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 임페리움 [덱 빌더의 구조적 문제] 하우스 룰 공유
듄: 임페리움를 플레이할 때마다 느끼는 두 가지 문제점은
1. 카드를 살 수 있는 마켓존에 깔리는 카드풀의 회전률과 (가끔) 어이없는 랜덤성
2. 덱 순환의 답답함과 덱 압축의 효율성 사이에서의 짜증
인데, 둘 다 듄 뿐 아니라 대부분의 덱빌더들이 가지고있는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1번 문제는 아르낙이 정말 영리하게 해결했습니다.
게임 초반엔, 마켓에 저비용/저효율 카드가 많이 깔리고, 후반엔 고비용/고효율 카드가 주로 배치되도록
라운드마다 마켓존이 '플레이어의 구매력'과 같이 성장하는 방식으로 게임에 기-승-전-결 구조를 넣었지요.
듄도 1번 문제는 이미 알려진 간단한 하우스 룰로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임페리움 열'로 불리는 마켓존에 깔리는 카드의 수를 늘려 선택지를 높이고, 극단적인 확률을 완화한다.
-매 라운드의 끝에, 저비용(1,2) 카드들을 폐기하고 더미의 새 카드로 교체한다.
그런데, 2번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저비용 카드 여러장이 내 덱에 들어와 덱이 희석되면 크게 세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1. 덱이 두꺼워지며 다음에 어떤 카드가 뽑힐지 예상하기 힘들다.
2. 저비용 카드가 내 액션 자체의 효율도 떨어뜨린다.
3. 고효율 카드를 내 덱에 넣더라도 저효율 카드들이 많다면 덱의 순환이 느려지고, 결국 고효율 카드가 내 손에 들어오는 주기도 길어진다.
'뭐가 문제냐? 고효율 카드만 사고, 저효율 카드는 계속 폐기하는 전략을 쓰면 되는거 아님??'
맞습니다. 3원짜리 고효율 카드 1장을 사는 것이, 1원짜리 저비용 카드 3장을 사는 것보다 훨씬 현명합니다.
근데, 이 '고효율 압축덱 전략'이 '카드를 사는 행위' 자체를 지루하고 뻔하게 합니다.
중반이 넘어가면 카드 살 때 1,2원짜리 카드들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아요.
저비용 카드는 자리만 차지하는 쓰레기가 되니, 컨텐츠의 20% 가량이 사실상 버려집니다.
그래서 2번 문제를 해결할 하우스룰을 만들어봤어요.
-임페리움 열에서 '저비용'카드를 2장의 조합으로 사면, (10장씩 가지고 시작하는) '시작 카드'도 1장 폐기할 수 있다.
비용 1 카드 + 비용 1 카드 / 비용 1 카드 + 비용 2 카드 조합으로 구매시 = 시작카드 1장 폐기 (or) 2 솔라리 획득 (혹은) 1 물 획득
이 룰을 쓰면 1,2원짜리 카드들이 다르게 보입니다. 3,4원 카드 1장 못지 않게, 1,2원 카드 2장도 매력적이거든요.
그냥 메모장에 쓰거나 요약표처럼 종이에 인쇄해서 임페리움 열 옆에 '카드구매 팁' 처럼 두면 됩니다.
익스는 초반의 빡빡한 솔라리 수급 + '폐기할 때 아무 효과도 없는 시작카드'를 제거하는 게 고역이라 몇가지 장점이 생깁니다.
1. 1,2원 카드를 조합해 빠르게 팩션의 영향력을 올리는 새로운 테크가 추가됩니다.
2. 드레드노트가 너무 강력해서, 소드마스터의 효율이 많이 떨어졌는데 이 룰이 밸패를 해줍니다.
3. '시작 카드'만 폐기할 수 있고, 이 행위로 덱이 희석되기 때문에 '폐기' 기능이 있는 기존 카드의 밸런스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2원 '길드 관리자'를 이용해, 1원 '암살 임무' '물장사' 등을 폐기하는 새로운 '저비용 폐기' 테크 트리가 추가됩니다.
4. 구매력이 낮은 초반에 훨씬 다양한 선택지를 주고, '시작카드'를 빠르게 폐기해 개성있는 덱이 구성됩니다. (7원더스에서 리더스 확장을 낀 느낌)
단점
1. 베네 게세리트 칸의 효율이 떨어집니다. 비용을 1 스파이스로 줄여볼까 합니다.
2. 원로회 초반러쉬의 효율이 떨어집니다. (덱을 압축한 후, 중반부터 들어가는 것은 여전히 좋습니다.)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듄은 룰북 대로만 해도 원래 밸런스가 엉망입니다.)
이 모드로 4인플로 2번 돌렸을 땐 전략성이 올라가고, 덱이 압축돼 게임 전개도 화끈해집니다.
3인플이나 다회차는 못 돌려봐서 문제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해보신 후의 피드백은 대환영합니다.
p.s. 혹시 '고효율 카드 1장 대신 저효율 카드 2장을 조합해서 사면' 버프를 주는 게임 아시면 알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