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이 지난 나만의 정리법 모음(상)
안녕하세요. 벌써 5월 중순이네요. 나이가 드니까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흐르는 것 같습니다.
저는 모임에 참여할 정도로 열정적인 편은 아니고 조카들이나 친구들과 가끔씩 게임을 즐겼습니다. 그런데 친구들과는 거리와 시간과 상황의 제약으로 점점 힘들어졌고, 가장 가까이에 살고 있는 조카들이 기대만큼 기량(?)이 늘지 않아 노플게임이 장식품으로 굳어져 가면서 흥미를 많이 잃었습니다. 그래서 관심이 더 식기 전에 작은 흔적이라도 하나 남겨볼까 합니다. 게임 후기를 쓸 정도의 노하우는 부족하기에 그나마 소소하게 만족했던 박스 정리에 대해 써 봅니다.
사실 이번 글의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내용을 지난달에 썼는데요, 거기서 필름을감아 박스 정리법을 소개했지만 아마 누구도 시도해보지 않았을 듯합니다. ㅎㅎ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소개할 주요 게임들은 19년 하반기에 구입해서 정리했던 것들이고, 저 나름대로 굉장히 흡족하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꽤 흘렀기 때문에 각자 더 좋은 방법으로 이미 사용 중이실테고요, 또한 그 사이 확장판도 나왔지만 저는 여전히 본판만 보유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정리에 핵심이 되는 일부 물품들을 더 이상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만의 정리법이 될 수밖에 없기에 이 글을 쓸까말까 망설였는데요, 계륵이라고 해야 할까요? 정리방법의 노하우라고 소개하기는 좀 허접하지만 혼자만 알기에는 또 뭔가 아쉬워서 자게에 슬쩍 끄적여보는 것이니 너그러이 양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내용이 조금 길 듯해서 두 편으로 나누어 올릴 예정입니다. 주요 게임은 다음과 같고, 모두 한글판이며 추가로 확장을 산 게임은 하나도 없습니다.
1.이스탄불 빅박스
2.정령섬
3.공룡섬
4.광기의 저택
5.메이지나이트 UE (도미니언 박스에 정리)
6.반지전쟁
나만의 정리법 모토는 사용감은 지극히 미미하지만 다이소로 채우자는 쭈의입니다.^^
네, 저는 오거나이저를 사용해 본적이 없고(구매할 만큼의 금전적 여유와 애정이 부족합니다), 3D프린터나 포맥스로 만들 재주와 부지런함이 없습니다. 그냥 다이소에서 적당한 반찬통이나 사서 적당한 곳에 사용할 뿐이죠.
1.이스탄불 빅박스 -“기본 반찬통 활용하기”
19년 12월 30일에 구매했습니다. 이틀만 늦게 나왔어도 아마 안 샀을 겁니다.(아마 안 샀겠죠??) 왜냐하면 19년 말에 “내년에는 당장하지 못할 게임을 절대로 사지 말자!!” 라고 다짐했기 때문입니다. 몇 년간 이것저것 사다가 90개 정도 되니까 현타가 온 것이지요. 노플 게임이 점점 쌓이다보니 그렇게 결심했지만 사실 관심 게임이 4~5개 정도는 있었습니다. 이스탄불은 그 목록에 없었는데 아직 20년도가 시작되지 않았다는 핑계로 덜컥 사버렸습니다.ㅜㅜ 주사위 게임(다이스탄불)이 먼저 나왔더라면 그걸로 만족했을 겁니다. 박스가 커서 별 무리 없이 정리 가능합니다.
다이소에 아주 흔한 통들입니다. 기본판의 각종 타일과 주사위는 180ml 통에 모두 넣습니다. 동전은 주로 정사각통(110ml)을 사용합니다.
70ml 통 3개에 각각 다음과 같이 넣습니다.
(1)조수말 4개와 지도자말 + 집배원말: 게임 준비시 해당 장소판 위에 통 전체를 뒤집어서 올립니다.
