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가 가져온 변화 - 보드게임 라인업을 갖추다
보드게임을 어느 정도 좋아는 했지만 사실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보드게임이 존재하는지는 몰랐던게 2019년까지의 저였다면,
2020년 한 해 동안 꾸준히 검색하고 후기들도 읽고 하면서 어느 정도 개인적으로 만족스런 라인업을 갖추게 된게 달라진 점입니다.
일단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인해 본의 아니게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원래도 좋아하는 보드게임에 더 관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2020년 초기만 해도 기껏해야 즐기던 게임은 스플렌더, 루미큐브 같은 기본적인 게임에,
어콰이어와 아그리콜라 구판 정도였습니다. 아그리콜라는 새로운 도전 확장까지 구입했었고 구입당시(2012년 쯤?) 전세계 보드게임 1위라고 듣고 샀었습니다.
다만 그간 더 어려울까봐 미루고 미루다보니 새로운 도전은 플레이해보질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에 검색을 하던중 보드라이프 일명 보라를 알게 되면서 보드게임 정보의 신세계를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긱 사이트 같은 곳도 알게 되고 순위나 평가등을 다양하게 참고하면서,
한 해 동안 열심히 신품과 중고 발품을 같이 판 끝에 드디어 2020년 말까지 제 나름대로 어느 정도 흡족한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우스운건 컬렉팅에 치중한 나머지 아직 돌려본 게임이 적습니다. ^^;;
대부분 아직 룰도 다 마스터하지 못했다는...ㅜㅜ
그래도 가족 및 지인들과 앞으로 즐거운 시간 되리라 확신합니다.
여기 오래되신 분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겠지만 보드 게임에만이 한 해 동안 이 정도 지출을 하게 될 줄은 저도 미처 몰랐습니다.
순서는 게임순위라기 보다는 구입한 시기 순으로 대강 맞췄습니다.
보라를 통해 방출한 게임도 여럿 있는데 그것도 적어 보겠습니다.
1. 아그리콜라 구판 + 새로운 도전
원래부터 소장하던 게임인데 다소 빈약한 구판의 컴포를 신판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했고,
그간 봉인해둔 새로운 도전 확장팩과 Z덱을 이번에 개방하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안돌렸는데 기대하고 있습니다.
2. 티켓 투 라이드 10주년 기념판
보드게임 잘 해보지 않은 지인들에게 영업용으로는 최고인거 같습니다. 실패가 없었네요.
구입할 당시에 10주년 기념판이 막 출시 되었었는데,
지금도 컴포 등을 보면 그때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3. 가이아 프로젝트 + 오거나이저
2020년 초에 정말 우연하게도 보드피아에 단 1개 남아있던 신품을 구입하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제가 구매하고 품절 떴습니다.
너무 평이 좋아서 안살 수가 없었는데요.
덕분에 오거나이저까지 욕심을 부렸습니다.
게임에 대한 확신은 강한데 주변에 같이 돌릴 수는 있을지 웨이트가 다소 걱정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제 지인들 중 가장 그나마 가능성 높은 팀은 같이 아그리콜라 하던 팀...ㅠㅠ
4. 브라스 버밍엄 + 오거나이저
후기 읽으면서 이건 가이아 못지 않은 갓겜임을 확신하며 부지런히 발품팔다 미개봉 신품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도 욕심부려 오거나이저까지 세팅이지만 아직 룰도 다 익히지 못했네요..ㅠㅠ
가이아보단 쉬울 거 같습니다.
+ 브라스 - 브라스 버밍엄의 원작인데 어떤 분께서 저렴한 가격에 A급 상태로 분양해 주셔서 일단 입양부터 시켰습니다.
5. 테라포밍 마스 + 격동을 제외한 모든 확장 및 오거나이저, 3D컴포 업그레이드
그 유명한 또포마!
오거나이저, 개인보드판, 컴포 모두 업그레이드하고 격동을 제외한 풀확장(격동은 호불호가 좀 있겠더군요)
다 갖춰놓고도 아직 못돌려 봤다는게 함정입니다.
비교적 단기간에 게임을 너무 많이 구비하다보니 생긴 현상 같습니다. ㅜㅜ
오거 및 컴포 업글 다하고 나니 빅박스 나와서 땅을쳤던..
