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보드게임 추천기 [7] – DSP-2
나의 보드게임 추천기 [7] – DSP-2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들입니다. 가볍게 봐주세요>
<보드게임을 접하고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미국에서 보낸 지라 영어를 쓰는 부분이 있습니다. 너그러이 봐주세요>
<지난 글>
요즘 글을 쓸 시간이 별로 없네요…
특히나, 시간이 나면 돌리고 싶은 신작들이 많아서, 글을 쓰느니, 게임을 더.. 라고..
하다가 아무튼, 계속 글로써 게임들을 다시 정리해 가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소개 드릴 게임들은 사실 만만치 않아서, 막상 룰들이 설명하기 버겁습니다. 주로 후기 위주로 말씀 드릴께요…
지난글들에 이어, 드디어, 갈때까지 간 Deutscer Spiele Preis (DSP) 수상작 2010년도 작품들을 계속 정리 해 보겠습니다.
<<DSP 로고>>
DSP 는 우리말로 표현하면: “독일 게임 상” 이 되겠습니다. 이게 늘 궁금했습니다, 왜? 보드게임은 독일사람들이 많이 즐기며 활성화 되었을까? 아마도, 독일의 스산한 날씨와 어두운 저녁의 텅빈 거리가, 사람들로 하여금 테이블에 둘러 앉아 게임을 즐기는 문화를 탄생시키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예측해 봅니다.
마치 일본이 비디오게임으로 세계를 제패 했듯이 독일이 보드게임만큼은 제패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요즘은 또 잘 빠진 미국게임들이 독일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기도 합니다… 딱 지금 비디오게임들이 미국게임이 판치듯하는 그런 시대가 올 것 같은 예감도 듭니다…)
DSP 는 매년 독일의 각 보드게임 매장들, 잡지들, 전문가들, 그리고 게임클럽 등의 투표를 모아 실질적인 인기를 측정하여 가장 우수한 게임들에게 상을 수여 합니다. 아무래도 투표 대상자들이 일반인이라기 보다는 보드게임을 많이 즐기거나 잘 아는 사람들인지라, DSP 에 선정되는 게임들은 대부분 전문가들이나 보드게임 매니아들이 좋아하는 게임들이 많으며, 실제로 꽤 무게감 있는 게임들이 선정되어 집니다. DSP 수여식은 그 유명한 ESSEN 페어 에서 이루어 진다고 하는데, 직접 본적은 없어서 잘은 모르겠습니다. 매년 DSP 는 10개의 우수게임을 선정해서 순위를 정합니다. 10개 게임 모두가 무게감이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상위권의 게임들은 꽤 무게감들이 있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매년 10개 게임들이 선정되기 때문에, 이 모든 게임들을 다 다룬다는 것은 어렵고, 1위에 선정된 게임들만, 2010년 이후부터 살펴 보겠습니다.
<<DSP 수상작 리스트>>
DSP 2010 – Fresco (프레스코)
DSP 2011 - 7 Wonders (7 원더스)
DSP 2012 – Village (빌리지)
DSP 2013 – Terra Mystica (테라미스티카)
DSP 2014 – Russian Railroads (러시안 레일로드)
DSP 2015 – The Voyages of Marco Polo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
<<DSP 1위 작품들>>
지난글에 말씀 드렸듯이 2010~2012 까지는 KDJ 게임들과 겹치는 Fresco, 7 Wonders, Village 에대해 이미 소개 드렸고, 이번에는 2013, 2014, 2015 년 수상작들을 중심으로 소개… 라기 보다 그냥 글을 써보려 합니다.
DSP 게임들은 차마 누구에게나 추천을 할만한 게임들은 아니고, 더구나 다른 게임들을 많이 접해보시지 않으면 DSP 게임류의 complex 한 재미를 못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드게임을 많이 접해 보셨다면 적극 소개할 필요도 없이 이미 많이 해 보셨을 그런 게임들이라… 그냥 간단히 글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해서 이번글에 추천하고 싶은 게임들은: (출시순으로)
DSP 2013 – Terra Mystica (테라미스티카)
DSP 2014 – Russian Railroads (러시안 레일로드)
DSP 2015 – The Voyages of Marco Polo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
<<두둥!>>
이 게임들은 사실 글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많이 있네요… 특히 룰들과 컴포넌트들이 많아서…이제는 동영상으로 가야 하는 것인가…
룰 설명보다는 간단한 설명과 느낌을 적어 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우매우 좋아하는 게임들이고, 이 3게임중 하나는 제가 다섯손가락에 꼽는 베스트 게임이기도 합니다.
