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연휴동안 8세 아들과 게임 후기(사진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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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4 14:52

안녕하세요. 그동안 후기 보고 구매에 많이 도움이 되서 저도 혹여나 참고가 될까 싶어, 아들과 연휴동안 같이 한 게임들 후기 남깁니다.

아들은 마블 스플렌더, 아줄1,2, 딕싯, 페어리 타일을 아주 좋아합니다. 카르카손, 티투라를 조금 힘들어하고, 카탄을 도적과 기사단 때문에 엄청 싫어합니다.

행복특별시 보고 재밌어보여서 바로 샀고, 사면서 그동안 찜해뒀던 드래곤우드를 구입했습니다. 당근에 때마침 개봉 1회플 보난자가 저렴하게 나왔길래 줍줍했구요. 결론은 셋 다 아이가 너무너무 좋아했습니다. 아이는 드래곤우드, 행복특별시, 보난자 순으로 좋았다고 하고, 와이프는 보난자, 행복특별시, 드래곤우드 순으로 좋았다고 하네요. 드래곤우드를 약간 귀찮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운빨로 질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더라구요. 참고로 와이프는 전략 보드게임을 압도적 우위로 이기는 걸 좋아합니다. 실제로 굉장히 잘하기도 하구요. 세듀, 버건디의성, 카르카손, 메르카두 리스보아, 티투라, 마블 스플렌더를 정말 좋아합니다. 테포마는 오래 걸린다고 싫어하더라구요. 아그리콜라, 푸에르토리코, 팬데믹 레거시 시즌1 관심있게 보고 있구요. 긴 휴가 때 하려고 벼르고 있습니다. 저는 셋 다 모두 다르게 재밌어서 순위가 없습니다.

첫번째 게임은 드래곤우드였습니다. 게임은 몬스터와 용사카드(숫자)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방식은 반지의 제왕의 대결방식처럼 주사위 던져서 눈의 합이 몬스터 카드에 지정된 숫자 이상이면 승리하는 방식입니다. 검술(연속숫자, 색상무시), 발차기(같은숫자, 색상무시), 소리지르기(같은색상) 3가지 공격방법이 있는데 공격방법을 정하는 방식이 용사카드를 조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약간 루미큐브 같습니다. 아들이 처음에는 적절하게 조합을 만들기 힘들어해서 용사카드를 다 펼쳐놓으라고 하고, 옆에서 알려주면서 하니 쉽게 재미를 느꼈습니다. 마법카드가 있어 아이가 엄청 좋아하더라구요. 마법검, 번개창(번개파워라고 부르더라구요 ㅎㅎ), 망토(닥터스트레인지 망토라고 부르더군요) 등 아이템도 싸워서 얻을 수 있는데 정말 좋아했습니다. 게임 시간도 몬스터 카드를 규정보다 더 많이 빼놓으면 빨리 끝낼 수 있어 저녁 늦게 하자고 해도 후딱 끝내고 아이 재우기에도 그만이었습니다. 왜 아들 있는 집에 필수 보드게임이라고 하셨는지 알겠더군요. 테마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주사위 운이 필요해 부모가 봐주지 않아도 서로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리플레이성은 말할 것도 없구요. 빼놓는 카드들 덕분에 얻을 수 있는 마법카드가 매번 달라지니 또하자고 계속 조르게 만들더라구요. 정말정말 8세 아들이 마블 스플렌더랑 페어리 타일 이후로 이렇게 좋아하는 게임은 처음이네요.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두번째는 행복특별시 입니다. 이건 물건이더라구요. 규칙 쉬운데, 뭔가 전략을 고민하게 만들더라구요. 스플렌더랑 몹시 비슷합니다. 특수카드는 귀족방문 같고, 도시 기반시설 건설은 보석수집이랑 비슷합니다. 건축은 주거, 상업, 오락, 산업 이렇게 4종류이고, 지을 수 있는 건물은 10개가 끝입니다. 금방할 수 있어 역시 평일에도 퇴근하고 자기전에 잠깐 돌릴 수 있더라구요. 고민되는 지점은 산업시설이나 오락시설에서 마이너스 승점을 주는 카드들을 어떻게 처리할 지 인 것 같았습니다. 드래프트로 뒷사람 견제도 살짝 들어가더군요. 초반에 상업시설 안나오면 돈 못 벌어서 이기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할 방법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초반 생산비 저렴한 건물에 상업시설이 높은 확률로 나와야될 것 같은데, 이거 견제했다가 한소리 들었네요. 암튼 마이너스 승점 건물 활용법 등 가볍게 고민할 여지가 있습니다. 아들은 레고놀이처럼 좋아했습니다. 특수건물에 다이노공원, 히어로건물(어벤져스 타워가 연상되더라구요) 등 짓겠다고 열심히 건물 모으고, 자기 슈퍼, 편의점 다 있다고 엄청 좋아합니다. 전반적으로 장난감으로 마을 꾸미는 느낌이더라구요.

세번째는 보난자입니다. 가장 마지막에 영입된 아이인데 첫 플에 아들이 1등했네요. 저는 3등했습니다. ㅡㅡ 이건 얘기도 많이 할 수 있고, 거래 안 하고 와이프가 저를 엿 먹여도 결국 본인도 망하는 거래가 아주 활성화되는 그런 게임이더군요. 도적없는 카탄 느낌이었습니다. 재밌더군요. 우베의 농사 외길은 정말 ㅎㅎㅎㅎ 얘기하면서 생각도 하고, 나름의 전략도 있는 최근에 가장 재밌게 한 카드게임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위 3게임 모두 다 카드게임이네요. 보난자야 워낙 유명하니 따로 부연은 안하겠습니다.

초딩 아들 있고, 드래곤우드 없으면 꼭 영입하시길 추천드립니다. ㅎㅎㅎ 레고 좋아하면 행복특별시도 좋은 것 같습니다. 스플렌더랑 2트랙으로 운영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다음 과제는 세듀인데, 살짝살짝 보여주면서 설명은 해주는데 내년 정도면 진검승부할 수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8살인데 테포마로 저랑 놀거든요. 근데 세듀를 어려워하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