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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전 보드게임 잡담 #11

2,809 조회

2021.08.26 13:40

안녕하세요 게시판 리젠 촉진 프로젝트, 비정기 잡담물 퇴근전 보드게임 잡담의 개굴입니다.

문득 게시물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이 오네요.

어째서 시간이 많은 방학때에는 안올리고 학기 시작만 하면 일하기 싫어서 이렇게 잡담글이나 쓰고 있는가

아니, 생각해보면 집에서는 출근을 안하니까 퇴근전이라는 말도 어불성설이니 학기 중에 올리는게 더 취지에 맞는게 아닌가

그렇다면 지금 올리는게 퇴근전 보드게임 잡담인가, 아니면 근무 중 보드게임 잡담인가.

수많은 정체성의 혼란을 딛고, 갑니다 주절주절.

전에 한 번 언급한 적 있죠? 정령섬 본판을 펀딩한 이후로 "나는 더 이상의 펀딩을 들어가지 않겠다!!" 라고 공언(...)했지만 펀딩 대기물품이 드글드글 하다거나 뭐 이런거.

드디어 지난 달 서스펙트게임을 배송받고서 <대기중 펀딩 없음> 칭호를 획득하였습니다!! 짝짝짝. 내 지갑 배부르지? 오구오구.

사실 안들어가려고 안들어가는건 아니고, 요즘들어 게임을 사는데 좀 구체적으로 따지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긴 한데,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코로나로 인해 모임을 원활히 갖지 못하는 상황이겠네요.

일주일에 모임 두번씩 따박따박 평일에도 모임에 나가던 때에는 갖고싶은 게임은 다 질렀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보니까 게임의 <지속적 플레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게 됩니다.

최근에 구매한 정령섬 확장의 경우 지속적으로 1인플이 가능하기에 구매헀고, 서스펙트 게임은 아이러니하게도 <4회만 플레이 가능>하기에 구매했어요.

지금 펀딩중인 와데믹이나 투 매니 본즈에 관심이 좀 가긴 하는데, 와데믹은 제가 와저씨라 과하게 끌리지 와우 안하는 분들께는 큰 메리트가 있나 싶고, 투 매니 본즈는 한번쯤 해보고 싶긴 한데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어쩌다 보니 둘 다 협력 게임인데, 조만간 글을 쓸 예정이긴 합니다만 둘 다 알파플레이어 문제에 대해 우려가 되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요...

(번외로 온마스 확장도 똑같을 것 같긴 한데....이건 아마 제가 구매하는 최초의 소장용 게임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아 그리고 책장이 부족하다는 것도 이유. 50개 이상의 보드게임을 보유하지 않겠다 선언했는데 어언 70개를 뚫어버렸어요.

특히 요즘 잘때마다 발에 거치적거리는 배틀콘 빅박스가 아주그냥 눈엣가십니다.

배틀콘은 영문판 사서 하나하나 한글화하고 팔고, 한글판 사서 팔려고 내놓고...애증의 게임이네요.

암튼 덕분에 요즘 지갑에 돈이 차곡차곡 쌓입니다. 뭐 이러다가 또 거하게 지르겠죠?

보드게임 경력이 길어지며 쌓여가는 잉여 컴포가 많습니다.

우측의 크리스탈이나 좌측의 하트모양 보석은 다이소에서 구매한거고 나머지는 모두 다른 보드게임AS나 사용하지 않는 킥스 보상 등 에서 나온거네요.

특히 EGG의 경우 AS용 컴포를 미리 포함해서 주니 그런것들도 많이 보이는군요.

팬데믹 레거시 시리즈를 모두 제 돈주고 구매를 한 이유가 사실 이 부분도 있는데, 저런 잉여 컴포는 두면 어딘가에는 반드시 쓰이더라고요.

대표적으로 빨간 큐브와 파란 큐브는 갤러리스트 작가타일의 명성 표기용(아마 KS 보상용 큐브는 무색 투명한 큐브였던걸로 기억합니다)으로 쓰고있고,

이번에 서스펙트 게임을 하며 플레이어별로 조사한 단서에 스티커를 붙이는 대신 각자 색깔 하나씩 정해서 큐브를 올려둬서 표현하고있죠.

