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린이와 자녀, 파주슈필 그리고 와이프
안녕하세요.
40대 초반에 7세, 5세 두 자녀를 둔 가장입니다.
아이들과 닌텐도만 하다보니 슬슬 질릴 찰나
마트 한켠에서 우연히 원카드를 보게되었습니다.
국민학교(?) 시절 친구들과 트럼프카드로 원카드하다가
선생님한테 걸려서 애들이 왜 이런거 가지고 노냐고 하루종일 맞고 반성문 쓰고 그러고도 재밌어서 몰래몰래 또하던
추억도 떠오르고,
자녀들에게도 새로운 즐길거리를 찾아주려 카트에 넣었습니다.
와이프도 "요새 원카드도 이렇게 따로 나오는구나."
몰랐는데 와이프도 대학다니면서 보드게임 카페 꽤 다녔더라구요.
집에와서 진짜 아이들과 웃으면서 때로는 울면서, 울리면서(?) 20판도 넘게 한거 같습니다.
예전 생각이 많이 나더라구요.
공감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국민학교 시절 문방구에가면
돈 천원에 살 수 있는 보드게임이 엄청 많았어요.
보통 주사위 굴려서 말을 이동하고, 칸에 해당하는 카드를 뽑거나 지시를 따르는 류가 많았고, 거기에 일본 만화 테마가 씌여진 것들이 다수였죠. 조이드라든가 sd건담이라든가.
우리집엔 3천원짜리 부루마블이 있었는데
절친네는 크고 아름다운 만원짜리 호텔왕이 있어서
항상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고보면 사실 꽤 어렸을 때 부터
그 때는 보드게임이라는 이름도 몰랐지만
그 맛에 잠식당하고 있었던거 같아요.
중,고등학교 넘어오면서 친구들 꼬셔서 강제로 매직더게더링 입문시킨 전과도 있으니 말이죠
카탄이 국내 처음 정식발매 되었을 무렵에
매직더게더링 같이하던 친구들과 구입해서 밤새도록 한기억도 있고, 살아왔던 42년 발자취를 돌아보면
알게 모르게 보드게임이 항상 곁에 있었내요.
30대가되고 직장을 옮기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키우다보니 잊고 있었던거 같아요.
그 맛을.
원카드가 우리집에 들어온 이후....
그 뒤로는 대충 감이 오실거에요.
원카드는 젠가로 첫 증식을 시작해버렸구요
쿠킹박스와 카타미노로 증식해버렸어요.
분명 아이들용으로만 증식하고 있어서 방심하던 찰나
아뿔싸!
당근을 보지 말았어야해!
어느 순간 도미니언과 카르카손으로
추가변이가 시작되면서 걷잡을수가 없더라구요.
한주가 채 지나지 않을 무렵
여관과 대성당이 마블 스플랜더 옆에서 조용히 확산되었고,
코로나 확진자가 3천명에 육박한다는 뉴스를 보고있었는데
쿠팡에서 로켓와우로 팬데믹이 현관 앞에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확인했습니다.
마트에서 테라포밍마스 서곡을 보자마자
어머! 저건 사야해!!(얼마전까지 구하기 힘들었거든요)
와디즈에서 와데믹과 렉시오를 펀딩을하고
타이니에픽던전 선 주문까지
급속도로 진행된 상태가 되었습니다.
보드게임 자가증식설은 학계의 정설 인것 같아요.
"마눌님 이번에 파주슈필인가 해서 보드 게임은 엄청 싸게 판데?!"
"너무 많지 않냐??그만사도 될거 같은디"
"....."
"7원더스 건축가들도 사고 싶고,윙스팬도 사고 싶고!반지가땅도 사고 싶고! 아딱개정판도 해보고 싶고! 테포마 빅박스 놓친 것도 사고 싶고! 최종적으로 글룸도 사고 싶어!!!"
소리없는 아우성이죠.
이번달 카드명세서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우리 와이프 밤마다 은근히 찾아와서
보드게임이나 한판 할래 하는거보면
7원더스 건축가들이나 윙스팬 정도는 등짝스매쉬 없이 가능할 것 같아요.
애들 재운 다음엔 2인 대결하기 좋으니,
7원더스 듀얼이 개꿀이라는데,
판테온 확장은 당연하고, 아고라 확장도 나왔고.
...사고의 확장은 통장 잔고와 반비례하는 것 같습니다.
세듀 셋트도 리스트에 포함해야겠내요.
슬리브도 장바구니 넣으러가야지.
7살 아들은 또래가 그러하듯 포켓몬 카드 수집에 빠져있습니다.
"아들! 아직은 모를거에요.너의 몸 속에 어떤 피가 흐르고 있는지!!"
잡소리인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한가지 덧붙여봅니다.
아들이 도미니언과 스플랜더를 꽤합니다.
테포마도 좋아합니다
(내용추가. 테포마는 도미니언이나 스플랜더 만큼 잘하진못해요. 기본적으로 시대순서, 행동 규칙은 이해하고, 점수를 얻는 방법, 컴포놓고 빼고, 간단한 카드 사용은 가능합니다. 카드 어려운카드는 읽어주고요.)
도미니언이나 스플랜더는 정신안차리면 어느순간 제가 지더라구요.
7원더스, 듀얼, 건축가 가능할까요?
더불어 가족게임 추천도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감사인사
비 예보와 달리 날이 괜찮은듯하여 가족끌고 어린이대공원 다녀왔는데, 너무나도 따뜻한 관심과 응원의 댓글, 추천에 뭐라 감사를 드려야할지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관심가져주신 만큼 저희 가족 보드게임 성장기 종종 등록하여 근황 남겨드리겠습니다.
일일이 감사 댓글 남겨드리고 싶은데 너무 많아서 게시글 수정하여 감사인사 대신 전해드립니다.
관심과 응원 주신 보라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보드게임인은 따뜻하다는 생각에 무릎을 탁 쳐봅니다.
즐거운 연휴 되십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