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이 지난 나만의 정리법 모음(하)

나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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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5-29 오후 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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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 글을 쓴지 벌써 2주가 넘었네요. 시간은 여전히 빠릅니다.

저에게 이 글은 19년도 하반기로의 시간여행이자 게임 박스 안으로 떠나는 공간여행입니다. 뭔 소리여? 네, 헛소립니다...(벌써 더위를···) 유익한 정보도 없고 재미난 후기도 아니기 때문에 알아봐야 별 쓸모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그냥 묻어버리기에는 다소 아쉬운 방법들이라 저만의 추억여행 삼아 적어봅니다.

이런 상황에 딱 어울리는 고사성어가 있죠. 워게임을 즐겨했던 쥬쥬(이름이 맞나요?)라는 유명한 보드게이머 관련 일화입니다. 평소 잘 돌아가지 않은 보드게임이 하나 있었는데 당시 시세로 팔기는 좀 아깝고, 그러다보니 그냥 방치하게 되어 결국 “게임이 녹슬었다” 하여 “게녹”이란 말이 생겼답니다. 이후 게록을 거쳐 계륵으로 변형되었다고 하죠. 뭔 소리?? 네, 개솔··· 계륵이라는 얘깁니다.

자, 오늘 소개할 닭갈비의 주요 재료는 다음과 같고, 모두 국내산이며 MSG는 첨가하지 않았습니다. 1~2번 재료는 이미 바닥났습니다.

1.이스탄불 빅박스

2.정령섬

3.공룡섬

4.광기의 저택

5.메이지나이트 UE –도미니언 박스에 정리

6.반지전쟁

나만의 정리법 모토는 사용감은 지극히 미미하지만 다이소로 채우자는 주희입니다.^^

네, 저는 오거나이저를 사용할만한 게임이 없으며, 직접 만들어 쓸 만큼의 금손도 아니기에 그냥 다이소에서 적당한 통을 골라 적당한 곳에 사용할 뿐입니다.

3. 공룡섬 - “방치된 제품 돌아보기”

19년 6월에 드디어 선주문 했던 공룡섬이 도착합니다. 공룡이라 아이들이 좋아할 줄 알고 샀는데··· ㅜㅜ 공간 압박이 꽤 심했던 게임입니다.

공룡 미플을 500ml 통에 따로 담으면 간단히 해결되고 게임할 때도 편하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게임 박스와 따로 보관한다는 게 영 맘에 들지 않았죠. 그래서 꾸역꾸역 넣어봅니다. 이쁜 그림은 없지만 종이 트레이는 남겨둡니다. 칸이 나누어진 트레이는 일부 구성물의 위치를 고정시켜 주고(아래쪽에 보드판 보관), 적당한 크기의 타일을 반찬통에 담지 않고 보관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유용합니다.

일단 실험실 업그레이드 타일과 어트랙션 타일을 상단 왼쪽에, 카드는 상단 오른쪽에 넣습니다. 방목장타일은 양쪽에 적당히 분산시켰습니다. 이제 하단 오른쪽 공간에 공룡 미플을 넣고, 왼쪽에는 개인별 컴포와 동전을 넣으면 됩니다.

우선 기본 공룡 미플 50개는 제외했고요, 공룡 미플을 담기 위해 두꺼운 도화지로 상자를 만들어줍니다. 똥손이지만 이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죠. 정리할 때는 막 넣으면 안 되고 적당히 살랑살랑 펼쳐주면서 넣어야 합니다.

쓸모없이 방치되고 있던 칸막이통(반짝이통)이 눈에 띄었는데요, 예전에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동네마트에서 발견한 녀석입니다. 당시에는 처음 보는 물건이라서 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저희 동네에서도 쉽게 볼 수 있더군요. 1년 넘게 대기했다가 드디어 쓸 데가 생겼네요. 높이도 적당하고 폭이 왼쪽 하단 공간에 딱 맞습니다.

역시나 찬밥 신세였던 4색 뚜껑 100ml(?) 짜리에 개인 컴포를 넣습니다. 빨노초파라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아서 샀는데 어이없게도 뚜껑이 너무 헐렁해서 깜짝 놀랐는데요, 그래서 꽤 오랫동안 부름을 받지 못했습니다.