(2)각 색상별 나머지 개인 컴포 + 주지사말과 밀수꾼말: 게임 준비시 한 명이 맡아서 나눠줍니다.
(3)루비 + 우편물말: 우편물 말을 해당 장소판에 놓습니다.
모카확장은 100ml 통에 몰아넣는데, 우선 바닥에 커피를 한 줄 깔아주고 그 위에 타일과 나머지 토큰 등을 넣습니다.
간이매점도 100ml 통에 통째로 넣으면, 그대로 장소판 위에 배치 가능합니다.
편지 타일은 180ml 통에 넣는데 바닥이 좁기 때문에 스펀지를 살짝 깔아주면 딱 맞습니다.
박스 각 칸에 반찬통 1쌍씩 넣고 남는 공간에 카드를 넣습니다. 기본판 카드는 아래쪽에, 확장용 카드 3묶음은 위쪽에..
기본게임의 장소판을 둘로 나눠서 좌측 상단과 하단에 놓고, 우하단에는 요약표와 개인수레판을 놓습니다. 높이가 딱 떨어지네요.
마지막으로 확장의 장소판 9개가 남는데 공간이 애매합니다.
그래서 펀칭트레이에 끼워 넣습니다. 3장이 필요하겠죠. 룰북까지 넣으면 다행히 박스에 꼭 맞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펀칭트레이에 끼워서 타일을 보관하는 게 제격인 게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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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유명하죠. 돌팔이 약장수의 약재서적에 적용하면 아주 유용합니다.
보관 뿐 아니라 게임 중에도 그 상태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펀칭을 안 하는 편이 낫습니다. 주황색과 검정색만 펀칭하면 상황에 맞춰 사용할 수 있죠.
어느 멋진 오거나이저를 보고 따라한 건데 폼은 좀 안 나지만 카드홀더나 독서대에 올려놓으면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약재 토큰은 다양한 반찬통으로 채웠고, 꽝꽝나무(흰색)는 원래 한통에 담았었는데 보라를 통해 알게 된 엠폴리라는 싸이트에서 구매한 소형상자로 바꿨습니다.
개인 컴포와 함께 초기 토큰을 미리 나눠 놓는 게 좋을 듯해서요. 루비도 저 소형상자에 넣으면 딱 맞고 깔끔한데요, 남은 게 없어서 일단 지퍼백에 넣었습니다.
게임판과 4개의 개인판 올리고 마지막으로 약재서적(펀칭트레이 2개)과 룰북을 올리면 됩니다.
2. 정령섬 - “최고의 트레이 만끽하기”
정령섬은 19년 9월에 주문해서 10월에 받았네요. 고난이도에 빡빡하다는 얘기가 많아서 제가 할 수준의 게임이 아니었는데요, 갑자기 왜 충동구매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1인플이 가능하다는 꾐에 넘어가...
정령섬도 많은 분들이 정리법을 올리셨고 오거나이저도 많이들 사용하시죠. 확장까지 한 박스에 정리하시기도 하지만 저는 확장을 거의 구매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만큼 충분히 깊이 있게 게임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확장을 포함해서 발매하는 한글판 게임들이나 묶음할인으로 샀던 빌리지 정도 제외하고 확장을 따로 구매한 게임이 4~5개 정도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중에 따로 구매한 확장은 게임 개수를 셀 때 별개의 게임으로 칩니다. 서곡+맵확장이 게임 1개가 되는 거지요.^^
정령섬도 당연히 본판뿐입니다. 종이트레이를 제거하면 공간이 오히려 너무 많이 남죠. 또한 하단 트레이는 정령보드가 딱 들어맞고 상단 트레이는 섬보드 폭에 맞아서 좋더라구요. 그래서 트레이를 한 번 들어내야 하는 불편함은 감수하고(어차피 자주 하는 것도 아니니) 모두 사용하기로 합니다. 원래 잘 못 버리는데다가 그림까지 그려져 있어서...