Terra Mystica (테라 미스티카)
DSP 2013
작가: Jens Drogemuller, Helge Ostertag
게임인원: 2~5명
게임시간: 약 150분 (2인 플레이시 짧아짐)
<<출처: stonemeiergame.com>>
얼마전 한국어판의 펀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 져서 많이 보급되어진 게임이죠. 참고로 Boardgamegeek.com (BGG) 사이트의 보드게임 랭킹에 2위로 올라가 있는 게임입니다. 1위인 Twilight Struggle 이 2인용 war-game 이란 것을 생각한다면, 실제로 현재 존재하고 있는 다인용 보드게임중에서는 세계최고라는 뜻이 되는 것이죠. 그럼 과연 이 게임이 세계 최고의 게임일까요? 제 개인적인 소견은 ‘그럴만 하다’ 입니다.
테라미스티카 (테라) 는 모든 요소를 적당히 갖추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보드게임들이 시간을 잘 맞추는 게임은 드뭅니다. 어떤 게임은 이제 뭔가 해보려는데 끝이 난다던가, 어떤 게임은 이제 끝났으면 좋겠는데 아직 더 해야 한다던가… 그런 느낌을 많이 받는데, 테라는 처음부터 딱 기가 막히게 적당한 수준의 플레이가 허용이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총 6라운드를 진행 하는데, 그이상을 원하지도 않고 그 이하에서는 할 것을 다 못하는, 딱 적절하게 만들어 놓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모든 플레이어들이 각기 다른 종족들을 선택해서 전혀 다른 기본능력을 가지고 게임을 하는데 게임에서는 큰 불협점 없이 잘 녹아 든다는 사실… 그리고 운적인 요소는 거의 없고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전략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정말 다양한 게임 요소들이 함께 녹아져 있습니다. 게임 시간도 플레이도 만만치 않지만 한 번 익숙해지면 시간도 금방 가고 재미도 급등하는 진정한 Gamer’s Game 입니다.
테라는 간단히 말씀드리면 땅개간하기 게임입니다. 하나의 지도를 놓고 각기 다른 종족들이 자신이 거주할 수 있는 지역외의 다른 지역들을 terra-forming 하며 마을을 형성하며 문명을 발전시키는 그런 게임입니다. 어찌보면 카탄하고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게임이고, 건설하는 건물의 종류도 다양하여 매우 기술적으로 마을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개간해야 하는 땅들...>>
이 게임의 핵심은 사실, 개인보드로 주어지는 각 종족 현황판입니다.
<<기본 종족들의 현황판이자 개인 보드판들...>>
얼마나 빨리 종족의 특성을 파악하여 그 특성에 부합한 전략을 펼치느냐가 승리의 관건입니다.
각 종족은 그들만이 서식 할 수 있는 지형이 정해져 있는데, 보드를 보면 이 지형들이 아주 다양하게 분포 되어 있습니다. 게임에서 우위를 접하려면 빨리 거주지를 연결시켜 하나의 마을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자면 필수로 멀쩡한 땅을 플레이어의 종족이 거주할 수 있는 지형으로 Terra-forming 을 해야 합니다. 이때 각 종족들마다 다른 능력들이 발휘되기도 하고, 어떤 종족들은 시작 할때부터 잇점을 가지고 시작하던지, 종족마다 능력들이 매우 다양합니다. 이 능력의 특성을 얼마나 빨리 파악해서 전략을 세우느냐, 그리고 상대의 특성을 파악하여 어떤 수정을 해야 하는지를 파악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글판에 상세히 나와 있는 각 종족의 특성들...>>
게임에서는 관리해야 할 ‘자원’ 들이 꽤 됩니다. Power token, Priests, Workers, Coins, Favor tiles, Town tiles, Bonus cards, coins… (죄송합니다, 게임을 영문으로 처음 접해서, 막상 한글로 뭐라 하는지 모르겠네요…)
건설을 해야 하는 건물의 종류도 5가지(지을 수 있는 순서대로): Dwelling, Trading houses, Stronghold, Temples, Sanctuary. 모두 다 제각각 다른 능력들을 부여 합니다.
