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를 합시다.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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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2 00:26

2번째 '영어공부를 합시다'를 시작합니다.

일 단, 첫 번째 글을 안 읽으셨으면, 간단히 정리하자면, 두문자어(acronym)에 관한 설명을 좀 했습니다. 밴다이어그램도 그리고, acronym의 역사를 세계문명발전과 연관지어 해석하였습니다. (글을 읽으신 분들에게 한 마디: 원래는 밴다이어그램도 그리고, 세계문명발전과 연관짓는 것 같은 내용까지 넣을려고 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렇게까지는 못했지만,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썼다고 스스로를 이미 속이고 있으니, 그런가보다 하십시오.)

오늘의 주제는, 일관성입니다. 한글화를 함에 있어서, 같은 단어를 항상 똑같이, 용어를 통일해서, 뭐, 이런 것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하면 만족하실 분이 많으실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한 것이 틀렸다면,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할까요? 14년 전, 해리 포터의 세계로 한 번 가봅시다.

해리 포터의 첫 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Harry Potter and the Philosopher's(Sorcerer's) Stone)은 2001년에 나왔습니다.

제 목을 봐도 우리가 미국 영어권의 영향이 큰 것이 보이네요. 찾아보니까 미국과 인도에서만 '마법사'의 돌이라고 되어 있다고 하네요. wiki 편집하시는 분 계시면 한국도 추가해주세요. Philosopher's Stone은 영국제목, 다시 말해서 '원제목'. '현자의 돌'은 연금술과 관련하여, 역사, 전설 속의 신비의 존재입니다. 일본 '강철의 연금술사'에도 나오고요. 그래서, 당연히 '무식한' 미국사람들이 전혀 이해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마술사의 돌'로 이해하기 쉽게 바뀐 것이랍니다. Weinstein이 설국열차를 30분인가 삭감하고, 앞에 영화 설명하는 부분을 넣어야 한다고 했다는 얘기 최근에 들은 기억이 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것이 우리 영화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미국시장에 대한 비판이라는 점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너무 이야기에서 이탈했는데, 돌아가서) 영화가 나온 당시, 이미 4권(해리 포터와 불의 잔)까지 나왔었죠. 검색해보니까 우리나라도 4권이 같은 해 11월에 나왔구요. 저도 제 기억에 2001년에 처음 해리를 알게 되어, 한꺼번에 같은 해에 4권을 다 읽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영화는 중간에 봤는지, 4권을 본 다음에 봤는지를 분명하지는 않지만 (조금만 더 인내를 가지세요, 진짜로 하고자하는 얘기에 가까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한 것처럼 느낌이 와요...) 분명한 것은 책을 최소 한 권 본 후에 영화를 봤습니다. 어떻게 확신하냐구요? 바로 해리의 친구, 론의 부인 (아직 해리 포터를 다 안 보셨으면, 부인은 농담이죠, 둘이 매일 싸우니까), 학교에서 가장 똑똑하면서도, 마법사의 피가 전혀 없는 Hermione 때문입니다. 첫 음절에 강세를 주고, "헤르미온". 그렇게 읽었죠. 우리 나라 책들에도 '헤르미오느'라고 되어 있고요. 방금 찾아봤더니, 불어발음으로 "헤르미오느" 같이 들리고요. 그런데! 그리스어로도 있습니다. 그 발음은 '허마이오니', 즉, 강세를 둘째 음절에 있는 것이죠.

헤르미오느.
허마이오니.

열번씩 읽어보세요. 어느 것이 귀여운 소녀의 이름 같고, 어느 것이 센강 옆의 카페에서 담배피면서 시를 읊는 여인 같은지.

지금까지의 발음이 '틀렸다'는 것을 이제 영화를 통해서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순간부터 책을 읽을 때, 당연히 '허마이오니'라고 읽기 시작했죠.

자, 질문. 우리 나라 영화 자막, 소설책 번역하시는 분들, 어떻게 했어야 할까요? 해리 포터에 대해서 전혀 모르시는 분은 여기까지 읽으셨을 것 같지도 않지만, 혹시 계시면, 오늘 날까지, 그 이후에 나온 3권의 책, 4편의 영화를 헤르미오느로 일관되게 갔습니다. 이 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을까요?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셨겠어요? 2000년이면, 아직 비디오테입 쓰는 사람이 있던 시절입니다. 지금은 자막 파일 바꾸기 쉬워요. 책도 아마 다 새로운 판으로 출판되었을 것이고, 만약에 그 때 큰 마음 먹고 다 바꿨다면, 1-3년의 혼란기 뒤에,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하고 끝났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보드게임 얘기랑 조금이나마 연관을 짓지 않으면, 정치글이라고 지워질지도 모르니, 왕좌의 게임하고 무리하게 연결지어 보겠습니다. 제 왼손에 아무 것도 없죠?

