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에 대한 단상
안녕하세요.
최근 중고거래를 통해 들었던 짧은 생각들을 써보고자 합니다.
얼마전 보라 중고 장터를 통해 메이지나이트 확장 포함 영문판 세트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중고거래를 하게 되었습니다.
영문판 매물을 기다리고 있었던지라 4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올라왔기에 크게 고민하지 않고 구매했는데요.
판매자님께서는 택배 배송 중 파손은 책임지지 않겠다고 말씀하시기에 알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제껏 100건이 넘는 중고거래를 하면서 사실 배송 중 파손은 늘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라 저는 크게 개의치는 않는데요.
(이제까지 보내는 경험도 받는 경험으로도 100% 뽁뽁이 포장을 동반했기에 그건 그냥 운이라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택배를 받은 저는 처음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다른 보편적 파티 게임도 아닌 메나를 하는 정도의 보드게이머 분일텐데...
네~ 예상하신 것처럼 날 것 상태 그대로 왔습니다 ㅎㅎ (제가 방심했습니다 ㅠㅠ 뽁뽁이를 둘러달라는 말은 기본이라 생각해서 할 생각도 못했어요.)
사실 파손을 감수한다고는 했지만 이렇게 오리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했기에 충격이 컸지요.
심지어 저는 택배비로 판매자분께 묻지도 않고 제 기준으로는 넉넉한 1만원을 함께 보냈기에 사실 서운함도 들었습니다.(메나UE가 아니라 부피가 그리 크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불안한 개봉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토큰들을 걷어내자 나온 날 것 그대로의 피규어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비닐 한 장에도 쌓여있지 않은 그 모습에 이 엄동설한에 얼마나 추웠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ㅠㅠ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피규어 하나는 무려 네 조각이 나있더군요.
너무 충격적이라 얼른 붙여주고 싶어서 사진을 못찍었네요 ㅠㅠ
(이때까지만 해도 파손은 책임 못진다고 했으니 그냥 써야지..라고 생각했습니다.)
부랴부랴 초강력 본드로 피규어를 붙이고 컴포를 확인하는 순간 저는 맥이 풀리고 말았습니다.
크리스탈도 부족하고, 스킬 토큰도 부족하고.. 그냥 세다가 말았네요^^
도저히 안되겠다싶어 판매자분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컴포 부족으로 반품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면서 반품 택배비는 제가 확인하지 않은 부주의도 있으니 제가 부담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판매자분은 자신은 파손에 대해 책임 못진다고 했고 컴포도 자신이 계속 가지고 플레이하던거라 이상있을리가 없다고 일축하시며
반품은 불가하다고 하셨습니다.
솔직히 반품해주시고 안해주시고를 떠나서 그 태도가 너무 서운하고 속상했습니다.
뽁뽁이 한 장, 비닐 한 장의 여유가 없으셨던걸까요. 컴포 확인할 시간이 많이 아까우셨을까요.
더이상 생각하기도 싫고 속상해서 알겠다고 하고 말았습니다만 글을 쓰는 지금도 그냥 마음이 좋지 않네요.
(이제까지 믿고 거래하던 이 곳이 불안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는 생각 자체가 싫달까요.)
저는 직업상 다른분들에게 보드게임 관련 강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그때마다 보라 장터는 믿을만하니 강추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음부터는 그런 경솔한 말은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저 스스로도 구매자 입장에서 판매하는 마음을 잊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판매자분들께서도 뽁뽁이 한 장의 인심을 잃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아마 95%정도는 다들 과할 정도로 잘 해주시지만요.)
답답한 마음에 밤늦게 주절주절 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들 건강 관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