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필을 바라보며 주절주절 넋두리
저는 '보드게임이 취미입니다'라는 소개를 받아본 적도 해본 적도 없습니다
은연중에 비주류 취미라 생각했고
친한 관계가 아니라면 굳이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친한 관계에서는 정기적인 모임이 있지만)
비주류 취미를 즐긴다는 점에서
취미를 알아봐주는 사람과의 관계는 상당히 즐겁습니다
친구들과 모임을 할때, 보드라이프에 어떤 글이 올라올때,
밈 중에 "그게 뭔데 씹덕아"라는 표현이 있던데
그와 같은 따가운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취미를 즐길 수 있으니까요
파주슈필을 바라보는 느낌도 동일했습니다
보드게이머의 축제라는 느낌에 즐거움이 크지만
그동안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취미를
놔 버리지 않고 끝까지 남아줘서 고맙다는? 그래서 수고했다는?
설명을 잘 못하겠지만 저는 따뜻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과거 즐겼던 게임들, 하나쯤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일으킨 게임들 등
아이 쇼핑만으로도 추억에 잠기기도, 오랜만에 두근거림을 즐기기도 해서 더 좋았네요
그래서인지 프리미엄을 얹어 팔기위해 구매하는 경우를 보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저도 물론 절판된 게임을 비싸게 사본 경우도, 비싸게 팔아본 경우도 있습니다
중고거래는 아쉬운 쪽이 금액으로 채우는 게 당연하거겠지요
그럼에도 개인적인 욕심을 부려보자면,
파주슈필은 보드게이머의 축제라는 말에 어울리게끔
게임을 정말 갖고 싶어 했던 게이머가 합리적인 가격에 게임을 소장할 기회가 되고
그것을 즐거워하고 또 그것을 다같이 축하해주는 축제를 넘어서
다시금 장기간 외로운 취미를 유지해야할 게이머들이 힘을 얻고 가는 장소가 될 수 있길 희망합니다
장사꾼의 암표팔이 먹이감이 아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