<<개인별 관리해야 하는 컴포넌트들...>>
게임도 막상 진행 하면, 매 턴 선택 할 수 있는 액션이 8가지나 됩니다.
1. 지형변화후 dwelling 짓기 (가장 기본적인 건설 액션)
2. Shipping Track 업그레이드 (물건너 땅을 연결해 주는 역할)
3. Spades 비용 업그레이드 (지형변화시 사용되는 삽의 숫자를 줄여 줍니다)
4. 빌딩 업그레이드 (더 좋은 빌딩으로 진화 시킴)
5. Cult track 에 Priest 보내기 (점수 및 Power 를 더 해줍니다)
6. Power Actions (일종의 매직 사용하여 특정 액션 하기)
7. 스페셜 액션 사용 (각기 보유하고 있는 프리액션 사용하기)
8. 패스 (더 이상 할 것이 없을 때 사용)
자세한 룰 설명은… 차마 글로 다 못하겠네요…
좀 많은 요소들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서..
<<Cult Track, 점수와 Power 를 얻을 수 있는 곳>>
게임은 재미있습니다. 게임 좀 해보신 분이라면 하얗게 불태워 볼만한 게임입니다. 가족게임으로도 괜찮습니다. 단, 인도자가 잘 설명하고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테마는 어린이가 접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이고, 마구 치고 박는 게임이 아니라 대단히 평화롭게 진행 될 수 있습니다. 영향력 게임치고 이렇게 평온한 게임도 사실 잘 없습니다. 평온함의 원인이 되는 것 중에 하나가 다양한 선택지 입니다. 워낙 많은 tactic 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가지 방법이 막혀도 다른 전술을 쓰면 되거든요.
매번 달라지는 승점 조건들, 그리고 14가지의 다양한 종족들… (확장포함하면 20가지에 육박함) 그로 인해 달라지는 매 게임의 양상. 아마 평생 해도 제대로 다 마스터 하기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아쉬운 점은 인원수에 따라 게임이 좀 달라 진다는 것. 2인플레이시 매우 평화롭고 자기 할 일만 하게 되고, 5인 꽉채우면, 자리 싸움이 치열해 집니다.
그래도 사실, 게임 요소가 좀 복잡한 편이라 자기 할일 챙기기 바빠서, 상대방 견재 같은 거 별로 안중에 없습니다. 견재 받아도 다른 길들이 있기 때문에 크게 맘 상하지 않습니다.
평생 소장용, 테라미스티카 입니다.
Russian Railroads
DSP 2014
작가: Martin Hoffmann, Claus Stephan
게임인원: 2~4명
게임시간: 약 90분~120분
<<출처: hans-im-glueck.de>>
저의 All-time favorite 이였던… 지금도 아마 다섯손가락에 꼽는 그런 게임입니다. 러시안 레일로드(러시안) 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게임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끔직히도 재미 없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정말 재미있다하고… 저는 그 후자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러시안은 일단 “재미”가 있습니다. 어떤 재미냐면, 상대방을 골탕먹이는, 내가 운을 건 것이 성공하는, 혹은 웃기는… 그런 재미가 아니고, 내가 계산 했던 것이 그 이상으로 이루어지는… 예측보다 더 잘 되는 그런 재미라고나 할 까요?
러시안은 계산을 많이 하게 됩니다. 우선 치열한 선잡기부터 수싸움, 그리고 이어지는 스코어링시 계산해야 하는 점수들. 사실 게임자체는 매우 라이트 합니다. 그냥 일꾼놓고 해당 액션에 있는 자원을 가지고 오면 됩니다. 그런데 이 자원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약간의 고민과 선택이 필요하게 되고, 사실 여기까지도 괜찮습니다만, 매 라운드 마지막에 벌어지는 점수 계산이 좀 복잡해 집니다.
