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전 보드게임 잡담 #19

개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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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9 오후 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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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날이 추워져서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든 남자 개굴입니다.
원래 항상 퇴근하고 운동했었는데, 저녁에 운동하고 씻고나면 정말로 저녁시간이 순삭되는 느낌이라서 올해 봄 부터는 아침에 운동을 하고 있어요.

직장이 집과 가까워서 아침시간에 조금 여유가 있거든요. 그런데 12월부터는 아침에 일어나기 너무 힘드네요...

리얼루다가 그시간에 일어나면 집이 냉골입니다=_= 저희집은 잘 때엔 전기장판 안에 들어가서 꽁꽁 싸매고 자서 그런가 공기가 너무 차요.

타이머를 맞춰놓던가 해서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에 집 공기좀 따뜻하게 해보던가 해야겠습니다.

암튼, 며칠동안 짬날때 차곡차곡 모아둔 간만의 잡담글 히얼위고.

1.
게으른걸까요 부지런한걸까요.
웨더머신 22일까지인건 알았는데 오전 11시 59까지인줄은 몰랐습니다.

룰북 보고 결제한다고 뒤로 미뤄놨던게 룰북은 룰북대로 읽을 시간이 없었고 종료일 오전에 몰아쳐온 일 흐아앙 마치고 나니까 선주문 기간 종료.

예전에 텀블벅에서 DND 펀딩 들어갔을 때에는 기간 지나고 추가후원을 했었는데 혹시 가능한가 문의도 해봤지만 당연하게도 거절... 비딸게임 놓쳐본건 처음이에요.

더불어 언락4도 놓쳤습니다. 발매특가기간을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한 제 탓이죠 뭐. 어제 결제하려고 들어갔는데 거의 5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보고 경악.

사실 지난 잡담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방탈출 게임은 일종의 특이점에 다다랐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에 비해 너무 비싸요.

혹시 언락 4편에 뭐 드라마틱한 구성물이 있나? 라고 생각했는데 함께나온 1편도 정가 59000->할인 47900.

언락 2편과 3편이 49000/34300에 팔고있는걸 감안하면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가격구성입니다. 혹시 해외에서도 정가가 올랐을까요?

각자의 이미지에 따라 적정가격은 다르긴 하겠지만, 언락은 3.5 이상의 가치를 주고 구매할 게임은 아니라는 생각이 커서 일단은 보류.

뭐 코보게가 동네장사 하는 업체도 아니고 어련히 이유가 있겠지만, 저 가격은 선을 씨게 넘었습니다. 안사!!

2.
요즘은 정령섬 1인플에 좀 뜸합니다.

일단 지금 붙고있는 플랜테이션 식민지가 좀 뭐랄까, 저랑 좀 안맞는다 싶기도 하고, 집에서 보드게임을 할만한 여유가 별로 없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어떻게 깨야하는지 감이 잘 안옵니다. 들불이랑 궁합이 안맞는가 1단계에서 3번 털리고 나니 의욕 급락.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선 넘은거 아닙니까?

그래서 PACG 1인플을 좀 해보고 싶은데, 현재 DD 2-2시나리오를 진행중이라 이것도 여의치가 않네요.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PACG재미있습니다. 한글화가 좀 번거롭고 잔규칙이 많긴 한데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밸런스 조절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는데, 매번 마지막 턴 직전에 클리어한다는것도 신기.

다시 한번 핸들을 급 꺾어서 글룸 얘기로 가보자면, 이번에 사자턱을 구매했습니다.

생각보다 시나리오가 얼마 없기도 하고 주변 분들도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PACG 기본판 시나리오가 끝나면 바로 진행할 예정이에요.

혼자서 규칙 연습겸 왼손과 오른손의 협업으로 자체 2인플을 돌려봤는데, 꽤 독특한 맛이 있는게, SRPG 하는 기분이 나더라고요. 택틱스 오우거 같은 느낌.

이거 몬스터 주도권 잡고 이동경로 짜는거 꽤 복잡하던데, 다들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3.
학기를 마무리지어가는 12월, 우리 학교 보드게임 동아리 친구들은 열여덟의 나이에 티츄를 접하고는 자극적인 맛에 몸부림 치고 있습니다.

근데 이게 이 쪽으로 머리가 쌩쌩 돌아가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아무래도 조금 늦게 전구가 켜지는 친구들이 있어요.

티츄하는데 한 녀석의 스타팅 손패가 2-2-3-4-5-6-7-8-9-10-J-Q-K-A 였었는데,

치밀하게 용 탐색을 하더니, 봉은 이미 나온 상황이고상대는 용이 없다 라는 모종의 확신을 갖더라고요.

그 다음 싱글에서 바로 A를 내면서 선을 잡고 2~A 스트레이트를 치고 2를 털고 나가려는 심산인듯 했는데,

노림수가 맞아떨어졌는지 상대의 용을 배제하고 과감하게 A를 냈는데....!!
.....맞은편 우리편이 투패도 당당히 용을 던지고는 먹어버렸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눈으로 쌍욕을 날리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개(선 아님).