마침 그 불편한 뚜껑을 버리니까 반짝이 통에 딱 들어갑니다. 동전을 넣을 통이 하나 더 필요한데 1세트를 더 구매할 수는 없고 100ml짜리 1개를 칼로 깎아서 높이를 맞춥니다. 주사위를 끼워 넣으려니 좀 불편하지만 일단 넘어갑니다.

반짝이통이 종이트레이보다 살짝 높습니다. 그래서 높이를 맞추기 위해 공룡조합타일을 좌측에 2개, 우측에 3개씩 4행 2열로 쌓으면 평평해집니다. 마침 타일 종류가 대형 5개, 소형 5개, 초식 7개, 빈타일 3개라 딱 좋네요. 당시에는 공룡섬 정리에서는 이 부분이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그 위에 보드판을 모두 올려줍니다. 상단 왼쪽에 방문객 미플을 적당히 고르게 펴셔 놓고, 오른쪽에 추가 방문객과 유행어 토큰을 놓습니다.

마지막으로 룰북과 주머니를 덮으면 딱 맞습니다. 박스가 뜨지 않습니다.

이런 상태로 계속 보관 중이었는데요, 작년쯤 언젠가 좀 더 완벽(?)하게 정리를 했습니다.

내부가 워낙 빡빡하기 때문에 박스를 세워 놓아도 공룡조합타일이 흐트러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타일을 종류별로 묶으면 좀 더 깔끔하고 바로 배치 가능합니다. 이것 역시 어느 오거나이저인지 3D출력물인지 보고 따라한 겁니다. 이제 이 타일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상단 왼쪽 밖에 없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던 방목장 타일과 방문객 미플을 모두 뺍니다.

방목장 타일은 2~3칸짜리와 4칸짜리로 구분하여 각각 두 묶음으로 만듭니다.

공룡조합타일로 인해 실험실 업그레이드 타일과 어트랙션 타일은 세워 넣어야 하고요, 방목장 타일은 오른쪽 카드 공간으로 옮깁니다. 4칸짜리는 벽으로 붙이고 2~3칸짜리는 카드 묶음 중간에 눕혀 놓습니다. 목표카드 일부는 타일 아래에 두었고요, 나머지 카드묶음을 순서대로 넣습니다. 이전보다 타일만큼 높아지기 때문에 맨 위에 자리했던 추가 방문객과 유행어 토큰은 다른 곳으로 가야합니다.

자리에서 쫓겨난 방문객 미플과 유행어 토큰을 동전통이 있던 자리로 옮깁니다. 칼질했던 100ml 통은 빼버리고 지퍼백 채로 넣습니다. 그리고 가장 거슬렸던 주사위를 개인 컴포함에서 모두 꺼냅니다. 이제 기업 토큰과 과학자 토큰에 코인 캡슐을 씌워도 충분히 들어갑니다. 동전류에는 코인캡슐을 전혀 하지 않는데, 몇몇 작은 토큰을 위해 고심 끝에 일부 사이즈의 코인캡슐을 구매했습니다. 100개씩 묶음으로 4종류 정도 샀는데, 나중에 보니 20개씩 파는 사이트도 있더군요. ㅜㅜ

꺼낸 주사위는 실험실 타일 왼쪽 옆에 끼워 넣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자작용 빈타일을 종이 트레이 밑에 집어넣어서 생긴 공간으로 바닥부터 3.5개-4개-3.5개씩 쌓으면 됩니다. 3개-4개-4개로 쌓으면 2층의 4개가 꽉 껴서 꺼내기 불편한데요, 그래서 2층, 3층의 1개를 반층씩 내려놓은 겁니다. 설명이 된 건가요?? ㅎㅎ 여기서 하나 아쉬운 점은 어트랙션 타일 2개 정도가 들어갈 공간이 부족해서 오른쪽 칸의 카드 옆에 끼워 넣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반짝이통 옆 틈에 추가 방문객과 VIP를 넣습니다. 여전히 반짝이통과 종이 트레이의 높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선플레이어마커와 제작용 공룡조합타일을 위와 같이 배치합니다.