중앙의 플라스틱 미플은 D&D 플레이하며 PC를 표현하는데 쓰고있고, 보라색 토큰은 NPC를 표현하는데 쓰고 있고, 좌측의 크리스탈은 마법 슬롯 표현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저 사진이 좀 된 사진인데, 지금은 칸반이나 팬데믹 시즌0 등 더 쌓였어요. 이정도로 많이 쌓일 줄 알았더라면 크리스탈은 굳이 구매하지 않았을 것도 같네요.

아무튼 요즘 게임 샀는데 그냥 밋밋한 큐브 나오면 바꿔사용할 생각에 괜히 신나고 막 그럽니다. ㅋㅋ

2003년에서 2004년 사이 전국적으로 보드게임 카페 열풍이 과하게 불었던 적이 있죠?

당시 수능도 끝난 고3이겠다, 몇 번 갔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거의 죽돌이 생활을 하게 되었거든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카페 사장님하고 안면을 좀 트게 되었는데,

이게 계기가 되어서 1달 정액권 끊고 카페에 상주하면서 오시는 분들 규칙 설명해주고, 인원 부족하면 깍두기 역할 해주고 이런걸 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오히려 돈을 받고 일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요ㅋㅋㅋ

무섭네요 사회란건-ㅅ-;;;; 아무것도 모르던 고3의 눈탱이를 그냥 퍽퍽.

암튼 사실 국딩시절때에도 고지라 대소동이나 간담 게임같은 졸리게임들에 빠져있었고, 애초부터 떡잎이 훤히 보였던 신세지만

저게 계기가 되어서 보드게임에 대한 이미지가 정립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 이후에 대학가서 시험기간(...)마다 동기들 데리고 보드게임 카페 가서 밤새 뿅망치 걸고 정글스피드 돌리고 그러더니 여기까지 취미를 이어오고 있네요.

어제 관내 일 발생 확진자가 70명에 근접했습니다. 슬금슬금 다시 모임 가져볼까 했는데 "어림도 없지" 라는 느낌.

집에서 1인플을 한다거나, 핸드폰 앱 같은걸로 하고 있긴 하지만 그걸로는 채워질 수 없는 갈증이 있는거 보면 확실히 보드게임의 매력에는 "오프라인에서 손으로 만져가면서 다 함께 하는 유희" 라는게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빨리 코로나 사태가 어느정도 진정되어서 다시 취미생활에 열중할 수 있는 시기가 오길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막상 코로나 전 모임 운영하며 대회 주관할 때에는 6개월마다 돌아오는 숙제같은 느낌이었는데, 안하니까 그립고 막 그럽니다. 흠, 이게 바로 밀당이라는 걸까요?

코로나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마스크 쓰고 게임하는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마스크 쓰고 게임 규칙 설명하는건 진짜 고역입니다. 코로나 제발 Out...

5월달엔가 조카에게 그래비트랙스를 선물해줬습니다.

올해 초등학교 들어가는 조카였는데, 괴-ㅇ장히 재미있게 가지고 놀았습니다.

아 물론 제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카도 뭔가 잘 하긴 하거든요?

차근차근 애들 가르치는 것 처럼 각 어트랙션의 기능과 용도를 설명하고 트랙의 흐름에 대해 설명해주어 모든걸 이해한 것 같았는데

이걸 본인이 창의적으로 막 꾸미고 갖고 노는것과는 다르더라고요. 저는 A 부터 E까지의 완성된 트랙을 만들길 원했는데 A하나 꽂히면 그것만 주구장창 파는걸 목격했습니다.

뭐랄까,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의 갭이 이렇게 크구나.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굉장하다. 라는걸 느꼈어요.

코보게에서 그래비트랙스 신규 확장을 내준다고 예고했었는데 해당 쇼핑라이브가 체스로 변경되었죠?

개인적으로는 버티컬 라인업을 출시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는데 단일 부품을 몇 종류 더 가져올 것 같아 아쉽습니다.

말이 나왔으니까 말이지만 단일 부품은 좀 비싼 감이 없잖아 있어요. 트랙 확장이나 플랫폼 확장의 볼륨도 가격에 비해 애매하게 작고요.

재미있게 갖고놀려면 기본 15만원 이상은 갖다 박아야 할 것 같더라구요.

아침저녁으로 날이 많이 선선해졌습니다. 날씨만 좀 맑아지면 이제 에어컨에게서 해방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 이만 일하러 갑니당. 모두들 힘나는 오후 보내세요 주말이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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