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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아들을 위한 초간단 보드게임 제작기

3,180 조회

2021.06.06 17:57

지난 주 딸 아이가 학교 다녀오더니,

2주 안에 보드게임을 만들라는 숙제가 생겼다더라구요. 헐..

수학 숙제인데, 요즘에 좌표에 대해 배우는데,

"X축 Y축 좌표를 이용한" 보드게임이여야 한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보드게임은 저학년 아이들에게

테스트도 해볼거라고 하셨답니다.

(내 소중한 주말이 날아가는 소리가..)

어쨋든 숙제라고 하니 당장 아이디어 회의 소집!

온 가족이 모여 왁자지껄 브레인 스토밍을 했지만,

며칠이 지나도록 모두가 만족할만한 결과는 나오질 않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이가 던진 한 마디,

"동물 키우는 게임을 만들면 어때요?"

그리고 쏟아져 나오는 방법들..

"룰렛을 돌려서 나온 좌표에 도착하면,

그 좌표에 있는 액션으로 동물을 키우면 어때요?"

"중간 중간에 이벤트 카드도 황금열쇠처럼 놓자"

등등 서로 맞장구 치게 만드는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아이디어 회의 결과>

결론은 길에서 줍줍한 아기 동물을 키우는 게임인데,

룰렛을 돌려 해당 좌표에 가면,

미리 적혀있는 액션을 해야 하고,

그 액션을 기반으로 동물을 돌보는 그런 게임이 되었습니다. ㅎ

룰렛을 돌려 액션을 하기에,

상당부분 운에 의지하는 게임이 되었지만,

그게 아이들에게는 어느 정도 형평성이 느껴지는 것도 있는 듯 했습니다.

밀렵꾼과 하이에나를 넣어서 상처도 입는 상황도 있고,

그린피스와 수의사를 만나 회복되기고 하고..ㅎ

제가 한 건 아이가 낸 의견을 정리하거나 가지치기 하는 수준이였고, 거의 다 아이가 의견을 냈죠.

그리고 대단한 수준의 게임이 아니라,

학교 숙제로 한두번 즐길만한 게임을 만드는 거라,

더욱 제 의견 보단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서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뒤로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룰렛은 펭귄얼음깨기가 집에 두개가 있어서,

그 중 한개의 룰렛을 사용하기로 하고,

아이가 어릴 때 놀던 메모리 카드 24장에 라벨을 붙여 이벤트 카드로 만들고 등등..ㅎ

그리고 만들어진 결과물!

집에 있는 레고 몇개를 이용해서 말과

체력 및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큐브로 썼습니다.

완성 된 뒤에 가족이 함께 보드게임을 돌려봤는데,

생각보다 짧게 끝나서 좋고,

동물 키우기가 이렇게 어렵구나 하면서

교훈도 주는 좋은 게임이라며 자화자찬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ㅋㅋ

덕분에 딸과 좋은 추억을 쌓은 시간이 되었네요,

아버님 보드게이머 분들,

아이들 방학이나 시간 되실 때 시간 내서,

함께 보드게임 만들어 보시는 것도 좋은 시간이

될 거 같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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