보드판을 올리고 상단 왼쪽의 남는 공간에 동전을 적당히 펼쳐 놓습니다. 대충 펼쳐도 공간이 충분합니다.

룰북과 주머니를 넣으면 박스가 꽉 차지만 뜨지는 않습니다.

맨 처음 정리했을 때는 공룡조합타일이 2개+3개로 딱딱 들어맞아서 뿌듯했는데(지금 보니 좀 조잡하지만요^^), 종류별 더미로 만들어 주니 훨씬 깔끔하네요. 주사위를 따로 빼낸 것도 아주 맘에 듭니다. 주사위는 꺼내면서 바로 초록주머니에 모두 넣어서 뽑으면 됩니다. 다만 동전 보관은 이렇게밖에 안 되네요. 줄맞춰 정리하면 공룡조합타일 위에 깔끔하게 들어갈 듯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어차피 적당한 통에 부어서 사용할 거니까요. 다른 게임들처럼 순서대로 세팅을 할 수 있게 번호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게임보드, 상단 왼쪽의 타일들, 상단 오른쪽의 카드와 타일, 하단의 컴포 순으로 꺼내서 쭉 놓으면 됩니다. 공룡섬에 사용한 반짝이통과 100ml통은 아마 지금도 쉽게 구할 수 있지 않나요??

4. 광기의 저택 - “피규어가 많은 게임 정리하기”

19년 7월에 광기의 저택을 구매합니다. 커다란 피규어가 있는 게임은 처음이라 어찌 정리할지 고민이 좀 있었지요. 이 게임 또한 오거나이저가 근사하고 다양한 정리법이 나왔지만, 저는 물론 다이소 용품을 사용하고 그림까지 그려진 종이 트레이는 그대로 남겨두기로 합니다. (그동안 확장이 여럿 발매되었지만 아직 본판뿐이며, 본판 시나리오도 아직 남았습니다. ㅜㅜ)

우선 토큰을 정리합니다. 예전에 테포마 한글판이 나왔을 때쯤 몇 번 언급됐던 트레이가 있었죠. 저는 테포만 본판을 다른 통으로 잘 정리해서 쓰고 있었는데, 동네 다이소(6칸 트레이를 발견했던 바로 거깁니다)에서 우연히 발견하고는 2개나 충동구매를 했습니다. 그런데 통이 좀 작다고 느껴져서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1년 정도 방치돼 있다가 선주문으로 구매한 뉴턴에 1개를 사용합니다. 2세트가 있었기 때문에 뉴턴 컴포에 맞게 내부 용기를 적당히 바꿨습니다. 작은 원형 토큰에 캡슐을 씌운 후에 토큰들의 자리가 바뀌었네요.

뉴턴 박스 안에도 딱 맞게 들어갑니다.

남은 통으로 광기의 저택 토큰들을 채우니 꼭 맞습니다. 주사위만 군데군데 넣어주면 됩니다.

광기의 저택은 피규어 정리가 관건이지요. 마침내 그 유명한 다이소 16칸 트레이가 필요합니다. 이 트레이는 워낙 유명해서 예전에 2개씩이나 사 놓았으나 저는 쓸 만한 데가 없더군요. 이제야 하나 사용합니다.

좌측 넓은 칸에 받침대를 분리한 심해인 혼혈말 4개를 넣습니다. 소형말 중에서는 심해인 혼혈말이 제일 단단하고 바닥에 고정시킬 때도 안정감이 있어서 접착하지 않았습니다. 스펀지로 칸을 막고 (팔을 벌리고 있는) 조사자말 2개를 함께 넣습니다. 위쪽 넓은 칸에 조사자말 6개를 넣습니다. 섞이는 게 싫어서 종이로 칸막이를 만들었습니다. 나머지 14칸에 남은 소형 괴물말을 하나씩 넣어줍니다. 여기서 소소한 팁으로 각 괴물들의 바닥에 끼우는 타일이 헐렁한 게 많더군요. 그래서 저는 플텍(아마도 코드네임에 썼던 6969인 듯..)을 4등분해서 같이 끼워 넣었습니다. 빡빡하게 들어가기도 하고 타일도 보호할 수 있겠죠??