아래층에 정령보드를 넣고, 남는 공간에 개인별 토큰(현신과 표시마커)을 색깔별로 보관합니다. 지퍼백에 넣어도 충분하지만 마침 딱 들어맞는 조그마한 상자가 있어서 그걸 사용했네요.
정령섬을 구입했을 때쯤 마침 행복한 바오밥에서 행사를 했는데 이 때 구매했던 그립톡이 담겨있던 상자입니다.
위층을 보시죠.
룰북을 꺼낸 후의 모습이네요. 섬보드 바로 밑에 침략자 보드가 얼핏 보이네요.
저는 가능하면 게임판을 가장 위에 넣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게임판 위에서 게임 준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지요.
먼저 섬보드와 침략자 보드를 적당한 위치에 펼쳐놓은 다음, 카드와 토큰 등을 꺼내면서 바로 배치합니다.
1)공포마커 2)공포카드와 위협단계 표지판 3)침략자카드 4)오염카드(3번 밑에 있음)
5)주요능력카드 6)보조능력카드 7)오염토큰/에너지마커 8)침략자와 다한 9)고유능력카드
순서대로 꺼내면서 세팅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번호를 매겼습니다.
오염은 에너지와 같은 통에 넣고 초기 배치 후 치워둡니다. 보통 동전류는 정사각통에 넣는 편인데 공간이 협소해서 어쩔 수 없네요.
도시, 마을, 탐험대, 다한을 6칸 트레이에 넣습니다.
이 6칸 트레이는 각 칸의 넓이와 깊이가 적당합니다. 전체 크기가 155x115x30 정도 되고요, 내부 넓이는 48x54 정도 되네요. 꺼내서 바로 놓고 사용할 수도 있죠. 다이소에서 발견한 것 중 아주 맘에 들었던 녀석입니다.
아콜에 처음 사용했는데 본판 컴포를 모두 정리할 수 있습니다.
뚜껑이 없는 게 흠이지만 하드보드지를 적당히 잘라서 끼우면 충분합니다. 바닥에 홈이 있어서 쌓을 수도 있습니다.
2단씩 쌓아서 길게 붙이면 박스에 꼭 맞습니다. 혹시나 쏟아질까봐 도화지로 박스도 하나 만들어 봤는데 불필요합니다. 당시에는 게임이 몇 개 없었고, 아마도 다이소 트레이나 덱박스를 처음으로 사용했던 게임일 겁니다. 지금 같으면 3천원짜리 저 덱박스는 사지 않았겠지요.
애석하게도 보드판 1~2개 정도 살짝 뜨지만 뭐 이 정도면 괜찮습니다.
이 6칸 트레이를 요코하마에도 사용합니다.
컴포 업글을 하거나 코인캡슐을 씌우면 사용할 수 없겠지만 저는 그럴 일이 없을 겁니다.
해외중개상은 약장수에 사용하고 남은 코인 캡슐을 끼웠습니다. 200개짜리 2묶음을 사서 아직도 꽤 남아있네요.
5-영향력 토큰은 코인캡슐을 씌워서 검정색 주머니에 넣어주고요.
점수판을 깔고 그 위에 타일과 카드를 놓으면 됩니다. 타일은 2인용, 3인용, 4인용 구분하여 뒷면으로 놓으면 높이도 맞출 수 있고 셋팅도 편하게 할 수 있죠. 카드는 적당한 크기의 플텍에 종류별로 넣어 묶음을 만들면, 바로 배치할 수 있고 박스 내에서 공간도 잡아먹지 않습니다.
클랜 오브 칼레도니아에도 좋습니다.
자원이 딱 6종류네요. 자원별 개수가 많지 않아 칸마다 여유가 있네요.
동전은 역시나 정사각통에 담고 나머지는 100ml 통을 사용합니다.
개인 컴포는 색깔별로 1통씩, 시작타일과 클랜타일을 1통에, 기타 나머지 컴포를 1통에 넣으면 총 6개가 필요합니다.
