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128 - 아동센터 후기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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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30 오전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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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상당히 저기압이었던 관계로 아주 짧은 후기 입니다~

오늘은 저녁 느지막히 아동센터에 방문했습니다. 스트레스가 가득한 상태에선 수많은 산만한 아이들을 상대하다보면 저도 모르게 감정이 들어가거든요. 게다가 생일파티가 있던 날이라 더더욱 느지막하게 방문하여 소수의 아이들하고만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실 이 날은 그 소수의 아이들 마저도 버겁게 느껴져서, 혼자 조용히 책을 보거나 가장 어린 아이와 1:1 코코너츠를 했어요.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어른의 감정을 읽을 줄 아는지, 억지로 연기하며 헤헤헤~ 웃는 제 얼굴을 보며 "오늘 기분 안좋아요?" 하고 묻더군요 ㅠㅠ 제가 표정 관리를 잘 못하다보니 티가 많이 나는가 봅니다.

한달에 한 두번 정도 기분이 굉장히 저기압이 되는 때가 있는데 대체로 개인시간이 부족한 것이 이유입니다. 활동이 활발한 온라인에선 시끄럽고 농담 잘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겠지만, 사실은 상당히 내향적인 성격이다보니 사람 많은 곳보단 혼자 조용히 명상을 하거나 독서, 공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더 좋아하거든요. "아니 그럼 센터 활동은 어떻게 해?" 하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대체로 혼자만의 시간을 푹~ 즐기고 충전된 에너지를 아이들에게 쏟아붓는거예요. 이 재충전 시간이 모자라면 상당한 스트레스를 느끼며, 예고 후 잠수 & 모임거부 & 리뷰 작성 & 새로운 취미 개발 등을 시작합니다. 이런 성격을 잘 아는 제 친구들은 "너굴너굴이 마법에 걸린 날"이라며 놀리죠. 갑자기 모임 참석에서 빠지거나, 두문불출하고 일만 하고 지내거나, 리뷰를 쓰는 양이 갑자기 늘어나거나 한다면 "아, 이 사람 기분이 안좋은 상태라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는거구나" 하시면 되겠습니다 ㅋㅋㅋㅋ (물개박수 시리즈의 리뷰를 아주 우울한 기분 속에서 쓰고나서 센터로 간거예요 ㅋㅋㅋ)

어쨌든 울적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과학서적을 한가득 뽑아놓고 열중해서 읽는데, 일부 아이들이 지나가며 "오늘 선생님이 쓸쓸해보여..." 하고 수군수군 하더라구요. 쓸쓸해 하는게 아니라 독서를 통해 마음을 가다듬는건데;;

과학책 4~5권쯤 읽고나자 기분이 한결 나아져서 생일을 맞은 아이와 3인 팬데믹을 즐겼어요. 생일을 맞은 아이들을 위해 하루를 다 쓰자~ 싶은 마음에 다른 모든 아이들은 다른 곳에서 놀 것을 부탁하구요. 대체로 이런 부탁을 하면 따로 놀 것을 지시받은 아이들의 눈엔 아쉬움 & 슬픔 & 부러움 등이 가득 찹니다.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아파요. "우쭈쭈~ 서운해 하지마~" 하며 다 함께 놀아주고 싶지만... 그렇게 모든 아이와 다 함께 놀아주면, 한명 한명에게 관심을 주기도 어렵고, 게임이 굉장히 길어지며 모두에게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시간이 되거든요. 그래서 소수의 아이에게 집중해야 할 땐 어쩔 수가 없습니다.

아, 팬데믹 얘기로 잠깐 돌아가자면... 시원하게 망했습니다 ㅠㅠㅠㅠ 감염카드로 큐브 3개를 추가하는 지점에 1~2개의 큐브가 있는 바람에... 안일어나도 되었을 아웃브레이크가 뻥! 터지며 피해가 순식간에 불어난게 너무 컸네요.

그리고 생일이었던 한 친구가 떠나며 2인플 다시 시작. 가장 쉬운 모드로 했어요.

가장 쉬움으로 했는데도 아주 아슬아슬한 상황까지 몰리다가 극적으로 승리!! 이 맛에 팬데믹을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주말동안 시간을 보내며 한결 기분이 좋아졌으니, 다음 주부터 다시 힘내야겠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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