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의 보드 게임 Top10
0. 들어가기
안녕하세요, 유신입니다.
지난번에 처음으로 인사를 드렸는데, 생각보다 너무나 많은 분들께서 호응해 주시는 바람에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이 요동치는 불꽃(?)이 꺼지기 전에 빨리 다른 글을 올려볼까 합니다.
1. 처음
오늘은 저의 보드 게임 Top10을 주제로 다루고자 합니다. 순위와 각각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를 남기겠습니다. 그리고 시작하기에 앞서 개인적인 성향을 먼저 밝히면 다음과 같습니다.
추상 전략 > 테마 >> 파티 >>> 전략 = 워게임
참고로 각각의 이미지는 보드게임긱에서 가져왔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덧붙여 보드 게임 이름 뒤에 붙는 정보는 2021년 1월 29일 기준으로 순서대로 보드게임긱에서 확인 가능한 유형/평점/웨이트를 의미합니다.
2. 중간
#10. 에이언즈 엔드(Aeon’s End) [전략/8.0/2.75]
순위권 가운데 가장 최근에 처음으로 플레이한 보드 게임입니다. 협력형 덱 빌딩의 정수라고 생각합니다. 모바일로 덱 빌딩 카드 게임을 주로 하곤 하는데, 어떤 모바일 게임으로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의 재미를 제공합니다. 금년도부터 모든 확장과 레거시도 한글판으로 발매된다고 하죠? 별빛바다를 찬양합니다.
#9. 7 원더스 대결 [전략/8.1/2.22]
한 때 흠뻑 빠져서 repos社 홈페이지에서 코인과 마커를 구매했습니다. 업체에서 제공하는 배송 트래커가 불친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없이, 그리고 한없이 기다려서 수령했을 때의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네요. 또한 각종 프로모 카드를 무료로 나눔을 해 주셨던 모임원분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금 감사함을 표하고 싶네요. 판테온 확장도 훌륭하지만, 이제는 아고라 확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서 나와주세요😊
#8. 타임 스토리즈 [테마/7.6/2.61]
첫 레거시 게임이자 탁월한 몰입력을 가진 타임 스토리즈가 8위입니다. 뒤쪽 확장으로 가면 갈수록 스토리가 아쉬운 점은 분명하지만, 보드 게임 중에서 이만큼의 장악력을 가진 스토리텔링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담 확장까지만 모은 상태인데, 그 이유는 화이트 서클의 대단원인 마담 확장에 대한 실망감이 대단했기 때문입니다. 내상이 상당하여 아직도 블루 서클을 선뜻 구매하지 못하고 있네요.
#7. 히어로 렐름 [커스터마이징, 전략/7.6/1.91]
스타 렐름의 후계자가 맞나요? 판타지 테마에 덱 빌딩, 그리고 인터렉션과 리플레이성까지 갖추고 있는 좋은 게임입니다. 본판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기에 캐릭터 팩과 보스 덱을 살 수밖에 없었네요. 단지 살짝 아쉬운 점은 캠페인 덱의 플레이 경험이 없다는 것뿐입니다. 귀찮음을 핑계로 아직 개봉도 하지 않았네요.
#6. 테인티드 그레일: 폴 오브 아발론 [테마/8.4/3.29]
아마 제가 1쇄를 구입하지 않았다면 이 보드 게임은 보다 상위에 위치하여 당당히 빛을 내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번역의 품질과 증쇄의 이슈, 소통의 한계 등 다양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에 보드 게임 자체로 평가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근래에 1쇄 구매자들을 위해 수정 카드를 보내줬었는데요. 이 글을 관련자들이 읽지는 않으시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한 가지 여쭙겠습니다.
“저기, 룰북은요?”
이상입니다.
#5. 도라스레 시리즈 [테마/6.5/1.80]
주사위 굴려 용을 무찌르는 보드 게임, 도라스레가 5위입니다. 일본 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선물해 준 본판을 시작으로 저의 도라스레 수집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미대를 나온 또 다른 친구에게 술을 사주며 미니어처의 도색을 합리적이고 평화롭게 부탁했죠. 이그드라실부터는 도색을 맡기진 못했는데요. 곧 친구와 술 한 잔을 기울여야 하겠네요. 솔직히 말씀드린다면, 그랜드 마스터를 제외한 다른 캐릭터로 용을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슬프네요.
#4. 패스파인더 ACG [테마/7.2/2.71]
충격적이었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이미 스팀에서 디지털 버전을 구매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다시 현실로 돌아와 클래스 덱과 주사위 세트를 해외 구매했고, 2.0까지 한글화하여 소장 중인 보드 게임입니다. 여러 확장이 있지만 아무래도 판타지 요소가 다분한 RotR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3. 어센션 시리즈 [전략/7.0/2.15]
또 덱 빌딩이네요! 매력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확장을 주기적으로 뽑아내고 있는 어센션은 다른 덱 빌딩 게임에 비해 플레이 시간이 짧습니다. 그래서 시간 대비 플레이 횟수가 압도적이죠. 다른 보드 게임 어플리케이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만들어져서 전 확장과 프로모를 구입했습니다. 그나저나 금년에 코보게에서 어센션 한글판을 낸다는 소식에 저만 행복한 것은 아니겠죠? 그런데 어센션 10주년 기념판이 어센션 택틱스와는 다른 것인가요?