사실 게임 자체도 결코 직감적이지는 않아서 처음에 많은 고생을 하게 됩니다. 특히 저 레일들이 놓이는 방법, 더 낳은 방법이 없었나 늘 고민하게 되는 요소입니다. 그리고 테마가 좀 애매해서 언뜻 공산시대 철로 놓는 느낌인 것 같지만 또 사실은 그냥 계산만 해야 하는 왔다갔다 하는 게임입니다.
자, 하지만 게임자체는 훌륭합니다. 개인보드에는 철로를 놓을 수 있는 구간 3가지 (Moskow, St.Petersburg, Kiev 라인들) 와 공장을 지어 산업을 발전시키는 트랙 하나가 있습니다. 각 경로마다 다른 보너스들이 주어지고 점수를 높이는 방법도 달라집니다. 절대 이 4가지를 모두 공략해서는 큰 점수가 나기 힘듭니다. 끈질기게 Moskow 라인을 공략해서 대박을 노려보느냐, 아니면 야곰 야곰 공장을 지어 점수를 높이느냐… 생각대로 해도 아슬아슬 한데 막상 메인보드에서는 또 엄청난 견재싸움을 해야 합니다.
<<메인보드판 위의 다양한 일터들...>>
<<뒷면은 2인용 보드, 사실 2인 플레이가 매우 재미있는 일꾼놓기 게임 입니다.>>
매 라운드, “당”에서 일하는 엔지니어가 퇴임합니다. 그럼 서로 자기 철도회사로 모셔가려고 안달이죠, 왜냐면, 당에서 일할 때 엔지니어의 능력은 누구나 쓸 수 있는 능력이지만 누군가의 회사로 들어가는 순간 그 엔지니어의 능력은 그 회사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나중에는 누가 엔지니어를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점수차가 40점 까지 날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철로를 놓아봤자 성능 좋은 기차가 없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기 때문에 좋은 기차를 빨리 확보해야 하는데, 아뿔싸, 기차는 늘 성능 낮은 기차부터 사올 수 있고 누군가 기차를 사가지 않으면 더 좋은 기차는 시장에 나오지 않는… 먼저 선점은 해야 겠는데 조금 기다려야 하는, 좀 팽팽한 수싸움 요소들이 숨어 있습니다.
<<기차의 뒷면은 공장이 되어 industry 트랙 발전에 쓸 수도 있습니다.>>
<<저 9짜리 기차를 가져오기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첫 액션.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일꾼놓기게임(액션 셀랙션의 일종, 한사람이 액션을 선점하면 다른 사람은 동일액션을 사용 못하는게 일반적, 그래서 액션칸을 일꾼칸으로 묘사해서 제한을 줌) 이기 때문에 일꾼을 많이 확보 하는 것이 유리 한데, 이 게임에서는 돈도 일꾼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늘 보면 누가 먼저 돈버는 칸에 일꾼을 놓느냐의 싸움이 치열합니다. 게다가 마지막 점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엔지니어들도 사람이 가서 포섭하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포섭해 와야 하기 때문에 돈의 값어치가 훨씬 높습니다. 해서 매 라운드 플레이어들은 늘 돈이냐 엔니지니어냐를 놓고 선싸움을 하게 됩니다.
<<게임 시작시 눈을 켜고 보게 되는 곳...>>
러시안은 치열하고 쫀쫀한 메인 액션뒤에 오는 뻥 터지는 스코어링의 묘미 때문에 재미를 느끼지 않나 싶습니다. 점수 계산할 때 쫀쫀했던 액션과는 달리 아주 큰 스케일로 점수가 계산이 되어져서 아주 재미 납니다. 게다가 점수도 처음부터 빵빵 나오는 것이 아니라, 1라운드때 10점 20점 하던 점수들이 라운드가 갈수록 눈덩이 불듯이 누적되어져서 나중에는 100점 200점 씩 점수가 나오는 그런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런 스코어링이 다 얼마나 잘 점수내는 엔진을 만들어 놓느냐에 달려 있어 아주 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치열함뒤에 오는 호탕함, 작은 점수엔진 뒤에 오는 거대한 점수 엔진들, 이런 상반된 요소를 한꺼번에 선보여 주기 때문에 큰 “재미”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이 작은 노력들로 이루어진 결실이라니… 보람도 느끼게 됩니다.
