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이머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일까요?

진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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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9-12 오후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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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진시월입니다.

평소처럼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고 있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보드게임을 취미로 두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 언제였을까?

몇 가지 상황을 추려보면 어떨까 싶은 마음에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1. 적당한 인원이 모여 적당한 시간 동안 게임을 플레이하고, 모인 사람들 모두 플레이 한 게임을 재미있다고 했을 때.

보드게임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것은 플레이어죠.

특히 보드게임은 각자 베스트 인원이라는 게 존재합니다.

특정 인원수에서 게임의 벨런스가 맞아떨어지면서 재미를 최대치로 끌어올려주곤 하죠.

그만큼 인원의 제약을 많이 받는 게임이 보드게임이 아닐까 싶은데요.

사람을 딱 맞게 모으는 것도 힘든데, 그들을 모두 만족시키기는 또 어려운 것이 현실이죠.

그래도 종종 자주 나오는 상황이지 않나 싶습니다.

제 경우 이런 상황을 연출한 게임으로는 미친 왕의 루트비히의 성이 떠오르네요.

4인이서 4시간 풀로 게임하고 다들 와 재미있었다 하며 훈훈하게 2차로 넘어갔던...

2. 의도하지 않았는데, 자꾸 정기적 모임이 이루어진다.

보드게이머에게 있어 이보다 행복한 상황이 있을 수 있을까요?

딱히 내가 사람들을 불러모으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게임을 하자고 찾아온다?

어떡하면 게임을 한 번 더 돌려볼까 고민하는 게 아니라, 오늘은 무슨 게임을 돌려야 하나 고민하는 게 이리도 큰 행복일 줄 몰랐죠.

부디 이 기조가 오래가길 빌었는데......젠장 코로나.......

3. 어느 날 갑자기 나도 플레이하길 포기한 게임을 해보자고 할 때.

우리는 늘 한 가지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언제 해보냐?

무엇에 홀렸는지 게임을 덥석 구매했지만 생각보다 높은 웨이트에 선뜻 지인들에게 들이밀지 못하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특히 저는 그런 게임들이 많은 편인데요.

미개봉노플, 개봉노플이란 말이 너무 가슴아픈 단어 같아요 ㅠㅠ 헤밍웨이 감성이랄까요?

그렇게 액자 마냥 책장에 꽂아놓고 박스만 감상하던 그 게임을 갑자기 누군가 먼저 해보자고 한다면?

아, 상상만으로도 입이 귀에 걸릴 것 같아요.

한편으로 아 재미없어 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잘만 하면 1번 상황으로 이어지고, 이게 포텐이 터져 주면 2번 상황으로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인 황금찬스가 아니던가!!!

4. 수납이 마치 짠 것처럼 딱 들어맞을 때.

이건 좀 번외편인 것 같은데....저는 쓸데없는 강박을 가진 사람으로 가끔 여기에 희열을 느끼곤 합니다.

그게 오거나이저가 됐건, 그냥 게임이 원래 딱 정리가 되건, 다이소 반찬통이 거짓말처럼 기가 막히게 제 역할을 해주거나 등등

수납이 딱 들어맞았을 때의 쾌감이 저를 행복하게 해요.

가장 최근 행복을 느낀 건 테포마 빅박스였습니다...

5. 배우자(가정 내 최고 결정권자)의 게임구매 허락이 쉽게 떨어질 때.

이건 솔직히 저는 해당 사항 없는건데, 많은 분들이 범주에 포함되지 않을까 하고 써봅니다.

요즘 같이 덩치 큰 게임들이 우후죽순 나오는 시기,

게임의 가격도 만만치 않아 선뜻 게임의 구매를 알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러는 지갑을 열기 두려울 때도 많은데요.

그래도 우리가 누구입니까? 새로 나온 게임은 사야하고, 기념판도 당연히 사야 하는 진성 보드게이머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가끔 적을 향해 돌격하는 선봉장의 마음으로 용기를 내 최고 결정권자에게 외치죠.

나 이 게임 사도 돼? 가격이 **만원이래!!

평소라면 미쳤어?

라는 소리가 돌아올 상황. 하지만 오늘은 왠일인지 그래, 사. 라는 쿨한 대답이 돌아온다면?

이제 그 게임은 당당한 내 자식이......

이상 심심해서 그냥 써본 뻘글이었습니다.

모두 저 상황들 다 이루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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