음은 스포츠! 대학농구팀, 켄터키주립대의 대학농구팀은 정말 '주'의 팀입니다. 3월의 광란이라고 불리는 대학농구선수권대회가 시작할 때, 정말 온 주가 난리입니다, 난리. C A T S, Cats Cats Cats! 얘기하다가 아무 이유 없이 응원이 나옵니다. C A T S, Cats Cats Cats! 워낙 촌이라, 프로 스포츠팀 하나 없습니다. 평소에 항상 신시내티를 욕하면서, 알고 보니, 켄터키 사람들은 자주 신시내티 와서 야구의 레즈, 미식축구의 벵골스를 보러 온다고 합니다. 도시는 미워하지만, 스포츠팀들은 입양한 셈이죠. 추신수가 계속 신시내티에 남아 있었다면, 우리나라의 입양 도시가 되었을텐데, 아쉽네요. (스포츠 얘기를 하면서, 경마, 특히 켄터키 더비 얘기를 하지 않으면, 제 친구가 매우 섭섭해 할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평소에 잘하지, 그렇죠?)

그래도 무엇보다도 큰 차이는, 오하이오와 켄터키의 경계가 남과 북의 경계였다는 것입니다. 미국인들은 과거의 노예제도에 대해서 오늘날까지 강한 수치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백인우월주의도 남아 있는 곳들이 있고, 기회가 되면 다음에 얘기하고요) 북부 사람들은 노예해방을 위해서 싸운 자부심이 있고, 남부 사람들은 부끄러운 과거가 있는 것이죠. 신시내티는 바로 '지하철도'의 중요한 거점이었답니다. "자유: 지하철도" 보드게임, 다이스타워(최고(?)의 게임 리뷰 사이트) 올해의 게임상 3개부문수상작, 최고의 협력게임, 디자이너 신인상, 최고의 테마성 게임, 바로 그 게임에서 아주 중요한 도시가 어디인지 말씀 안 드려도 알 것입니다. 아, 벌써 말씀 드렸군요. 한 백번. 그 당시 법이 이상해서, 남부에서 노예가 탈출해도, 노예사냥꾼들이 북쪽에서 잡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부 지방에서 캐나다까지 노예를 이동하는 경로를 '지하철도'라고 하죠. 이 집에서 숨었다가, 다음 마을 저 집에서 숨었다가, 다음 도시 교회에서 숨었다가, 길고 긴 '지하철도' 였죠. 버밍햄 앨라배마 (게임의 지도에 표시된 농장들과 거리상 대충 맞는 도시)에서 캐나다까지의 거리를, 오늘날의 고속도를 따라서 가면, 1,600 킬로미터 넘습니다. 서울-부산 왕복 두번 거리를 숨어서 간다고 생각 한 번 해보십시오.

라도의 테플(?) (Rahdo Runs Through), 예행연습이나 시험운행의 뜻의 runthrough라는 단어를 나누어, run through로 중의법적으로 자신이 바쁘게 대충 맛보기로 게임한다는 제목의 유투브 동영상 시리즈입니다. 혼자서 2인용 게임을 하여, (이 분의 부인, 젠의 역할도 혼자서 함. 초창기에는 '가상의 인물'이라는 얘기도 많이 나와, 나중에 우정출연 몇 번 했습니다.) 중간까지 게임을 하다가, 따로 짧은 게임평 비디오를 만듭니다. 이 분 이름은 리차드 햄인데, 게임할 때,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와 비슷하게, 자기 이름의 앞글자를 따서 '라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정말, 혼자서 너무나도 잘 노는데, 보고 있는 사람까지 재밌습니다. 막 상대방(말로만 자기 아내) 견제하고 공격하더니, 곧바로 '아내'가 되어, 공격을 막고 받아치고, 정신분열증 환자 같습니다. 황당한 것은, 딱 봐도 재미 없어보이는 게임도, 얼마나 몰입해서 하는지, 신기합니다. 소리 지르고, 긴장하면서 (손에 땀 나서 컴포들이 손에 붙을 때도 있어요), 같이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습니다. 뭐를 할까 고민할 때 머리에서 연기나는 것이 보이는 것 같아요.

이렇게 길게 라도에 대해서 설명한 이유는, 라도가 "자유: 지하철도" 보드게임하는 모습을 설명하기 위한 것입니다. 라도는 게임을 하면서, 그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설멍하고, 게임적인 요소가 충분히 추상화되어 있기에, 내용상, 테마상 너무 무겁지 않게 게임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하지만 일단 테마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하더니, 게임하면서 나온 카드 내용이 연상되어 울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어떻게 같은 인간에게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 믿기 어렵다는 것이었죠... 우리나라 보드게임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이러한 열정, 이러한 성의를 가지고 일하시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아니, 여러분 모두가, 자신의 할 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시기를 빕니다.

노예해방운동 하신 분들의 얘기도 준비했는데 (물론 오하이오주 출신이나 오하이오주에서 활동하신 분들) 내용이 또 너무 길어져서 그만 써야겠네요. 또 다시 넷러너의 ICE에 대한 제 생각을 미루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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