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Happens (잇해픈즈) 데블다이스 한글판 신판과 퀸게임즈 구판 비교
(먼저 이 글은 보기에 따라 홍보성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후기에 대한 직접적인 댓가를 받았다기 보다
이번 미니콘을 통해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가 많은 회사 대표분들과 다소 친분이 있어
어느 정도는 퍼블리싱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성한 부분이 있기에
홍보 및 광고성 글이 불편하시다면 스킵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평소의 스타일대로 작성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여전히 가끔 고물같은 게임들을 들쳐내어 판본 리뷰 따위를 올리는 고물상 리뷰어 완소아빠입니다.
이번에는 한글판으로 재판되는 스테판 펠트의 2010년작 It Happens..(잇 해픈즈)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스테판 펠트 얘기를 안할 수가 없네요.
저에게 계륵같은 스테판 펠트...
사실 저는 깔끔한 유로게임스타일을 좋아합니다.
저에게 있어 가장 훌륭한 게임은
테마와 시스템이 적절히, 자연스럽게 융합되어 있는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은데요.
매우 주관적인 편견이기는 하지만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스테판 펠트는 매우 계륵같은 작가입니다.
심하게 말하면 유로게임의 스타일을 제가 안좋아하는 방향으로 몰고 간 작가죠.
대표적인 게 알레아 라인인데요.
그 중에서도 '버건디의 성'의 성공은 현대 보드게임의 방향을
제가 좋아하지 않은 방향으로 몰고 간 원흉(?)같은 게임이죠.^^
표현하기 좀 미묘한 부분이긴 한데
그렇다고 '버건디의 성'이라는 게임이 그렇게 싫으냐면 또 그건 아닙니다.
게임도 할 만하고 같이 하자고 해도 그렇게 싫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작가가 취하고 있는 스탠스가 제가 좋아하는 보드게임의 방향과 맞지가 않는달까요.
느낌으로 말하자면 대충 이런겁니다.
참신하지가 않다.
뭔가 잡탕같은 느낌이다.
정리 안된 채 이것저것 섞어놓은 것 같다.
직관적이지 않다.
깔끔하지 않다.
그리고 느낌의 이해를 위해 굳이 시건방진 표현을 빌자면,
내가 보드게임을 만든다면 푸에르토리코와 같은 독창적인 시스템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만들것 같다 싶지만
스테판 펠트류의 게임들은 많이 테플하고 조정하고 보완하면 누구나(?) 만들 것 같은... 그런 느낌의 차이가 있달까요.
당연히 택도 없는 얘기지만,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죠.
암튼 저는 개인적으로 스테판 펠트를 그리 좋아하지도 않고
알레아의 근래 작품들이 스테판 펠트 작품 일색인 것이 영 마뜩찮습니다.
(근데 다 사요.ㅋ)
그런데!!!
바로 이 작품. '잇 해픈즈'(2010년)는 '버건디의 성'(2011년) 바로 직전에 나온 게임으로
처음 나올 때부터 제가 무척 좋아했던 게임입니다.
룰이 단순하고 직관적인 점, 그리고 주사위.
그렇습니다. 저는 주사위를 좋아합니다.ㅋ
예쁜 각양각색 주사위가 들어있는 게임들은 게임성과 상관없이 거의 사는 편이죠.
(사실 게임의 호불호에 대단한 철학같은 건 없어요.
그냥 이유없이 마음에 들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거 같습니다.
어쩌면 이유는 나중에 덧붙여지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뭔가 합리적인 핑계같은 걸 스스로 만든달까요.ㅋ
솔직히 어떤 게임은 좋아하고, 어떤 게임은 안좋아하는 게 어느 경우는 모순적인 경우도 많거든요.
그냥 그 게임 처음 하던 날 컨디션이 별로였거나, 엄청 발렸거나(ㅋㅋㅋ)
무례한 사람과 그 게임을 했던 기억이 있거나 등등
어느 게임에 대한 이미지가 게임 외적인 것들도 많이 섞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게임에 대한 느낌에 굳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분석의 틀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취미니까요. 좋으면 좋은거고 왠진 모르지만 내키지 않는 게임도 있는 거죠.)
'잇 해픈즈'는 2010년 처음 퍼블리싱되면서 독어판과 다국어판 두가지로 출판이 된 이후로 재판된 적이 없네요.
그러니까 실질적인 재판본은 이번 한글판이 처음인 셈이죠.
그러면 이번에 출시되는 한글판과 구판의 박스 및 컴포넌트들을 비교하면서 살펴보겠습니다.
1. 박스디자인.
이 게임, 제가 무척 좋아하는 게임이라고 앞에서 말씀드렸는데요.
수집가 입장에서 또하나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바로 박스 사이즈입니다.
퀸게임즈사의 게임들은 다른 회사들과는 다른 독특한 사이즈의 박스시리즈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보드게임 수집에 있어 판본수집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박스디자인이나 박스사이즈가 꽤 의미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의미를 두는 몇몇 게임에 대해서만 그렇습니다.
