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작이야기] 03. 마작을 배우기로 결심하다.
03-1
코로나로 보드게임 모임이 잠정 중단됩니다.
전 지방으로 직장을 옮기게 되었고, 옮긴 직장에서도 코로나로 인해 일과 중에 시간이 많이 비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보유하고는 있지만 실제 해보지는 못했던 보드게임들의 룰을 하나하나 정리, 요약하고 참고표도 만들어 보고 했습니다.
03-2
그러다 어느 날 보드게임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우연히 보게 됩니다.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34812&tb=board_community&id=
[고기 먹는 양] 아이디를 쓰는 분이 올리신 마작 강의 글이었습니다.
남는게 시간이다 보니 1화, 2화를 보게 되었는데...
어?? 배워볼만하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03-3
그렇게 근거없는 자신감이 붙고는 실제 마작을 가서 해보면서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나? 검색을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에는 청춘여가연구소 라는 곳에서 "정동 사탕발림 마작교실" 이란 프로그램을 운영되고 있더라구요.
이미 몇십회차의 수업이 진행된 상태였고 그 모임에 올라온 후기나, 사진을 보면 젊은 사람들이 모여서 열심히 배우고 즐겁게 하는 모습들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후기도 너무 재밌다. 또 하고 싶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았구요.
그리고 후기를 보면서 놀란건 다수의 참여자가 젊은 여성분들이었다는 겁니다. SNS로 흥보가 되는 특성상 그랬을까요??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마작이 아저씨들이 아닌 여러 세대가 같이 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지금 '제대로' 배워두면 나이들어서까지 즐길 수 있겠는데? 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03-4
이즈음에 퇴근 후 와이프랑 저녁에 넷플릭스 등을 보면서 영화 한편 보던게 낙이 되었는데..
화양연화 (2000) In The Mood For Love, 花樣年華
이 오래된 영화를 어떻게 보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낮은 조도속의 영화에서 양조위, 장만옥 두명의 감정선이 영화의 포인트였겠지만..
제눈에 들어오던 장면은
밤새 마작을 치던 저 분들... 뭐가 저래 재밌지?
그리고 영화 색계에서
방법은 모르겠지만 탕웨이의 승리를 밀어주던 저 아저씨, 그리고 그걸 바라보던 탕웨이의 저 눈빛, 그리고 그런 아저씨를 의심하는 본처의 눈빛
이외에도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란 영화에서도 평범한 여주인공이 재벌집 마나님과 마작을 두면서 서로의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등..
이런 영화 속의 장치로 들어가있던 마작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면서 결국 마작에 대한 관심이 폭팔하게 됩니다.
저도 이 이후부터 마작을 생각할 때 중국아저씨들이 담배 뻑뻑 피우는 어두운 도박장의 느낌이 아니라, 친구들끼리 커피나 맥주한잔 하면서 시시콜콜한 이야기 하는 장면을 머리속에 그리게 되었습니다.
03-4
와이프랑 주로 보드게임을 하게 되는데 와이프에게 보드게임은 설겆이 열심히 한 남편에게 주는 일종의 상이지 와이프가 먼저 게임을 막 하자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 구매한 루미큐브에 와이프가 생각 이외의 흥미를 보입니다.
아.. 마작도 되겠다. 라는 느낌이 왔습니다.
와이프를 마작에 끌어들이면, 이후 2명만 끌고 들어오면 제일 어렵다는 4명을 모을 수 있으니까요. (놀랍게도 실제 이 계획이 성공합니다.)
03-5
제가 있는 지역(울산)에는 보드게임 모임에서 독립해 나온 마작 동호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라는 특수성때문에 잘 모이지 못하는 분위기였고, 가끔 4명을 모아서 오프/온라인 모임을 하는 정도지 초보를 위한 수업 같은건 생각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남는게 시간이니 이걸 무기 삼아 천천히 준비해보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실행에 옮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