러시안은 처음 접하면 매우 거부반응을 가질 수 있는 게임 입니다. 하지만 조금 참고 게임을 숙지하고 한번 해보시면 의외로 해 볼만 하다는 것을 느끼실 것이고, 게임중반 쯤에는 완벽히 이해가 되실 것이고, 종료후에는 다음에 더 잘할 수 있어! 를 외치게 될 게임입니다.
참고로 계산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따지고, 계산하고 하는 게임을 선호하지 않으신다면 러시안도 답답하게 느끼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 사람 같은 말들... 아기자기...>>
하지만, 그 외에 다른 경제 게임류나 전략게임들을 좋아 하신다면 매우 재미 있으실 것이라 생각 됩니다. 테마도 큰 무리가 없어 어린이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컴포넌트도 아기자기 한 맛이 있습니다.
어릴때 부터 이런 게임을 가르쳐서 암산왕으로 길러 보는 것도... 좋은 교육 아닐까요? 라고 합리화 해봅니다...;;
개인적으로 “강추”! 드립니다.
The Voyages of Marco Polo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
DSP 2015
작가: Dennis Lohausen
게임인원: 2~4명
게임시간: 약 45분~120분
<<마르코 폴로와 세계 탐방...>>>
마르코폴로의 발자취(마코) 는 가장 최근에 수상은 받은 게임이라 아직 그리 많이 해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게임 메카닉은 어쩌면 오늘 올린 3게임들중 가장 단순하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 유행인 것 같습니다, 바로 주사위 일꾼 게임 이 되겠습니다.
이 게임은 진작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게, 이 게임의 작가가 바로 그 유명한 Tzol’in (촐킨)의 작가 이기 때문이죠. (촐킨도 제 개인적 베스트5에 들어가는 게임입니다) 촐킨을 해보신 분이라면 그 특유의 쫄깃한 맛을 원하셨을텐데 사실 마코는 그런 느낌이 아니네요… (약간 막판에 그런 느낌 살짝 납니다)
어디까지나 주사위를 잘 굴려야 하는 게임입니다. 즉 운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합니다. 사실 그런 요소들을 없앨 수 있는 여러 장치가 마련 되는 것이 주사위 전략게임들의 정석인데 (Castles of Burgundy 와 Troyes 같이) 마코는 그런 부분이 좀 약합니다. 물론 낙타라는 자원을 이용해서 주사위눈을 바꿀 수 있지만, 낙타라는 자원이 용도가 굉장히 많거든요, 그리고 많이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즉 주사위 운을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지만 그 방법들이 꽤 어려운… 그래서 차라리 더욱 주사위 운에 걸고, 운이 나쁘면 어떻게든 손해를 보게 되는 게임이 이 마코 입니다.
여기서 잠시, 주사위 일꾼 놓기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아마 “Kingsburg” 라는 게임이 처음 선보이고 “Alea Iact Est” 를 거쳐 “Alien Frontiers” 가 활성화 시킨 시스템으로 아는데, 주사위의 눈금을 이용해 할 수 있는 액션을 제한 시키는 시스템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런 게임에는 보통 일꾼칸들, 즉 액션칸들이 완전히 오픈되어 있어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 고민이 되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해 주사위로 하여금, 당장 할 수 있는 액션을 제한시키는 시스템이 되겠습니다. 단순히 주사위 눈금 숫자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나온 숫자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2차적 고민이 필요한 시스템입니다. 대부분 주사위의 운적요소를 최소화 하기 위해 주사위눈으로 할 수 있는 액션들의 비중이 크게 차이나지 않게 설계를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리고 주사위 눈금을 보정할 수 있는 장치들도 심어 놓습니다.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고 필요한 경우, 정말 전략적 선택이 요한 경우 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습니다.
