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무리하는 일기장

1,924 조회

2019.12.31 07:39

안녕하세요.

올해의 마지막이 벌써 되버렸네요. 한해를 정리하는 마음으로 글 한번 적어보려고요.

보드게임 내용이 아닌데 글 올려도 되나 싶은데요..

글도 잘 못 쓰고 두서 없을 수 있으니 그냥 쓰윽 읽어주세요.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이제 보드 게임한지 1년정도 된 보린이 라고 합니다.

보드게임 입문은 1년6개월 전 집들이 온 친구가 가져온 스플렌더 로 시작했었네요..

처음 든 생각은 왜 카드를 비닐에 넣어두었지? 그냥하면 되지.. 미쳐따. 얘 오타쿠다. 나중에 알고 보니 프로텍터였죠...

영문판 루드비히의 성을 저희 집에도 가져왔었죠..

방 이름도 영어로 나오고... 아니 한글 게임도 아닌걸 한다고? 눈에 들어오지도 않네. 미쳐따. 얘 오타쿠다. 지금 다시 생각하보면 미안하네요..^^;

그러고 시간이 3개월 정도 지났는데요.

결혼한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임신이 잘 안되어서 난임 병원에 갔는데..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게되며 난임병원에서 아기를 갖기위한 준비를 시작하게 됩니다.

결혼하자마자 제가 그토록 병원 가자고 해도 말 안들었던 아내에게 원망도 많이했고

울기도 많이 했고 답답도 하고

뭔가 사는 의미가 없다고 할까요.

어떻게 안 좋은 생각을 떨칠 수 있을까.. 생각을 했는데..

컴퓨터 게임을 하게 되면 혼자서 페인처럼 빠질 거 같고.. 보드게임이 생각났습니다.

아기 얘기에서 벗어나... 서로 공통된 관심사?는 아니지만 제가 관심을 딴 데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하려면 두명 이상이 필요하니 어떻게든 아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죠.

그렇게 평일에는 보드게임 유투브 영상만 보고 일요일에 보드겜방 가서 내가 공부했던 게임들 3시간 정도 하고 재밌는 게임은 구입하고. 그게 사는 유일한 재미가 되었었네요.

아내는 매주 게임하는것이 싫었지만 아내 역시도 저하고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이 보드게임이였더고 좀 지나고 나서 말하더라고요.

다행이 아내도 좋아하는 게임도 가끔씩 있고 해서 꾸준히 보드게임방에 갈 수 있었어요.

이렇게 버티다 보면 언젠가 좋은일이 있을꺼야. 혼자 꾹꾹 생각했어요.

몇번의 배아이식. 잘 안되었죠. 임신이 쉽지 않더라고요. 남들 사고치고 임신하고 결혼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았는데 왜 나만 이럴까..

그래도 괜히 내가 얘기하면 아내도 스트레스 받을까봐 별 말 없이 평소처럼 보드겜 공부하고 보드겜방 가고 생활을 반복했죠.

시간이 지나니 병원에 가서 주사를 계속 맞아가며 갖은 시술을 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안쓰럽더라고요.

고생하는 아내를 보면서 아내에 대한 원망도 사라지고..

최선을 다했으니... 우리 둘만 있어도 행복하다. 같이 보드게임 하면서 노년을 보내면 되지..

마음 편하게 먹으려고 애 많이 썼어요..

기쁠 때는 누구나 함께할 수 있지만 슬플 때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친구고 사랑이다. 라고 수 없이 생각하였죠.

그러다 추석 쯔음.. 임신테스터기에 두줄이 나왔어요.

얼마나 울었던지.

그리고 얼마나 모든것에 감사한지.

지금은 다행이 임신이 되어서 아내의 뱃속에 5개월 된 쌍둥이가 함께 하네요.

이제 보드게임에 대한 관심을 줄여야 하는데..

그 동안 못해준거 생각이 들면서 잘해줘야 하는데...

보드겜에 대한 관심이 임신 전이나 후나 같고, 주말에도 보드게임방에 가는것도 같고... 단지 룰 익히는데 시간이 처음에 비해 줄었다는 차이랄까...

돌이켜보니 1년 사이에... 350개~400개 정도의 게임을 하고 100개 정도 구입한거 같은데요..

아내한테도 고맙고.. 아내가 못갈 떄 같이 가준 친구들이 고맙고... 제가 찾는 보드게임이 다 있는 보드겜방도 고맙고.... 사장님 감사합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