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9. 블랙스토리 -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보아요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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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26 오후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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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정보

발매일 : 2004년(1편 기준)

게임 타입 : 파티게임 / 추리게임

플레이 타임 : 이야기 한편 당 20분

플레이 가능 인원 : 2 - 15

게임 시스템 : 퍼즐

룰 난이도 : 0 / 10

언어 비중 : 3 / 10

시작하며

한때 유명했던 온라인 스무고개 사이트, 아키네이터를 아시나요?

정답을 미리 하나 생각해두고 지니가 하는 질문에 따라 대답을 하다보면, 지니가 정답을 정확하게 맞춰내는 신기한 웹사이트였죠. 최근 블랙스토리라는 스무고개 게임을 알게 되었는데, 아키네이터를 연상시킬 정도로 비슷한 규칙이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인과관계를 맞춘다는 설정이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이런 것도 보드게임으로 만들 수가 있구나 하고 깜짝 놀랐지요.

간단한 게임이니, 곧바로 게임 설명으로 들어가죠.

혹시 아키네이터를 모르시는 분들은 [여기]를 클릭하여 직접 해보시길 바랍니다 :)

게임규칙

카드는 양면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면에는 미스테리한 사고/살인에 대한 문제가, 뒷면에는 정답이 적혀있지요.

출제자는 카드를 한장 골라 문제를 읽어준 뒤 정답을 몰래 확인합니다. 이제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다양한 질문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야 하는데, 출제자는 예/아니오 정도의 대답만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파티게임인만큼 너무 헤메면 적당한 힌트를 주는 것 정도는 재량껏 할 수 있지요. 누군가 정답을 맞추면 해당 이야기는 종료됩니다.

... 이게 규칙의 전부입니다.

예시

너무 간단하니까 되려 "이게 뭐야?" 하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자 실제로 하나 풀어보도록 하지요. 물론 이 이야기는 제가 즉흥적으로 지어낸 것이니 스포일러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늪지에서 시체 한구가 발견 되었다. 그리고 시체의 손에는 모래 한 줌이 쥐어져 있었다."

저게 문제의 전부입니다. 보통 문제를 듣고나면 "그래서 어쩌라고;;;" 이런 생각이 먼저 들지요. 그럼 마구잡이로 질문을 해볼까요

Q. 남자인가요?

A. 아니오.

Q. 손에 쥔 모래는 특수한 모래인가요?

A. 아니오.

Q. 흐음.... 오른손에 쥐어져 있었나요?

A. 네.

Q. 사인은 질식사인가요?

A. 아니오.

Q. 모래가 사망의 원인인가요?

A. 네.

Q. 모래로 맞았나요?

A. 아니오.

Q. 흠......... 모래가 시체의 몸에서 또 나왔나요?

A. 네

Q. 머리카락인가요?

A. 아니오.

Q. 옷에서 나왔나요?

A. 아뇨.

Q. 몸 안에서 나왔나요?

A. 네.

Q.뱃속인가요?

A. 네.

Q. 엥?? 모래가 왜 배 안에 들어있지? 모래에 독이 들어있었나요?

A. 네.

Q. 그 여자가 모래를 스스로 먹은건가요?

A. 아니오.

Q. 누군가 모래를 먹인건가요?

A. 아니오.

Q. 뭐야 이건;;;; 스스로 먹은 것도 아니고 누가 먹인것도 아니고....

A. ㅋㅋㅋㅋ

Q. 우연히 먹게 된건가요?

A. 그렇지요.

이런식으로 진행되다 누군가 정답을 맞추게 되면 모두 함께 해답을 확인합니다 :) 어떻게 하는지 감이 오시죠?

평가

블랙스토리를 누군가에게 알려주었을 때, 반응은 정확히 두가지 였습니다.

"이거 완전 재밌다!! 또 하나 내봐" vs "이게 어디가 게임이야? 그냥 스무고개잖아."

다행히도(?) 저는 전자에 속했으며, 이렇게 참신하고 재밌는 게임은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아마도 천일야화류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이겠죠. 매 수수께끼마다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가득했고, 모든 가능성을 떠올리며 하나씩 범위를 줄여나가는 과정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습니다. 마치 명탐정으로 유명한 브라운신부 / 제인마플과 같이 이야기만 듣고 미스테리를 풀어나가는 안락의자 탐정이 된 기분이었죠.

이 게임에 전혀 흥미를 못느끼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 좀 더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테마로 바꾸었을 뿐 결국은 승리고 뭐고 아무것도 없는 스무고개니까요. 게다가 일부 이야기는 허무맹랑한 배경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물리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기도 합니다. 게다가 한번 푼 문제는 기억이 리셋되지 않는 한 다시 풀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존재하죠. 이 두 단점에 민감하신 분들은 블랙스토리 게임을 보고 콧방귀를 뀌시겠죠.

상상력을 자극하는 게임을 좋아하신다면 블랙스토리를 한번 해보세요. 북미기준으로 시리즈 당 약 7달러의 가격으로 아주 저렴하며, 수많은 시리즈가 나와있는데다 한 시리즈당 약 50여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즉 140원을 주고 재미난 수수께끼를 하나 풀게 되는 셈이지요.

아직도 "한번 다하면 다시는 못하잖아요...." 하며 망설이는 분들. 이해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가지고 계신 수만원짜리 명작게임 중 단 한번도 돌리지 못했거나 한두번 돌리고 봉인된 것은 없나요?

비싸게 사서 두어번 하고 봉인 되는 것과, 싸게 사서 모든 이야기를 다 풀어보고 새로운 시리즈를 구하는 것... 어느쪽이 가성비가 좋은걸까요? :O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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