<<주사위 쌓기 게임...>>
마코는 그래도 상당히 괜찮은 게임입니다. 하지만 촐킨과 마찬가지로, 할 것은 많은데 다 할 수 는 없게 되는 그런 게임입니다. (아니, 그럴꺼면 지도를 왜 이렇게 크게 만들어 놨어!)
여기까지면 사실 DSP 수상에 의심을 가질 수 있었겠지만, 이 게임의 아주 강한 특성 한가지는 바로, 테라미스티카 같이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들의 특수 능력들입니다.
<<거의 사기급의 캐릭터 능력들...>>
테라처럼 캐릭터의 능력들이 일정부분만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고, 이거는 뭐, 슈퍼히로급의 파워들이 각 캐릭터들에게 부여 되어 있습니다. 어떤 캐릭터는 주사위의 눈을 마음대로 정하기도 하고 어떤 캐릭터는 시장에서 타 캐릭터가 상품을 사면 덩달아 얻는가 하면 어떤 캐릭터는 게임말이 2개 사용한다던지… 누가 봐도 게임을 파괴 할 만한 캐릭터 능력들이 있는데, 이런 슈퍼히로 파워들이 서로 대립하면 결국 배런스를 맞추어 가게 만들어 놓은 이 게임의 디자인에 극찬을 보냅니다.
마코는 누구나 시작하면 남의 캐릭터가 더 부러워 보이는… 근데 막상 해보면 다 나름의 핸디캡이 있는 그런 게임입니다.
마르코폴로는 좀 더 많이 해 봐야 알겠지만, 운적인 요소가 제법 작용하는 전략게임입니다. 하지만 그 전략의 선택지들이 대부분 괜찮고 또한 각 캐릭터마다의 슈퍼능력들로 인해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할수록 실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여느 전략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이길 수 있습니다.
주사위라는 요소는 양날의 칼입니다. 운적인 요소가 전략적 요소를 방해 하지만, 또 실력차가 나는 사람들이 경합할 때 밸런스를 잡아주는 역할을 해 줍니다. 그래서 요즘 주사위 전략 게임들이 많이 나오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주사위를 어디에 놓느냐...>>
마르코폴로는 아주 모던 하고 깔끔한 게임입니다. 테마도 남녀노소 다 같이 해도 좋은 테마이고, 좋은 가족적 게임이기도 합니다. 의외로 메인 게임은 어렵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액션칸들만 이해 되었다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이라 생각됩니다. 아직 주사위 일꾼 장르가 생소하시다면 좋은 입문작이 될 것입니다. 물론 다른 주사위 놓기 게임보다 조금 복잡한 요소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꽤 직관적인 게임 시스템이라 크게 무리없이 진행 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주사위 굴려놓고 고민하기… 재미 있습니다.
좋은 주사위 전략 슈퍼파워 게임입니다.
이렇게 DSP 게임들 3가지를 모두 정리해 봤네요. 룰 설명이 워낙 복잡해서, 글을 자재 한 점 이해 해 주시고, 룰은 좋은 동영상들 많이 있으니 영상을 참조 하시면 되겠습니다. 조만간 영상으로도 게임을 올릴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이 글에 나오는 게임을 할 수 있으시다면 아마 지구상에 있는 왠만한 보드게임은 다 플레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만큼 이혜력과 생각이 깊어졌다는 뜻이겠지요.
하면 할수록 보드게임은 인생을 많이 닮아 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은 많으나 정작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고, 시간에 대한 계념은 잘 안 보이지만 막상 시간의 속박안에 크게 구속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을 하더라도 상대방이 있어야 한다는 점…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줍니다.
어쩌다 보니 그냥 게임에 대해 적으려 했던 글이 유명상 수상작들의 소개글이 되어버린 듯한… 그런데 역시 게임을 접한다면 이런 게임들을 접하는 것이 신빙성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많은 게임들중에 무엇을 선택할까… 고민할때 유명한 수상작들은 좋은 필터가 되어 주는 것 같습니다.
아! 마지막으로 꼭 소개하고픈, 현재 BGG 랭크작들… 1,2,3위… (이 중 2위는 이 글에 있죠?) 나중에 적어 보겠습니다.
더욱 많은 분들이 좋은 게임들을 접하길 소망하며, 늘 즐거운 보드게임 시간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