6. 르 아브르
아그리콜라로 인해 우베 아저씨에 대한 인상은 좋은 편이었는데,
그간 출시 게임이 많아서 고르고 고르다가 결국 르 아브르에 꽂혀서 중고로 영입했습니다.
제가 구할 당시(작년 중순)만 해도 중고는 약간의 웃돈을 주어야 구할 수 있었는데,
재판 결정이 나면서 이제는 거의 제가 구한 절반 가격에도 중고가 돌더군요.
이것도 아직 못돌려 봤네요.
7. 비티컬쳐 에센셜 + 투스카니 에센셜 + 무어 비지터
제 주변에는 아그리콜라도 머리아프다고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꾼 놓기를 좋아하는 편인 저로서는 보드게임에 익숙치 않은 라이트 유저 지인들을 고려한 일꾼 놓기가 필요했고
고민 끝에 모셔온게 비티컬쳐 라인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영업에도 성공한 게임입니다.
본판은 보드게임에 익숙치 않은 이들에게는 충분한 고민과 아기자기한 컴포로 인한 재미를 주었습니다.
다만 아그리에 익숙한 저희 부부와 유일한 아그리 적응 팀 지인에게는 다소 심심한 수준이어서,
결국 해외 직구로 투스카니 에센셜 확장과 한글 정발 무어 비지터를 넣었습니다.
투스카니 에센셜은 보라를 통해 한글화했는데 이제는 합본이 새로 별바에서 나올거 같더군요.
확장은 아직 돌려보질 못했는데 본판만 하는 거 보다는 덜 심심할 거 같습니다.
암튼 주변인들을 서서히 유로 게이머 스타일로 바꾸기 위한 영업용 게임으로 계속 활용할 생각입니다.
8.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 북부 확장 + 포커 프로모
뭔 욕심인지 오거나이저와 확장을 다 질렀고, 타일 편리하게 빼는 3d 프린트물까지 별도로 구입.
아직 룰도 모릅니다. -_-;;;
9. 마르코 폴로1, 마르코 폴로2
유일하게 아직 미개봉 상태입니다. 한때 마르코 폴로에 꽂혀서, 베니스의 상인과 신규 캐릭 확장까지 모두 구하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지만,
실패하였고, 그 와중에 전작을 보완한 2가 나온다고 해서 눈빠지게 기다려 마르코 폴로1과 2를 같이 소장하게 되었네요.
2를 데려온 이후론 1탄 확장팩에 대한 미련은 접었습니다.
10.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 + 컴포 업글
와이프와 2인플을 염두에 두고 영입한 게임입니다. 이 놈도 중고 구하기가 만만찮았는데,
이젠 한글판이 나와서 그것도 옛일이 되었네요.
이거 컴포 업글한다고 생전 해보지도 않던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해외 배송을 다 해봤네요. 배로 오는거라 정말 한참 걸리더군요.
제 맘에 드는 컴포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이 놈은 이제 룰만 마스터하고 테플 정도해본 단계에서 정체중입니다.
11. 클랜 오브 칼레도니아
우연히 보고 꽂혀서 중고 영입에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나름의 기다림을 거쳐서 개봉 노플 양품을 간신히 구했습니다.
상태와 가격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운도 따랐다고 생각합니다.
이 게임도 신규 유저 영업용으로 좀 기대 중입니다.
우유 클랜으로 밀어주면서 영업할 계획입니다. ㅎㅎ
12. 푸드체인 거물 + 오거나이저 + 개암나무님 컴포 + 김치 명인 프로모
이건 요번에 리테일판 나올때 그냥 풀로 질렀습니다.
고인물들에게 걸리면 뼈도 못추리게 밟힌다는 악명에 고민 많이하다가
시스템적으로 너무 끌리고 주변엔 어차피 고인물 하드 보드게이머도 없어서
이번 아니면 또 영입하기 힘들까바 그냥 다 질렀습니다.
중고로 한때 영입 시도했었는데 생각보다 만만찮았던 기억이...
지금은 좀 다르지만요.
13. 더 갤러리스트 + 칸반 EV
그 유명한 비딸 라세르다 작가의 작품...은 웨이트도 만만찮아 보이고 중고 영입도 쉬워 보이지가 않아서 자제하다가,
결국 보라를 들락거리는 가운데 어느 순간 욕심이 나서 고르고 고르다가 두 놈 골랐습니다.
