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전 보드게임 잡담 #22 - 규칙을 정하는 이유 말입니까?

개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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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3-7 오후 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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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그 유명한 특수상대성 이론에서 "시간과 공간은 속도에 따라 상대적이다" 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3년같은 3일을 보내며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을 몸으로 증명해낸 개학 후의 남자, 개굴입니다.

정신과 시간의 방이 바로 이곳이군요. 지구에 마인부우가 쳐들어온다면 아마 제가 상대할 수 있지 싶습니다.

아, 잠자리에 든 직후 8시간은 8분처럼 느껴지는 아주 사소한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오늘은 짧은 이야기 여러개 말고 딱 하나만 얘기해볼랍니다. 그럼 고고씽.

가장 많이 플레이하는건 유로전략게임이지만, 사실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깊프 시리즈를 필두로 한 1:1 추상전략 장르입니다.

간결한 규칙에서 오는 깊이있는 게임. 시스템적으로 헛점이 없는 짜임새있는 논리성. 좋지 않나요?

짜라서 저는 자연스럽게 규칙서도 직관적이고 꼼꼼하게 써있는 편을 선호해요. 다들 비슷하시겠지만, 저는 좀 병적으로 집착하는 편입니다.

딱 한권으로 깔끔하게 끝내고, 규칙끼리 충돌하지 않는. 시작부터 끝까지 머리에 물음표를 띄우는 일 없이 읽을 수 있는. 그런 규칙서가 마스터피스죠.

그래서 정령섬 게임을 굉장히 높이 사는 저지만, 정령섬 게임의 규칙 자체는 높이 평가하지 않습니다.

카드가 워낙에 많다보니기본규칙과 세부규칙이 툭하면 충돌하고,이것 때문에 FAQ가 거의 논문급이거든요.

비슷하게 패스파인더 어드벤처 카드게임도 좋아하지만, 규칙 자체는 토하면서 익혔고,

메이지나이트도 굉장히 좋아하지만 룰마 하라그러면 속이 더부룩해지는 몇 안되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 애매한 상황에서는 봇에게 유리한 판정을 해주시고, 그것도 애매하다면 랜덤하게 정하세요.

저런 규칙서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를 위에서 저리 이야기 했지만 사실 하나 더 있어요. 바로 제가 그다지 직진을 하는 성향은 아니라는 이유죠.

규칙서에서 애매하게 표현하거나, 규칙서에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그럼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찾아봐야지" 고, 찾아봤는데도 아무 말이 없다면 "어떻게 써먹을 수 있을까?" 를 제일 먼저 생각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

▲ 아크노바 룰북을 읽으면서 "현혹으로 남의 배수토큰을 빼먹을 수 있는가" 를 먼저 생각하는 모습.

참고로 첫플의 거의 막턴에서 신난어피치님의 2배수 올라간 3단계 협회액션을 뽑아먹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그래비트랙스, 다들 즐겁게 즐기고 계신가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코보게에서는 1달~2달 간격으로 그래비트랙스 트랙 콘테스트를 엽니다. 이번이 6회째던가요?

매번 주최측에서 테마를 하나 정해주고, 주어진 테마에 맞는 트랙을 짜서 시상하는 그런 행사에요. 저는 어영부영 한 번도 참여를 하지 못했지만요.

그리고 이번 콘테스트의 주제는 "주어진 재료로 최대한 긴 러닝타임의 트랙 만들기" 입니다.

스타터 두개 분량의 부품과 원하는 확장 세개로 구슬이 오래 움직일 수 있는 창의적인 트랙을 짜는거에요.

그래비트랙스는 일반적으로 트랙 외부의 에너지를 끌어오지 않습니다. 스타트 버튼만 꾸욱 누른 후에는 구슬의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만으로 트랙을 따라가죠.

하지만 최근에 나온 리프트라는 확장은 다른데요, 이 리프트는 구슬이 해당 부품의 하단에 도달했을때 직접 사람이 손으로 꾸욱 누르면 다른 구슬이 위쪽으로 뿅 하고 튀어나와요.

즉 외부에서 에너지를 가해서 이를 구슬의 위치에너지로 바꾸는 확장입니다.

그래서 많은 그래비트랙스 영상에서 이 확장이 막 자주 나오지는 않아요. 약간 번외 느낌이랄까.... 마블런의 취지 자체에 좀 어긋난다 라는 느낌이죠.

근데 이번 콘테스트 공지에 리프트를 금지한다는 말이 없어! 그리고 관련 문의를 했는데 답변도 없어!! 그럼 써먹어야죠.

▲ 규칙을 정하는 이유 말입니까?

굳이 스타터 2개 분량도 필요 없다. 베이스 하나에 리프터 하나, 그리고 약간의 재료만으로 무한노동장치 완★성☆

남은건 이 무한루프에서 탈출하는 기믹을 만드는건데, 일단 리프트를 누르는 세기를 변화시켜서 구슬을 위쪽으로 튀게 만들어서 다른 경로로 가게 해볼까,

아니면 구슬을 누적되게 만들어서 일정 이상 누적되면 다른 길로 가도록 만들어볼까, 뭐 이정도의 고민만 하면 끝인거죠.

그 다음? 한시간짜리 영상 만드는겁니다. 최초 계획은 바닥에 놓고 발가락으로 톡톡 누르면서 한시간동안 책읽고 밥먹는걸 타임랩스로 찍는거였고요.

▲그림에서는 자동으로 눌리지만 실제로는 저걸 손으로 누릅니다.

댓글을 단지 꽤 지난시간임에도 공식채널의 답변은 없고.... 좋아 이대로면 될거라고 생각하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는데,

힝. 당연한 말이지만 철퇴를 맞았습니다.

▲ 하지만 어림도 없지 주최측의 조치 발싸!!!

암튼 이렇게 하다못해 참가상이라도 비벼보려던 날먹쟁이는 오늘도 1패 적립했다는 쓸데없는 이야기.

오늘의 잡담 끝. 다들 퇴근시간이 다가옵니다. 이번 한 주는 수요일에 투표하면 쉴 수 있으니 다들 힘내자구용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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