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의 도색작과 광기의 저택 간단한 후기
안녕하세요, 용샤입니다. 오랜만에 보라에 글을 남기네요. :)
책을 한 권 또 쓰느라 마감에 쫓겨서 도색도, 게임도 멀리한 나날들이었습니다. ㅠㅠ
저는 요즘 매달 1, 3주 토요일마다 초, 중등 선생님들과 보드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물론 보드게임들을 어떻게 수업에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함께 의논도 합니다.
(물론 전략게임을 하고 싶은 사심도 채웁니다. 파워그리드-기도하고 일하라를 연이어 한 날은 좀 힘들긴 했습니다...)
지난 5월 7일에는 선생님들과 광기의 저택 도색을 해 보았습니다.
다들 처음 해 보시는 거라 어떻게 하면 제한된 시간 안에 도색을 해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물론 도료나 붓값도 최대한 절약할 수 있는 방향도 고민...)
그래서 예전에 올렸던 이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광기의 저택이 가진 음산한 분위기에도 어울리고 빠르고 쉽게 도색 찍먹이 가능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디테일까지 해보지 못하는 건 아쉽긴하지만...
어쨌든 이 방법으로 선생님 12명이 두시간 반정도 동안 광기의 저택 두 박스를 도색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결과물입니다.
처음 하시는데도 다들 잘 해 주셨습니다. :)
도색. 정말 어렵지 않아요.
도색이 끝난 후 광기의 저택이 세 명씩 네 테이블에서 돌아갔습니다.
(두 테이블은 도색한 것, 두 테이블은 미도색)
제 경우 사놓기만 하고 못 해보고 있었는데 간단히 소감을 말씀드리자면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국내 정발된 TRPG 책들도 거의 다 사 모았을 정도로 티알을 좋아하는데, 생각보다 크툴루의 부름 티알의 느낌을 잘 살려서 보드게임화 한 것에 놀랐습니다. :)
제가 앉은 테이블에는 묘지기, 부랑자 소녀, 비서 를 선택해서 영원한 순환 시나리오를 플레이했습다.
(인물들 이름이 생각 안 나네요... 다만 부랑자 소녀는 정말... 능력치가 구렸습니다. 하지만...)
시작 시 모습입니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공포의 추적자가 나오고...
다굴엔 장사 없지. 크ㅓ크크큭
그런데 4? 5라운드쯤 되니... 아직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들 미쳐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맛에 크툴루 게임을 하지. ㅎㅎ
어쨌든 여차저차 하면서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부랑자 소녀는 아무 도움이 안 되고 쓸데없이 민첩만 높은데 민첩 쓸 일은 나오지도 않고....
비서는 물건 떨어뜨리는 상황이 네 번정도... 물건 흘리고 줍는 게임을 하고...
묘지기는 삽을 들고 있지만 맨손으로 열심히 뚝배기를 깨고 다니고...
그러다 마지막
보스전!
묘지기가 몸빵을 하는 동안 나머지는 의식을 방해하고, 또 그 사이에 별의 자손이 다가오고 있고!
민첩이 높은 부랑자 소녀가 물건을 들고 탈출하기만 하면 시나리오를 클리어하는 상황인데...
묘지기는 여기서 사망 플래그를 세웁니다.
"꼭 뒤따라 갈게! 어서 먼저 가!"
크흑! 부랑자 소녀는 묘지기를 뒤로 하고 뛰어가다 별의 자손이 지른 소리에 그만 속박에 걸려
버리지 않습니다. 부랑자 소녀는 속박 면역이거든요. 이때 박수 치고 좋아했습니다. ㅋ
아무 쓸모도 없던 민폐 캐릭이었는데 마지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주었어요. ㅎ
그렇게 부랑자 소녀는 탈출했고 시나리오는 클리어했만 묘지기랑 비서는 저 저택 안에서 어찌 되었을까요...
어쨌든, 재미있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나머지 시나리오들도 해 보고 싶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