뤄양 관련 옛날 이야기. 그냥 그렇다구요.

도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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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3-3 오후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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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끄적끄적 하는 글입니다.

뤄양이 2009년 나온 작품이니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뤄양은 출시되기 전부터 굉장한 기대작이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우베의 작품 아그리콜라, 르아브르가 초대박을 터뜨리고 수확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나온 게임이었거든요.

당시 분위기를 설명드리면 그때만 해도 푸에르토 리코가 10년(확실치는 않아요)간 긱 왕좌를 차지하고 내려오지 않던 시절이었죠.

푸코 외에 다른 게임이 긱1위를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던 시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그 아성을 무너뜨린 게임이 바로 아그리콜라였죠. 푸코를 2위로 끌어내리고 긱1위를 먹어버립니다. 있을 수 없는 일, 대이변이 일어난거죠.

근데 그걸로 끝난게 아닙니다. 르아브르도 초대박을 칩니다. 르아브르도 당시 긱6위 정도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 전 까지만 해도 우베는 '보난자'라는 스테디셀러가 있긴했지만 주목받는 작가는 아니었습니다. 게이머 게임 작가라는 인식도 없었구요.

근데 연타석 홈런으로 우베 주가가 하늘을 뚫고 승천해버리죠. 그때 나온게 뤄양입니다. 그러니 기대감이 어마어마했죠.

그 당시 한국 보드게임계는 구석기, 신석기 시대라고 하면 좀 심했고 근대화(?) 시대쯤 됩니다.

드물지만 나름 한글판도 조금씩 나오던 시절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글판이 나오길 기다리며 존버하던 시절은 아닙니다. '한글판 존버한다'하면 과장해서 '미친 사람' 취급하던 시절입니다.

신작이 발매되면 한글화 장인들이 한글 자료를 만들어주던 시절이었죠. 보드게임 사면 비닐뜯고 플텍 씌우는 일처럼 한글화 작업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었죠.

영문 제목이 'At the gates of Loyang'인데 지금이야 '뤄양의 사람들'이 당연한 이름처럼 불리지만 그 당시만 해도 번역하는 분들이 '낙양 성문 앞에서' 낙양 문 앞에서' 혹은 줄여서 '낙양'이라고 불렀죠.

한국에서도 얼리어댑터들이 '낙양문 최고다' 소문을 냅니다. 요즘도 신작 나오면 핫한건 마찬가지이지만, 출신마저 우베의 수확시리즈 막내라 신작 버프를 무지 받았죠. 소위 가장 핫한 게임, 누구나 해보고싶어하는 게임이었죠.

근데 다다에서 두둥~ 한글판을 내기로 결정합니다. 그 때 분위기는 정말 축제분위기였죠. 이제 한글화 게임 많이 나오는구나 좋아했죠.

당시는 '보라' 사이트도 없고 '다다'라는 작은 커뮤니티 마을에 다들 모여 눈물 젖은 컴포를 가지고 놀던, 보드게임 신자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전도하고, 한글판 내주는 업체가 있으면 찬양하던 시절이었는데.. 한글판이 떡~ 하니 나온거죠.

'이야 이제 보드게임 저변도 엄청 넓어졌구나' 마치 88서울 올림픽을 끝낸 대한민국 같은 분위기? '우리도 잘 살수 있다' 하던 분위기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한글화 표기법(?) 같은 것 때문에 '낙양 성문 앞에서'가 아닌 '뤄양의 사람들'로 바뀌었는데 게시판이 시끌시끌했습니다.

'싸이드' vs '싸이쓰' 논란 만큼이나 시끄러웠습니다. 의견도 분분했구요.

익숙한 '낙양'이라는 이름이 바뀌어 '뤄양'이 된건 둘째치고 근본없는 '사람들'이 들어간 것도 논란이 많았죠.

지금은 아무도 트집잡지 않는걸 보면 결국 익숙해지면 다 괜찮아지는 것 같긴 합니다만 그 당시는 충격이었죠.

예를 들어 '아그리콜라' 이름이 '농부들의 삶' 뭐 이런걸로 바뀐다 생각해보세요.ㅎㅎ

근데 이름만 논란인건 아니었습니다.

정확한 가격은 기억이 잘 안나지만 대충 정가 9만원 정도? 할인가가 7~8만원 정도는 되었던 것 같네요. 왜 그렇게 비쌀수 밖에 없었는지...

근데 게임 열어보면 아시다시피 완전 질소포장입니다.

아그리콜라는 박스에 컴포를 다 못담을 만큼 푸짐했고, 르아브르도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뤄양은 박스 들어보면 '컴포가 들어있긴한건가?' 싶을 정도죠. 근데 할인가가 7~8만원??? 리얼?

저도 당시 구매하려고 기다렸는데 가격보고 접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은 10만원짜리 게임도 많지만 당시는 5만원 넘어가면 비싼 게임이었거든요.

지금은 특가가 5만원도 안되는 것보니 격세지감입니다. 물가는 10년전보다 올랐을텐데 말이죠.

세월 이기는 보드게임 없다고 그렇게 핫한 신작 뤄양도 세월이 흘러가면서 점점 잊혀지게 됩니다.

사실 우베 게임이 아니었다면 재판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니 태클걸진 마세요.^^

보드게임이 오래 살아남으려면 재미있는 것만으론 부족하고 사람들 사이에 계속 언급되어야 하는데, 뤄양은 귀족집안(수확3부작) 출신이라 오래 회자되고 살아남은 듯 합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구요.

여담인데 보통 게임이 5년 내지는 10년 지나면 재판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절판되었던 게임들 재판 년도들 보다보니 그런 경우가 많더군요. 역시 뇌피셜이니 태클은 안받아요.^^

10년 만에 재판된 뤄양을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번엔 얼마나 팔릴지 궁금하네요.

참고로 전 뤄양 재미있게 했습니다. 우베 게임이 제 취향은 아닌데 희한하게 뭘해도 우베게임은 재미있습니다.

뭔가 복잡한데 버릴게 하나도 없다고 할까요? 재미로 꽉 차있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전 구매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전 아그리콜라, 르아브르 정도로 만족하거든요.;

뤄양 한번 샀다가 팔았었는데.. 한번 더 구매하기엔 책장에 자리가 없습니다. 재미있어도 박스 크면 구조조정으로 팔아버리고 있는 상황이라...;

하지만 안해보신 분들은 사시게 될겁니다. 완성도 있는 게임이거든요. 가격도 저렴하게 나왔구요.

좋은 게임인건 분명합니다.

그래서 결론은 뭐냐? 뭐 그런건 없습니다.ㅎㅎ

처음부터 그냥 끄적끄적하는 글이었기 때문에...

마무리나 결론 없이 글은 갑자기 끝납니다. 퇴근시간이 다 되었거든요.

끝!

ps) 참.. 이스트에그도 있다고 하니 찾아보세요. 아그리콜라 카드와 연결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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