자 이제 게임상자를 채웁니다. 지도 타일을 먼저 깔아주고 그 위에 토큰 트레이를 올립니다. 남은 공간에 중형 괴물말 4개와 대형 괴물말 2개를 넣으면 됩니다. 위쪽 공간과 트레이 왼쪽 공간에 스폰지로 틀을 만들어 줍니다.

위쪽 공간 양쪽에 대형말 2개를 넣고 가운데 스폰지에 홈을 파서 폭도 1개를 끼워 넣습니다. 트레이 왼쪽 공간에 나머지 중형말 3개를 뒤집어서 넣어줍니다. 중형말 발판이 토큰 트레이와 닿는 부분에 양면테이프를 붙여서 약간의 접착효과를 냅니다. 피규어 위치를 고정시키고 높이차를 보완하기 위해 몇 군데에 스펀지를 잘라 붙였는데요, 손재주도 별로고 폭도가 들고 있는 삽 때문에 스펀지를 오려 붙이는 데 시행착오를 좀 겪었습니다.

16칸 트레이를 올려놓으면 뚜껑 고리부분이 종이트레이에 딱 걸립니다. 조사자 구분을 쉽게 하려고 바닥에 직업을 붙였는데, 마침 한 달 후 쯤 산 페이퍼사파리의 토큰을 펀칭한 후 남은 종이트레이가 딱 맞아서 뒤집어 넣었습니다. 양옆의 남는 공간에 카드를 놓습니다. 룰북을 올리고 박스를 덮어도 전혀 뜨지 않습니다.

공간이 협소할 때는 카드를 덱박스나 지퍼백에 넣지 않습니다. 이미 여러 번 나왔지만 플텍을 사용하면 공간도 절약되고 게임에 바로 배치할 수 있죠. 일반물품과 특수물품은 가나다순으로 정리해서 놓기 때문에 그냥 한 묶음(또는 두 묶음)이면 됩니다. 마법카드와 상태카드는 종류별(5장씩)로 분류하기 때문에 예전에 버건디 카드게임에서 배웠던 정리법을 썼습니다.

카드 종류별로 분류해서 좀 더 큰 플텍에 넣고 그 플텍끼리 테이프로 붙여 연결하는 방식이지요. 정리할 때는 이렇게 묶음을 만들고, 세팅할 때는 카드 묶음에서 일부카드(진열대, 보너스 카드, 개인별 카드)를 빼서 적당한 위치에 펼쳐 놓고 나머지는 전체 묶음을 뒤집어서 라벨지가 보이지 않게 합니다.

위의 두 줄은 보이는 것처럼 펼쳐놓으면 되고요, 맨 아랫줄은 적당한 곳에 배치하게 되죠.

또 촥촥착 접어서 박스에 넣으면 깔끔합니다.

이 방법은 셀레스티아를 여행할 때 최고의 만족도에 도달합니다.

게임 준비할 때 엄청 간편한데요, 양끝을 잡고 쫘르륵 펼치면 됩니다. 도시타일은 꺼낼 일이 없으니 입구를 아예 테이프로 봉해버립니다.

박스에 넣으면 이렇게 됩니다. 이 위에 펀칭트레이와 룰북을 올립니다. 장비카드의 절반 정도를 플텍으로 묶으면 박스를 세워놓아도 카드가 흩어지지 않습니다. 카드나 타일을 바닥에 눕혀서 넣을 때 유용한 간단한 팁입니다.

예를 들자면,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카탄의 지형타일 절반 정도, 드래곤우드 각 카드의 절반 정도만 묶음을 만들어 주면 박스를 세워놓아도 흩어지지 않습니다.

푸코에서는 플텍의 중간에 스템플러를 박아 두 칸으로 나눠 사용할 수 있는데 게임 중에는 얼마나 편할지는 모르겠네요.