사실 저는 테마도 꽤 중요하게 보는데,
온 마스와 리스보아 추천도 많았지만, 결국 테마와 시스템이 모두 끌리는 갤러리스트와 칸반을 골랐습니다.
갤러리스트는 운좋게도 펀딩판 개봉 노플 양품을 구했고, 칸반은 요번에 리테일판 EV버전 출시되는 날 망설임없이 질렀습니다.
사실 비딸 아저씨 게임은 워낙 유명해서 하나만이라도 소장하자는 생각에 보라에도 추천 문의를 남겼었는데,
갤러리스트로 확정했다가 칸반ev 리테일 나오는거 보고 구성물이 너무 좋아서 덜컥 욕심나 얘도 거의 동시에 영입.
덕분에 와이프 눈총 무쟈게 받았네요. ㅜㅜ 덩치들도 커서...
테마는 칸반이 더 끌렸었고, 영업용으로는 갤러가 더 추천이 많아 갤러를 골랐는데 결국 제 욕심까지 부려 둘 다 데려 왔습니다.
14. 로빈슨 크루소 2판 + 프로모 확장
이건 순전히 저 혼자 놀려고 구입한 게입입니다.
와이프 이하 주변인들은 아마 성향상 스트레스만 엄청 받을 듯해서 협력 컨셉 따위 기대는 애시당초 포기했습니다.
오로지 저만을 생각하고 구입, 즐겁게 룰을 익히고 이제 실전 투입 전입니다.
15. 러브레터 + 인피니티 건틀렛 + 더 마인드 + 스컬킹 + 펭귄 파티
주변인들과 가볍게 즐기기 위한 파티 게임용으로 영입한 친구들입니다.
러브레터는 아직까지 실패 없이 빵빵 터뜨려지는 게임이어서 건틀렛도 구입했는데,
이 놈은 테마는 인기 있었는데, 빵빵터지는 맛은 덜하더군요.
더 마인드와 스컬킹, 펭귄파티는 비교적 최근에 데리고 와서 아직 돌려보질 못했는데,
워낙 유명한 게임들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스플렌더나 루미큐브 같은 게임들도 아직 생존해 있기는 한데 그렇게 좋아하는 게임들은 아니지만,
보드게임 뉴비 영업용으로 살려두고 있습니다.
제 라인업을 보시면 왜 판타지 테마가 없을까 궁금하신 분 계실 수도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엄청 좋아합니다.
그래서 제가 미혼이었으면, 글룸헤이븐, 메이지나이트 등등 영입하고 싶은 겜이 한 두개가 아니었지만,
와이프와 주변인들은 이 테마에 큰 편견(부정적 인식)이 있어서 그냥 이 테마는 포기했습니다.
TTS 같은 거로 그냥 개인적으로 즐겨 볼 생각입니다.
집에 꽤 오래 가지고 있던 애들 중에
보라를 통해 방출한 애들에는 어콰어어(신판)와 블랙 프라이데이가 있는데 묘하게 둘다 주식겜이군요.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어콰이어는 굳이 소장하려면 역시 구판이라는 생각이고요.
블랙 프라이데이는 이미 십수년간 주식투자를 나름 전문적으로 해온 저에겐 너무 단순해보여 보라에서 방출했는데,
순식간에 나가는거 보고 그냥 가지고 있을 걸 그랬나? 얄팍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ㅎㅎ
기억나는 좀 특이한 케이스는 루트라는 땅따먹기 게임이 있었는데,
컴포에 끌려서 무작정 영입했다가 (심지어 오거나이저까지 구입)
보라에 세일 가격으로 노플 방출한 비운의 게임입니다.
방출 이유는 솔플만 돌리기는 아깝고, 성향상 마땅히 할 주변인이 없었습니다. ㅜㅜ
이 게임 잘못 돌렸다가는 보드게임 영업 자체에 실패할 리스크가 크게 느껴져서 방출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장할지 말지 고민은 컸는데 결국 방출.
적다보니 글이 이렇게나 길어 질 줄 몰랐네요.
암튼 2020년 보라를 알게 되고 보드게임 신세계에 입문한 한해 마감 차원에서 흔적을 남겨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