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전 보드게임 잡담 #2

개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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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4-5 오후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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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글 리젠을 위한 퇴근 전 잡담.

넘버링 달아서 시리즈처럼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당. (....라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ㅋㅋ)

지난달엔가 코보게에서 방탈출게임이 우르르 쏟아져나왔죠.

한동안 모임에 못나가기도 했고, 소비심리 자체가 위축되어있던터라 그냥 팍팍 질러서 해봤습니다.

언락을 깨면 전체적으로 리뷰 형식으로 다뤄볼까...고민중이긴 한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엑시트는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엑시트 특유의 그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는" 부분이 거의 사라지고, 차근차근 단계별로 퀴즈를 제시 하는 것이, 이스케이프 룸 더 게임의 그것을 보는 듯 해서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호불호가 있는 영역이기는 한데 전 엑시트의 그 부분이 좋았거든요.

암튼 엑시트도 큰 어려움 없이 클리어했고, 언락 2의 첫번째 시나리오에서 아내와 함께 힌트 없이 20여분만에 주파한지라 "별거 아니구만!!" 이러면서 잔뜩 기고만장해있었는데

...2번째 난이도 부터는 둘 다 토하면서 하고있습니다. 컨셉에 따라 어떤때는 동화적인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거나 하는 부분이 이과 부부에게는 너무나 어렵네요.

언락3 김종말 스포 : 쥐한테 잠수복을 입혀서 우유통에 넣어서 헤엄치게 만들어 버터를 만든다는 생각을 누가하나요. 쥐를 우유통에 넣으면 죽은 쥐가 생성될 뿐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건 2인플입니다.

내 실력이 승리로 향하는 보증수표가 되지 않는 4인에 비해 2인은 외부요인의 개입이 적다보니 수읽기를 통한 이득 챙기기라는 제 스타일에 부합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가장 좋아하는 장르도 MTG나 넷러너, 배틀콘 등의 2인 카드게임...인데...... 정작 모임에서는 2인이 돌아갈 각이 잘 서지 않는다는게 아이러니입니다.

그렇다고 또 딱 두명만 모여서 게임하긴 좀 뻘쭘하고, 제일 선호하는 그림은 4~6명이 같은 2인게임을 2~3테이블로 나누어서 돌리고 서로서로 피드백하는건데, 이 그림 자체가 그렇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암튼, 몇몇 선구자 분들에 의해 키포지가 입소문을 타던 시절, 모임분들을 꼬셔서 해외직구 버스를 운영하여 키포지를 사서 나눠가졌는데 정작 모임에서 돌린건 손꼽을만큼...ㅋㅋㅋ

매번 키포지 한글판 나올때마다 뒤통수가 따갑습니다ㅋㅋㅋㅋ 한편으로는 어찌보면 더 비싼 게임을 강매하지 않은 것이 다행인가 싶기도 하고요..

재작년이었던가요? 푸드체인에 정령섬에 펀딩을 한 네 개쯤 물려놓고 비어가는 잔고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어있는 책장을 보며 단톡방에 이런 글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정령섬을 끝으로 더 이상 펀딩 인생은 NAVER> 라고요.

그리고 그 이후 어찌되었냐고요? 그 이후의 펀딩은 셀 필요가 없어졌죠.

........너무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ㅋㅋㅋㅋㅋㅋ

당장 지금만 해도 정령섬 확장과 서스펙트 게임을 기다리고 있고... 지난달엔 트레지디 루퍼, 엊그제는 트래블러 펀딩에 들어가기 직전에 스톱했고, ....

이런걸 보고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하던가요? 오늘도 제 지갑과 책장이 동시에 비어있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며 애써 현실을 외면해봅니다...

아, 서스펙트 게임은 들어갈까 말까 할 고민도 없이 그냥 들어갔습니다. 얼리버드가 살아있더라고요.

크라임씬 보드게임도 나름 신선한 맛 + 유일무이의 대체품 느낌이라 재미있게 했는데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거든요.

명색이 코보게인데 그보다 더 발전된 물건을 뽑아주리라 기대해봅니다.

곁다리로 여쭙는건데, 서스펙트 게임 얼리버드가 남아있음에도 일반세트 들어가신 분이 아홉분 정도 계시더라고요? 딱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나요?

뜨문뜨문 4인 정도가 모여서 팬데믹 레거시를 즐기고 있습니다.

시즌 1 : "이런식으로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다니!!"

시즌 2 : "이렇게 까지 자유도가 높다니!!"
시즌 0 : "팬데믹을 이런식으로 어레인지 하다니!!"