왕 좌의 게임을 원어로 5권 다 읽고, 단편소설로 나온 100년 전의 이야기인 덩크와 애그 얘기도 읽고, 오디오북도 들을려고 했습니다. 들을려고 했다고 하는 이유는, 오디오북의 대가, Roy Dotrice(로이 도트리스)가 읽으셨는데, 한 30분 들으면 잠이 듭니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아마데우스의 아버지 역할을 하셨다고 나와 있네요.

(글 쓰는 사람들은 인터넷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요? 지금은 검색하면 글이 절로 써지네요. 죄송합니다. 계속 길에서 이탈을 하네요. 글을 쓸 때,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타자를 치면 쓸려고 하는 말이 기억나는 것 같아서..)

자, 책을 오디오북에서 읽은신 로이 선생님이 있고, 조지 RR 마틴이 인터뷰 같은데서 말한 것들이 있고, 요즘 인기 있는 미드가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이 뭔지 아세요? 왕자의 게임에 등장하는 사람의 이름을 발음하는데 있어서, 3개가 다 틀린 것도 있습니다. 네, 오디오북, 작가, 미드, 발음이 다 다른 이름이 있답니다! 진짜 재밌는 것은 뭔지 아세요? 작가는 당연히 틀린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왜? 뉴저지 사투리가 있는 미국사람이기 때문에. 하하!

보충 설명하자면, (이 글 전체가 보충설명이네요. 보충설명의 보충설명이라고 합시다.) 왕좌의 게임도 그렇고, 반지의 제왕, 환타지 소설들의 영화화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영국 배우, 영국발음을 사용한다는 것. 우리의 사극속의 언어가 '통일'된 것 처럼, 환타지 영화들은 영국 시골, 오래 된 것 같은 발음을 추구합니다. 가끔, 칼을 휘들고, 마법사가... 마법을 부리고, 그러한 영화에서 '미국'발음을 사용하면, 연기 못한다고 욕을 한답니다. (우리도 사극에서 쌍거플이 있으면 뭐라하기 쉽죠. 제가 사극을 잘 안 봐서 모르는데, 서울 말투를 쓰거나, 지방 사투리를 써서 사극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면, 여기에 그러한 얘기가 있다고 칩시다.)

아, 이름들의 발음이 다양한 것들의 예, Brienne, Sansa, Cercei 입니다. Sansa인지, Cercei인지, 둘 중에 하나가 3 발음이 다 틀린 것인데, 기억이 안 나네요.

Brienne (브리엔, 브리안)
Sansa (산사, 산서)
Cercei (써씨, 쓰르세이)

억지로 한글을 붙여봤는데, 잘 안 맞네요. 한글로 쓰니까 비슷비슷하게 들릴 수가 있는데, 완전히 다른 이름으로 들리는 것도 있다는 제 말을 믿어주세요. 영희하고 영호가 다른 만큼.

Tyrell (타이렐, 티럴)

오, 빼놓을 수 없는 Tyrell. 뒤 늦게 Tyrell을 넣은 것은, 미드 내에서도 발음이 변합니다. 같은 장면에서도 변합니다. 같은 배우도 다르게 발음합니다. 하하. 왜? 영어로 두 발음이 다 있으니까요.

이 것 쓰면서 알게 되었는데, 좀 복잡하고, 정말 지어낸 이름들, 묻고 질문해서 발음들을 많이 교정하고 '합의'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쉬운' 단어들, 예를 들어서 기존의 발음이 있거나, 쉬워 보이는 이름들, 안 물어봤으니까, 오디오북에서 작가 의도랑 많이 벗어난 것들이 있었다고 하네요.

모임 계시판에 펠릭스님의 왕좌의 게임 모임에 참가했었는데, 몇 개 카드의 표기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다 기억했는데, 막상 쓰니까 확실한 것이 하나도 없네요. 여기부터 제가 몇 개의 예를 들었다고 합시다. 흠, 그러니까, 보드게임 한글화와, 미드 나오기 전, 미드 나온 후의 발음의 변화를, 위의 해리포터 얘기와 똑같이... 알았죠?)

넷러너 얘기할 것도 있었는데, 아니 되겠네요. ICE에 관한 생각과 'credit'에 대한 이야기. 다음에 뵙던지, 2편으로 아쉽게 마무리를 짓게 되면 그 동안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조기종영 생각에 Firefly에 대한 얘기들이 생각나네요. 물론 게임말구 미드. 그래도 아마 보드게임하고 연관 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 글은 다다에도 실렸는데, 조금 차이를 두었기 때문에, 표절의혹이 제기될 시, 이 문장 때문에 같지 않음을 증명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