하지만 접어서 보관하기에는 꽤 좋습니다. 푸코의 플라스틱 트레이는 꽤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버리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주민과 승점토큰은 110ml 반찬통의 뚜껑에 쏟아 넣으면 됩니다.

티칼에도 사용을 했는데 혹시나 오히려 불편할 지도 모르니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

하지만 박스 안에 넣을 때는 그대로 보관해도 흩어지지 않기 때문에 나름 괜찮습니다.

사원 컴포와 보물 타일은 방치된 케이스에 넣습니다.

다시 광기로 돌아와서 아쉬웠던 부분을 수정해 봅니다. 사실 그동안 제가 정리했던 것 중 가장 만족했던 게임이 바로 광기의 저택이었습니다. 중형말 3개를 뒤집어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점이 최고의 만족감을 주었죠. 공간이 워낙 빡빡하기 때문에 흔들림도 거의 없습니다. 박스를 세워놓아도 문제가 없었죠. 다만 실제로 게임을 할 때 중형말 3개를 하나씩 조심해서 모두 꺼내야 하는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틀을 만들어 한 번에 꺼내는 방법과 굳이 뒤집지 않고 똑바로 넣을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손이 많이 안 가는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찾은 게 요새 많이들 쓰시는 투명 카드케이스입니다. 6590(대)의 높이가 얼추 맞아서 두 개를 잘라 이어 붙였습니다. 실은 삽을 든 폭도가 살짝 눌립니다. 이전에 폭도를 가장 위쪽에 배치하고 아래쪽에 스폰지를 두껍게 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는데요, 이정도 눌림은 그냥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스폰지를 새로 사서 좀 깔끔하게 다듬어볼까 하다가 귀찮아서 그만둡니다.

안정감과 편리함은 좀 늘었지만 뒤집어 놓을 때 딱 맞아 떨어지는 쾌감은 사라졌네요.ㅎㅎ 16칸 트레이야 워낙 흔한 제품이지만 토큰 정리에 사용한 10통들이 트레이는 아마 오래전에 다이소에서 사라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저만의 정리법으로 남을 듯하네요.

5. 메이지 나이트 도미니언 박스에 넣기 - “피규어가 적은 게임 정리하기”

이제 최고 난이도 게임이 남았네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게임 중 가장 부피가 큰 메이지 나이트입니다. 선주문으로 구매해서 19년 2월에 받았습니다. 역시나 분위기에 휩쓸려 충동구매한 게임입니다. 내부 플라스틱 트레이 왼쪽 윗부분이 깨져있었고, 플라스틱 덮개도 꽉 들어맞지 않고 붕 뜨는 느낌이라 세워두면 토큰들이 쏟아지더군요. 또 박스가 쓸데없이 커서 작은 박스에 담고 싶었습니다. 물론 빈박스는 진열장 맨 위 칸에 정면으로 전시합니다.^^

한 2년 전쯤인가 어느 분이 메이지나이트를 들고 다닐 방법을 게시판에 문의하신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만···^^; 혹시라도 밖에 가지고 나가실 생각이 있으신 분은 참고하시면 될 듯하네요. 마침 적당한 크기의 도미니언 본판 박스가 빈 상태로 남아 있었네요.

도미니언도 본판뿐이며, 카드는 예전에 친구들과 놀러갈 때 작은 상자에 담아 가져간 후 계속 그곳에 보관 중입니다.

도미니언 박스가 작아 보이긴 했지만 막연히 옮겨 담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피규어 케이스가 박스보다 폭이 크더군요. 그래도 케이스 중간 부분을 잘라 폭을 줄여 이어붙이고 꾸역꾸역 넣으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영웅별 토큰을 지퍼백에 담기는 싫고 적당한 케이스가 없을까 고민만 하면서 몇 달간 방치했네요.

그러던 어느 날 미니칩을 넣어두었던 요일별 약통이 눈에 딱 띄었습니다. 혹시나 하고...

기술토큰을 넣어봤습니다. 딱 들어맞더군요. 레벨토큰도 딱 맞고 나머지 토큰도 여유 있게 들어갑니다(물론 코인 캡슐을 씌우면 안 들어갑니다). 그것도 정확히 7칸이지요.