티츄 재미있죠. 예전에 평택 옹기종기에서는 15명이 모였는데 3테이블 티츄가 돌아가는 장면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어디선가 "티츄의 최대 단점은 사람들이 티츄만 한다는 점이다." 라는 얘길 했는데 백분 공감. 손패를 잘 풀어나가는 그 감각이 꽤 짜릿한 게임이에요.

다만 애들한테는 아직...이라고 해야하나? 파인플레이를 하지 못한 팀원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한다거나 하는 부분이 좀 있네요.

애들이 롤에서 배운 정글탓을 여기서 써먹더라고요. 아마 다음 주 부터는 다른 게임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4.
어쩌다보니 또 학생들과 한 보드게임 이야기. 사실 80년대생들만 해도 휴대할 수 있는 놀이도구가 그렇게 풍부하지 않았어요.

게임은 집에서 하는게 보편적이었고 바깥에서 할 수 있는 게임이라면 장기나 오목 등(80년대 후반이라면 피쳐폰의 폰게임도..)이 한계였으니까요.

그래서 그런가 저는 추상전략게임에 대해 그다지 큰 장벽을 느끼지 않는 편입니다. 어렸을때 하고 놀 게 그거밖에 없었으니까요.(오들오들)

근데 요오오오즘 애들은 그렇지 않단 말이죠!!

배틀쉽이라는 게임이 있어요. 전통의 그 배 폭격하는 Battle ship 이 아니라 Battle Sheep 입니다ㅋㅋ.

이게 레이아웃은 초원에 양떼 풀어놓는 굉장히 유아틱한 게임인데 테마를 걷어내면 깊프 시리즈와 유사한 맥락의 드라이한 추상전략입니다.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지도세팅과 스타팅위치 정하는거부터 시작해서 두세턴은 앞서 봐야지,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순식간에 반 이상의 양을 날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거든요.

헌데 충분히 이에 대해 인지시키고 예를 들어 설명했음에도 그냥 무지성 세팅(...)을 하는걸 보고 경악했습니다.

어? 거기는 외통수 들어오는데? >> 어? 그런데 저 외통수를 안찌른다고?? 가 무한반복.

게임이 끝나고 복기하면서 방금 전 게임의 삽질에 대해 차근히 설명을 해줬습니다.

그러고 다시 세팅하는데 한 명이 대놓고 자기 땅이라는듯 타일 놓으면서 날먹각을 재고, 다른 놈들은 아무도 견제할 생각이 없는데, 심지어 아무도 견제를 하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사지로 뛰어들어 자멸(...)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누가 사이다좀 가져다 주세요.

▲남들 화살표 그리고 점수 루트 계산할 때 발자국 그리고 있었습니다.

페이퍼 던전이라는 게임을 스쳐가면서 본 적이 있는데 주사위로 하는 롤앤라이트 던전주파게임...이라는 소개만 보고도 재밌겠다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영어 카드가 너무 많은지라 구매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었는데 모임 분이 구매하셔서 플레이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지난 모임때 플레이.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던전 크롤링 테마를 뒤집어 쓴 간츠 숀 클레버 정도가 되려나요. 던전 주파하는 방식은 코린트에서 봤던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이전에 뉴프론티어에서 좋은 엄마와 좋은 아빠 사이에서 안좋은 자식이 나오는 예를 너무 강하게 봐 버리긴 했는데,
반대로 이 게임은 괜찮은 게임 이것 저것 엮어서 괜찮은 테마 씌우면 좋은 게임이 나온다는 예가 되었습니다. 재미있었어요.

몇몇 기믹을 통해 리플레이성도 어느정도 확보했고, 좀 더 플레이해보면 취할거 취하고 내칠거 내치면서 나만의 길을 걷는 재미도 있지 싶고요.

롤 앤 라이트나 드로 앤 라이트 게임도 이제 어느정도 특이점에 다다랐다 생각했는데 그 와중에 테마만으로도 꽤 만족스러운 게임이었습니다.
역시 세상은 넓고 재밌는 게임은 많군요.

어영부영 이번 글도 거의 일주일을 썼네요.

지난 주 22일에 선주문 실패하며 메모장에 쓰기 시작했는데 벌써 29일입니다.

그....그럼 계획했던 글을 마쳤으니 다시 일하러 뿅....ㅠㅠ 이럴거면 초과근무 달고 직장에서 일할걸 그랬어요.

여러분들은....행복한....저녁....보내십쇼...........

덧)

지난 18번 글에서 언급했었는데, 제 퇴근전 보드게임잡담 17번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작성 댓글 보기를 통해서 들어갈 순 있는데 작성 글 보기 목록에서는 안떠요. 왜그럴까요?

덧2)

동네 카페에서 본 육각타일. 이거 보니 생각나는 게임 딱 하나만 꼽으라면 뭐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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