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보드게이머의 정령섬에 관한 끄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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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6 03:54

안녕하세요 좀 늦었지만 오늘도 끄적임 스리즈를 써 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제가 가장 처음으로 접한 협력 보드게임, 지금은 사정이 있어 더 이상은 못 하게 된, 정령섬에 대하여 끄적여 보겠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사진이 안 올라가는 것 같아서 안올리게요 ^^;;;;

1) 첫 만남

제가 쓰루와 황투를 사고 난 후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 편에는 정령섬 얘기를 하나도 안했네요 아그리콜라를 이것보다 먼저 샀는데;;;)

어머니와 가끔 쓰루를 했었는데, 너무 어려워 하셔서 뭔가 협력해서 이루어내는, 그런 보드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제가 알아본 협력 게임의 후보는 광기의 저택, 엘드리치 호러, 아컴 호러, 팬데믹 레거시 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리플레이성' 을 중요시 했습니다. 몇번 하고 재미 없어진다면 별로잖아요.

또 열심히 조사를 해서 엘드리치/아컴 호러, 로빈슨 크루소, 그리고 정령섬이 남았습니다.

설명서가 어떤 느낌인지, 박스는 어떤지 보고, 왠지 아컴 호러 와 엘드리치 호러는 아닌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그 두개도 재밌긴 하겠지만, 그냥 다른게 더 좋다고 느껴졌네요...

로빈슨 크루소도 참 좋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제 마음엔 이미 정령섬이 자리 잡았고, 또 잔룰 많아서 머리 아픈 것보단 정령섬이 날거라 생각했습니다.

2) 정령섬

그래서 정령섬을 동생이랑 참 많이 했습니다.

일단, 정령섬은 참 쉬웠습니다. 브레인 버닝이라고 하는데 머리 아프지도 않고, 처음 2판은 어떤 식으로 하는지 몰라 버벅대다 지긴 했지만. 그 뒤론 연승을 하곤 했죠. 또, 정령섬은 이름과 테마와 박스는 정령이지만, 플레이 방식은 살짝 덱빌딩 느낌이 조끔 곁들어간 타워 디펜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족 다 같이 했는데 동생이랑 저 빼고 너무 어렵다고, 쓰루보다 더 하다고 해서 결국 동생과 두명이서만 했죠, 뭐 전 두명이서 하는게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황투와 함께 정령섬은 저와 동생만 하는 2인용 보드게임이 되었습니다.

특히 제 동생은 황투보다 이걸 더 좋아했죠, 황투하다 주사위 1만 나와서 싸인 스트레스를 푼다나(?????)

3) 난이도 조절

제가 생각하는 정령섬의 장점과 흥미로운 점은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단 겁니다. (물론 이거보다 훨씬 더 체계적으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는 보드게임이 많겠지만요.)

이제 정령섬의 모든 정령 다 해봤고, 게임이 너무 쉬워서 점점 재미가 없어질 때, 적대국을 넣으니까 게임이 어려워 지면서 다시 팍 재밌어 지더라고요. 역시 적당히 어려워야 재밌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식으로 가면 리플레이성이 조금 부족하지만, 적대적 국가마다 레벨이 워낙 많은 단계로 나뉘어져 있고, 시나리오도 꽤 많으니 아주아주 오랬동안 할 수 있겠죠.

물론 단점은 초보자와 고수가 같이 한다면 낮은 단계로 하면 고수가 재미 가 없고, 높은 단계로 한다면 초보자가 터지기 것이겠죠, 그래도 전 동생이랑만 쭉 같이 해왔기 때문에 괞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