그리고 이제껏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영웅 피규어 케이스로도 쓸 수 있다는 것을요. 당장(은 아니고 며칠 후에) 다이소로 달려가 약통 2개를 사왔습니다.

크랑은 칸막이를 적당히 잘라내야 하고, 골딕스는 뒤집어서 넣었습니다. 달그락거리는 게 싫어서 스폰지를 조금 잘라 붙여서 고정시켰습니다. 개인별 컴포를 약통 2개로 정리하니 부피가 엄청 줄었습니다. 사실 메나 정리는 약통 2개로 끝입니다. 나머지는 각자의 방식으로 채우셔도 될 듯합니다. 코인캡슐을 씌우면 어떨지 모르겠네요.

저는 방치된 케이스를 사용하기로 합니다. 기본판의 적토큰과 유적토큰, 확장토큰과 확장카드 등을 여기에 넣었습니다. 토큰을 꺼내서 종류별로 쌓는 게 조금 불편하지만 이 트레이를 사용하기 위해 감수합니다. 사실 마땅히 더 좋은 방법도 모르겠고요. 아직도 사용처를 찾지 못한 트레이가 몇 개 있는데, 앞으로는 절대로 미리 사놓지 않기로 마음먹습니다.

영웅별 카드는 지퍼백에 넣고요, 나머지 카드는 종류별로 묶음을 만듭니다.

볼케어 피규어는 뚜껑을 대충 도려낸 70ml 통에 담았습니다. 도시 피규어도 적당한 통에 넣습니다.

이제 박스에 약통 2개, 토큰 케이스, 지형타일을 잘 배치합니다. 지형타일의 뾰족한 부분이 약통의 이음새부분에 쏙 들어갑니다. 볼케어 특수타일은 맨 바닥에 깔아주고 상처카드, 유물카드, 마법카드, 상급액션카드를 우상단 구석에 쌓고(뽀족한 지형타일과 카드 묶음 사이에 스폰지를 끼워줍니다), 도시 피규어, 볼케어 피규어, 마나토큰도 남은 공간에 넣습니다.

영웅별 카드 묶음은 두 개씩 겹쳐놓고 나머지 한 묶음은 우상단 구석에 올립니다. 유닛카드는 우측에 기타 카드 묶음과 밤낮보드는 중앙 부분에 놓습니다.

마지막으로 명성트랙과 룰북을 올리면 됩니다. 물론 박스는 뜨지 않습니다.

A4 두 장에 박스 정면과 왼쪽 옆면을 출력하여 붙이면 메나로 둔갑할 수 있습니다. 도미니언 크기의 박스는 흔한 편이긴 한데 빈박스가 있을지···. 어쨌든 여전히 묵직하긴 하지만 부피가 좀 줄어 이동시 편하지 않을까 합니다.

6. 반지전쟁 - “다이소 대체품 찾아보기”

드디어 마지막이네요. 다들 그런 게임들 하나씩 있지 않나요? 내가 절대 못 돌릴 걸 알지만 보기만 해도 왠지 뿌듯한 그런 게임이요. 저에게 반지전쟁이 딱 그런 느낌입니다. 보드판을 펼쳐 놓으면 그냥 기분이 좋습니다. ㅎㅎ 가운데땅은 워낙 좋아하는 테마이긴 하지만 사실 반지전쟁을 돌릴 가능성이 거의 0이기 때문에 사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선주문 당시 운명의산 피규어가 일찌감치 마감되어서 다행이다 싶었는데요, 중간에 다시 추가가 되는 바람에 결국 지르고 말았습니다.