#2. 신화적 전투: 판테온 [전략/8.5/3.02]
최고 수준의 미니어처 퀄리티를 자랑하면서 동시에 제가 보유하고 있는 보드 게임 중 최고가의 보드 게임이네요. IT에서 일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전 국어국문학과에서 신화를 전공한 사람입니다. 그만큼 신화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죠. 그래서 보드 게임을 접하면서 여러 보드 게임 속에 녹아 있는 신화적 요소(학술적으로는 신화소라고 하긴 합니다만)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에게는 한 가지 버릇이 있는데요. 일주일에 1회 정도는 보드게임긱의 검색 시스템을 통해 카테고리에서 Mythology를 선택하여 무슨 신작이 나왔나 찾곤 한답니다.
#1. 체스 [추상 전략/7.1/3.70]
대망의 1위는 체스입니다. 체스는 저의 첫 보드 게임이자 인생 보드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이라고 하기에는 시기가 좀 지났을까요? <퀸스 갬빗>이라는 드라마가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사랑을 받았지요. 그러나 정작 저는 아직 시청하진 않았네요.
개인적으로는 나이트 기물을 좋아합니다. 체스 최강의 기물인 퀸을 그녀의 사정권 밖에서 저격할 수 있는 유일한 기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로 첫 수를 킹 사이드 나이트를 움직이는 레티 오프닝 전략을 취하곤 했습니다. 물론 중앙을 장악하기도 전에 측면이 아름답게 지워지는 것이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네요.
요즘에는 통 둘 사람이 없어서 1인플을 합니다. 아침에는 백, 저녁에는 흑으로 정해 하루에 각각 한 수만 두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게 의외로 손맛이 있고, 출퇴근하는 동안에 저녁에 둘 수를 생각하는 것이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유일한 문제는 체스판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있겠네요.
3. 끝
마지막으로 안타깝게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보드 게임 5종, 구입 노플 보드 게임 4종, 기대 중인 보드 게임 3종을 간략하게 소개할까 합니다. 각 분류별로 순서는 순위와 무관합니다.
- Top10을 위협하는 안타까운 보드 게임들(5)
#1. 워 체스트
기프 프로젝트의 인쉬와 함께 제가 종종 즐기는 추상 전략 게임입니다. 워 체스트는 체스와 인쉬에 비해 테마성이 살아있어서 호감이지만, 체스라는 거대한 성을 무너뜨리기에는 모자람이 분명하네요. 귀족과 공성 확장의 한글판 출시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2. 케플러-3042
저는 SF 소설을 즐겨보면서 인간의 상상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곤 합니다. 우주 테마를 좋아하는 편이라 더 그렇죠. 케플러-3042는 신판 기준으로 일러스트가 상당히 준수하고, 갈가마귀님의 한글화 자료까지 보드라이프에 있는지라 1회쯤은 플레이를 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3. 티츄
굳이 길게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사내 친목 모임에서도 티츄를 소개한 후로 지속적인 티츄 플레이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무한 루프에 빠진 듯한 착각까지 불러일으킬 정도로 지겹게 하고 있습니다. 살려주세요.
#4. 레지스탕스: 아발론
마피아류 보드 게임의 최고봉, 레지스탕스: 아발론도 아깝게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이 게임은 아이스 브레이킹 용도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데, 플레이어 제거/탈락이 없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5. 블러드 레이지
1회 플레이, 그것도 끝까지 해보지 못했으나 좋은 인상을 주었던 보드 게임입니다. 많은 미니어처 기반의 보드 게임이 가진 낮은 전략성은 이 게임에게는 먼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입문하고 한참에 지나서야 중고 매물을 찾고 있는데, 구하기가 쉽지 않네요.
- 호기롭게 구입했으나 노플인 보드 게임들(4)
#1. 시즌스
많은 보드게이머 분들이 갓겜이라고 추천하여 확장과 프로모를 일괄 구매했으나, 함께 할 사람이 없어서 봉인 중입니다.
#2. 태피스트리
사이드의 작가 스테그마이어의 작품인 태피스트리는 아름다운 컴포넌트를 자랑합니다. 이에 혹해서 구매했으나, 시즌스와 마찬가지의 이유로 박스 위에 먼지가 쌓였네요. 혹시 확장도 한글판으로 발매 예정인가요?
#3. 레즈 아르카나
새해 초에 셀프 선물로 지른 레스(?) 아르카나는 빛과 어둠 확장까지 보유 중입니다. 레이싱 스타일의 엔진 빌딩이라고 들었는데, 이 역시도 같이 할 사람이 없네요.
#4. 테라포밍 마스
구입을 해놓고 못하고 있는 게임 가운데, 단연 최고로 오래된 것은 테라포밍 마스입니다. 신년 맞이 방 청소를 하다가 최근에 발견했는데, 구매했던 기억조차 잃어버려서 당황한 것은 비밀입니다. 선배님들께 확장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 한글판 발매를 기다리거나 플레이 기대 중인 보드 게임들(3)
#1. 썬더스톤 퀘스트
무려 던전 탐험이라는 판타지 테마에다가 덱 빌딩이라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별빛바다에서 한글판 발매하는 것이 맞지요?
#2. 이니스: 빅 박스
별빛바다에서 한글판이 예정되어 있는 보드 게임입니다. 켈트 신화가 녹아 있고, 평가 역시 수작으로 손꼽힌다고 들어서 기대 중입니다.
#3. 사이드
최근에 펀딩을 했었죠? 다른 일로 정신이 없어서 펀딩 기간이 지나고 나서야 펀딩 사실을 알게 되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사이드를 경험해보고, 괜찮다면 추후에 구입하던지 해야겠습니다.
여기까지 읽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총 22종의 보드 게임을 언급했네요. 작성을 하면서 보드 게임이 너무나도 하고 싶어서 힘들었네요.
어서 코로나 종식을 기원합니다. 끝으로 모두 건강 유념하세요! 언제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