모든 게임의 판본을 다 모으는게 아니에요. 괴물보듯 하지 마세요.ㅋㅋㅋ)
퀸게임즈사의 빅박스 시리즈들(랭카스터 빅박스, 프레스코 빅박스 등),
쇼군 사이즈(쇼군, 발렌슈타인 등),
정사각 박스 사이즈(프레스코, 이스케이프, 랭카스터 등)
직사각 박스 사이즈(시카고 익스프레스, 뉴욕, 정크 등)
미들 박스 사이즈(알함브라, 헥센레넨 등)
작은 박스 사이즈(로마, 터보택시 등)
미니 뚱땡이 박스 사이즈(돈, 댄저 등)
(퀸게임즈사의 박스사이즈 리뷰는 다음에 별로의 글로 한번 정리해서 올려볼게요.)
그런데, 이 '잇 해픈즈'는 유독 이상한 박스사이즈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찾아보면 이 사이즈가 유일하지는 않지만 다른 사이즈들에 비해 극히 드물어요.
정말 한번 물어보고 싶어요. 왜 '잇 해픈즈'가 알함브라 사이즈로 나오지 않았는지...
어쩌면 퀸게임즈사에서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 같기도 한데
나중에 한번 기회가 되면 물어볼까 봐요.
잇 해픈즈(2018, 한국어판)
이번에 나온 한글판 잇 해픈즈는 지난 마녀달리기 한글판과 같은 사이즈입니다.
그리고 이 사이즈는 다른 회사 게임들에서도 흔히 보이는 사이즈죠.
아무튼 박스사이즈가 어느쪽이든 정리가 되었다는 게 무척 반갑네요.ㅋㅋ
박스사이즈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고 나니 제가 변태같아 보일까 걱정되네요.ㅋ
구판의 박스와 컴포를 한번 살펴보죠.
제 건 2010년에 나온 다국어버전입니다.
게임이 간결한 만큼 컴포넌트도 단촐합니다.
사실 퀸게임즈사의 게임들이 컴포넌트에 비해 박스가 유난히 큰 편이긴 하죠.
구성물이 빈약하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박스가 필요 이상으로 크다는 느낌입니다.ㅎ
It Happens..(2010, 다국어판)
다음엔 새로 나온 한글판입니다.
잇 해픈즈(2018, 한국어판)
박스 크기는 조금 커졌지만 두께가 얇아져서 전체적인 부피는 작아진 것 같습니다.
계속 박스 얘기해서 그렇지만 사실 책장에 꽂아놓기에는 두꺼운 것보다 얇은 게 무척, 많이, 매우, 엄청나게 반갑습니다.
그리고, 박스의 한글제목이 꽤 반갑네요.
이것도 제가 대표님에게 한글제목으로 하시라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ㅋㅋㅋ
처음의 디자인은 영문제목 밑에 조그맣게 한글제목이 있었거든요.
2. 주사위와 타일.
이번 한글판에서 변화된 것 중에 또 하나 반가운건
타일이 구판에선 얇은 카드였는데 아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한글판에선 두꺼운 펀칭 타일이 되었습니다.
주사위는 구성색이 바뀌었네요.
구판의 검정색과 진한 초록, 진한 파랑 등 전체적으로 진한 색감들이
한글판에서는 조금 밝은 색들로 바뀐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검정이 흰색으로 바뀌고
같은 초록색, 파란색도 비교해보면 명도가 조금 밝아진 걸 알 수 있네요.
주사위 크기는 예전과 같네요.
12mm였나 라스베가스처럼 조금 작은 사이즈의 주사위입니다.
3. 펀칭타일
펀칭타일은 예전과 비슷해 보입니다.
지렁이 아트웍이 제 취향이네요.ㅋ
It Happens..(2010, 다국어판)
잇 해픈즈(2018, 한국어판)
이상으로 새로 출시되는 '잇 해픈즈'의 구성물을 구판과 비교해가며 살펴봤습니다.
서두에 홍보성 글 어쩌고 해놓고 스테판 펠트 까기만 엄청 했더니 다소 많이 민망하네요.ㅋ
스테판펠트 팬분들께도 죄송합니다.^^ 주관적인 편견 맞아요.
이제 진짜 논문쓰러 갑니다. 집사람한테 등짝 안맞을라면요.
논문 앞두고 미니콘 행사한다고 쫓아다니고,
미니콘 끝나고는 집안 정리하고(사실은 보드게임 책장 정리하고),
드디어 책상 앞에 앉았으나 책상 정리하고...;;;
이제 진짜 책상앞에 앉아서 컴퓨터를 켰으나 보드게임 리뷰쓰고...
이상하게 중요하게 해야할 일이 있을 때는 리뷰도 쓰고싶고, 모임도 하고 싶고 그래요.
다음에 또 아무도 관심없는 고물상 리뷰로 찾아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