의 느낌이네요. 개인적으론 시즌 1의 그 기념비적인 의미를 제외한다면 시즌 0가 여러모로 낫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난이도는 좀 쉬운 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좀...팬데믹 특유의 "이걸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이라는처절함 보다는 그냥 무난하게 흘러가는 인터랙티브 드라마 보는 기분이에요.

이제 5월 정도 진행중이라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 만큼 즐길거리도 많이 남았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빨리 끝내고 맘편히 다른 게임 하고싶기도 하구요. 매번 모일 때 마다 한시간~한시간 반 정도 팬데믹 붙들고 있는것도 좀..ㅋㅋㅋㅋㅋ

저번엔가 이야기 했던 적이 있는 것 같은 같은데, 현재 DND5E의 국민광산인 판델버 탐헙을 70% 가량을 마쳤습니다. .....작년 11월에 말이죠.

급작스럽게 코로나가 빵 터진 바람에 + 하필이면 5인 멤버라서 '4인이 모이면 괜찮지 않을까' 라는 속편한 소리도 못하는 상황인지라 네 달 가량 딜레이 되고있었는데

사정상 한 분이 빠지게 되어 4인으로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버렸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말을 많이 하게 되는 게임이다 보니 방역에 있어서 많이 걱정되어서 살짝 고민중이에요.

쉬는 동안 이런 저런 기믹도 준비해뒀고 얼른 우리 팀의 이야기의 엔딩을 보고싶단 생각이 그득그득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다른 여정을 떠나고 싶기도 하구요. 팬데믹도 그렇고 판델버도 그렇고 장기적인 게임은 이런게 문제인가 봅니다 ㅋㅋㅋ

학교에서 보드게임 동아리를 꾸렸습니다. 이 눈치 저 눈치 봐가면서 닥 8명으로 꾸렸어요.

네.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4-4로 두 테이블 운영하려고요. 제가 들고있는 게임이 있으니 같은 게임을 운영비로 구매하면 하나만 사도 되기도 하고...

....그런데 옆 반 선생님께서 간곡히 부탁을 하시는 바람에 한 명을 더 넣어버리고 말았습니다.

- 여담이지만 9인이면 3-3-3이라서 보드게임을 한 세트 더 구매해야 해서 안된다...라고 완곡히 거절했더니 "내가 사비로 하나 사 줄게" 라고....ㅋㅋㅋㅋ

4-5로 쪼개자니 보드게이머들이 가장 싫어하는 5인이 되어버리고 3-3-3으로 쪼개자니 세 테이블을 다 관리할 방법이 없고

저도 같이 놀자고 만든 동아리인데 계륵이 되어버렸어요.

좋은 아이디어 없을까요? 흑흐규ㅠ

몇 가지 게임의 후기.

1) 연금술 아카데미 : 기대와는 조금 다른 느낌.... 그 뭐냐, 뉴 프론티어 할 때의 느낌을 그대로 받았어요. 디덕션 게임과 전략게임 그 사이에서 이도저도 아닌 맛? 확장을 끼면 좀 다르려나요?

2) 메르브 : 요즘 신작보다는 구작 위주로 플레이하던 중 간만의 신작. 할 때마다 새로운 공략포인트가 보이는게 몇 번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듯... 생각보다 점수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많더군요.

3) 칸반 : 까탈스러운 산드라를 제외하고 하던가 해야지 저 매커니즘 때문에 불필요한 액션이 너무 강제되는 기분입니다. 드라이버 에디션 할 때에도 항상 산드라는 상냥하게 쓰기도 했고요.

4) 푸드체인 : 요식업을 장난으로 생각하셨쥬? 안일하게 경영하면 망하는거 순식간이에유. 라고 백종원님의 목소리가 들리는듯한 게임.

오프라인에서 쉬이 돌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코보게 기획전 가격은 굉장히 매력적이어서 질러버릴뻔 했습니다. ㅋㅋㅋㅋ

5) 스페이스 크루 : 그냥 재밌어요. 우주공간에 있는 것 처럼 숨죽이고 플레이하다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그 느낌이 정말 좋았습니다.

6) 트레지디루퍼 : 추리 게임으로서의 포텐셜이 굉장히 높은데...일방적으로 각본가가 너무 봉사하는 게임 아닌가요? 연습 시나리오 한 번 해봤는데 본 시나리오도 꼭 해보고싶어지는 게임.

세시간만 더 버티면 퇴근입니다!! 월요일 고생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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