다른 게임은 1인플 내지 테플이라도 해 봤지만 반지전쟁은 엄두가 안 나서 룰북도 안 봤고요, 박스 정리도 상당히 나중에 하게 됐습니다. 2년 전쯤 처음 이 글을 구상했을 때는 아직 정리가 안 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메이지나이트가 이 글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었는데 세월이 흘러 반지전쟁이 끝판왕이 되었네요. 일단 플라스틱 검정 트레이를 유지한 채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각 종족별 피규어를 주머니에 넣을까 했습니다. 꾸역꾸역 트레이에 넣을 수도 있을 것 같고, 주머니를 벌려 양옆에 펼쳐놓으면 플레이 할 때 괜찮을 듯싶었습니다. 나머지 세 종족의 색상인 주황, 초록, 연두색이 필요했지만, 남는 주머니 색상이 검정과 흰색 정도였죠. 해당 색깔만 있었어도 아마 주머니를 사용했을 것 같네요.

그러다 생각해 낸 것이 투명카드케이스였고요, 6590(대)를 넣어보니 한쪽에 3개씩 들어가더군요. 사실 저는 투명케이스는 카드 보관용으로 쓸 뿐 컴포를 넣는 데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요. 하지만 필요할 때가 있는 법이죠.

반을 잘라서 접어주고요, 맞닿는 면의 아래쪽 구석 한쪽에 양면테이프를 살짝 붙여주면 됩니다. 쩍 하고 붙었다가 뚝 하고 떨어집니다. 각 칸에 한 종족씩 넣습니다. 사우론은 피규어가 많기 때문에 두 칸을 사용하고요, 엘프는 6590(소)에 넣습니다. 저 나름대로 피규어 색깔이나 개수, 해당 종족의 영역 등을 고려해서 북부인-로한, 곤도르-아이센가드, 드워프-남/동부인을 짝꿍으로 정했는데요, 보드판 왼쪽에는 앞줄, 오른쪽에는 뒷줄에 있는 케이스를 쭉 늘어놓으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게임을 해보지 않아서··· 혹시 두 플레이어가 각자 자신 진영의 모든 피규어를 한쪽에 몰아넣고 하는 게 편하다면 아이센가드와 드워프를 바꿔 담으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나머지 주요 피규어들과 토큰, 주사위는 게임 준비할 때 순서를 생각해서 이렇게 담았습니다. 물론 번호를 붙였죠.

박스에 넣은 모습입니다. 투명케이스가 좋은 이유가 적당히 담은 다음에 포개서 살랑살랑 흔들어주면 케이스 안에서 골고루 퍼집니다. 곤도르-아이센가드, 드워프-남/동부인은 피규어 색깔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옆 칸에 들어가도 구분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북부인-로한은 포개지 않고 접은 채로 뒀는데요, 모든 피규어의 발판에 조그마한 스티커를 붙여서 구분이 가능하지만 일단 섞이지 않는 게 나을 듯해서요. 엘프는 공간 문제로 접은 채로만 보관할 수 있습니다. 보드판이 꼭 들어맞기 때문에 박스를 세워놓아도 쏟아지지 않습니다.

나름 깔끔하게 정리한 것 같은데 플텍을 하면 카드가 넘치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요즘은 게임을 거의 사지 않기 때문에 언제 플텍을 구매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운명의 산을 핑계로 구매를 포기했다가 다시 운명을 산에 굴복해 구매를 했는데, 운명의 산은 애초에 박스 안에 들어갈 수 없는 운명이었네요. 어디에 뒀는지도 가끔씩 가물가물··· ㅎㅎ

지난 글에 이어 이번까지 나름대로 만족했던 저의 소소한 정리법을 주저리주저리 떠들어 봤습니다. 무슨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미 각자의 방식으로 정리하셨을 테고요. 또한 많은 분들이 코인캡슐을 씌우거나 컴포 업글을 하거나 하드 플텍을 쓰거나 확장을 보유하고 계시기 때문에 별 도움은 안 될 겁니다.

그래도 메이지나이트 박스 정리는 이동이 필요했던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이마저도 너무 늦었나 봅니다. 작년부터였나요? 일주일 약통도 구하기 힘든 것 같더군요.

만시지탄···

만약에

시간을 돌릴 수 있었으면 하는

지랄 맞은

탄식···

모두들 때를 놓치지 마시고 지금 당장 좋은 분들과 좋은 게임 많이많이 즐기시길 바랍니다.

지루하고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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