100ml 통의 바닥이 좁아지기 때문에 클랜타일을 넣기 전에 시작타일을 한층 깔아줘야 합니다.
수출계약서 타일을 가지런히 모아 주머니에 넣으면 동전 통 옆자리에 딱 맞게 들어가네요.
6칸 트레이 위에 참조표와 점수기록지를 넣고, 오른쪽에는 작은 지도 2장을 올려 높이를 맞춥니다.
그 위에 개인판을 2개씩 겹쳐 놓은 후 게임판 2개를 올립니다.
마지막으로 룰북과 큰 지도판 2개를 넣으면 됩니다. 큰 지도와 작은 지도를 따로 넣는 것이 좀 아쉽지만 박스가 워낙 작아서 어쩔 수 없네요.
이번 정리의 핵심은 동네 다이소에서 구매한 6칸 트레인데요, 보드라이프에서 소개된 적이 없는 것 같아 상당히 의아했던 제품입니다. 제가 아콜을 16년 1월에 샀으니까 이 트레이는 아마 늦어도 16년 봄 쯤 구매했을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언제부턴가 다이소에서 보이지 않더군요. 3~4층짜리 큰 매장 두세 군데를 가 봐도 역시나 찾을 수가 없습니다. 금방 사라질 줄 알았더라면 몇 개 더 사둘 걸하고 후회했습니다. 다른 분들에게 추천 드릴 수 없어서 더욱 아쉽네요. 저는 총 6개가 있었고 아콜에 4개, 요코하마와 클오칼에 1개씩 사용 중이었는데 정령섬을 구매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역시나 정령섬을 사지 말았어야... ㅜㅜ
어쩔 수 없이 아콜의 정리 방법을 바꾸기로 합니다. 6칸 트레이 2개에 담았던 개인 컴포와 방/밭 타일을 따로 보관하기로 한 거지요. 밭타일은 70ml통에 나누어 담고 개인 컴포는 지퍼백에 넣었습니다. 이렇게 한동안 방치했다가 마침 새로 알게 된 그 사이트에서 구매한 소형 상자에 넣습니다. 밭타일도 소형상자로 바꿔 전체적으로 균형을 맞췄습니다.
개인 컴포통이 기존의 6칸 트레이보다 높이가 낮아서 이제 아콜 박스도 뜨지 않게 됐네요.
그리고 아콜에서 쫓겨나 갈 곳을 잃은 6칸 트레이는 21년 3월에 도착한 니어앤파에 사용합니다.
음식, 코인, 보석, 파벌토큰을 넣어줍니다. 종이코인을 넣었는데 메탈코인으로 교체해도 수납 가능합니다.
확장용 카드와 타일을 따로 모아두고요.
카드는 종류별로 묶음을 만듭니다. 개인말, 캐릭터말, 퀘스트토큰은 각각 소형상자(총6개)에 넣고, 타일로된 캐릭터말과 스탠드는 100ml통에 넣어줍니다.
요리조리 집어넣습니다. 정신없어 보이지만 공간과 순서를 생각해서 나름 효율적으로 배치한 겁니다. ^^
개인보드판을 올리면 소형상자와의 사이에 공간이 좀 있죠.
스토리북의 스프링이 들어갈 공간이었습니다. 확장보드, 모험가 토큰 주머니와 수장/보물카드를 올립니다.
확장규칙서, 규칙서, 마을보드 순으로 올립니다. 마을보드 왼쪽에도 역시 스프링을 위한 공간이 좀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맵북을 올려놓으면 박스가 꽉 찹니다. 이스탄불 빅박스 이후 오랜만에 박스 정리를 했네요.
캐릭터시트 1묶음, 하트마커, 보석토큰, 메탈코인(종이코인과 교체 가능)을 제외하고 전부 수납이 됩니다.
애정하는 6칸 트레이로 정리한 모든 게임을 소개하다 보니 내용이 길어졌네요.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하고 다음 편에 이어서 쓰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