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사진첩 후기 (에피소드 1~5 +@)
안녕하세요~ 조이헌터입니다.
제가 육아로 잠적해 있는 동안에도 보드라이프는 매일매일 여러가지 이야기로 풍성풍성 하더군요.
테티칸 펀딩 1억 달성에 윙스팬 확장 선주문 시작 등등... 끊임 없는 스토리가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늘 눈팅만 하다가 사진첩에 사진이 좀 모였길래 이렇게 다시 키보드를 좀 두드려봅니다 흐흐
손꾸락이 근질근질했거든요.
Episode 1
언제적 사진부터 해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올해 도색에 첫발을 내딛은 아내의 기념비적인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제 생일날 아내로 부터 여러 쿠폰을 받았는데 '도색 함께 하기 쿠폰'을 사용하였습니다 ㅋㅋ
아내가 도색하겠다는 미니어쳐는 보드게임 워해머언더월드에 나오는 트롤로 '몰록'이라는 친구였지요. 나름 한 덩치 하는 친구라 도색이 쉬웠을 수 있지만 붓질해야하는 면적은 넓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마법사 케릭을 하나 칠했는데요.. 수어사이드스쿼드에 나오는 할리퀸이라는 케릭을 본따 그렸는데... 뭔가 같은 옷 다른 느낌? 처럼 되었네요.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어요 ㅠ_ㅠ
Episode 2
올해 또 바뻤던 일 중 하나는 CREED라는 게임 출시에 박차를 가한 것인데요. 한곰님과 만나서 이런저런 회의도 하고 일러스트에 대한 명암, 밝기 조절과 각종 아이콘을 직관적일 수 있도록 수정하는 것에 꽤나 공을 들였습니다.
일러스터 잨씨님께서 왕국별로 다양한 변주를 주셔서 같은 유닛이라도 다른 느낌이 납니다.
보드게임의 규칙만 만들고 테스트 플레이만 해오다가 실제로 프로듀싱에 참여하면서는 규칙 외에 중요한게 또 딥따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숫자가 잘 보이는지 아이콘과 숫자의 색깔은 어떻게 할 것인지 테두리는 어떻게 할지 특수 유닛에는 어떤 차별성을 둘 것인지 등등... 고민하고 바꿔 보고 다른 방식을 찾아보고 만족이 될 수 있을 때 까지 고민했습니다.
Episode 3
이게 올해였는지 작년이었는지도 기억이 안나는군요.
은월씨님과 함께 팬메이드 정령을 만들고 테스트 해보고 수정하고 수정하고 수정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해외 팬분들이 만든 팬메이드 정령을 은월씨님이 한글화해서 올려주시길래 하나씩 플레이 했었는데 그것이 인연이 되어 우리끼리 하나를 만들게 되었었죠.
내가 만들었지만 이름도 가물가물합니다. 아시다시피 정령들의 이름을 외우는건 쉬운일이 아니거든요.
어쨌든 일명 '사막이'를 만들었는데요. 특이점으로는 '물'원소가 있다면 내재능력 사용에 제한을 받습니다.
테스트 플레이를 많이 하면서 기존 정령들과 파워를 비슷하게 할 수 있도록 조절 해보긴 했는데... 어찌 나왔는지는 해보시고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사실은 보드엠에서 한글판을 만든다고 하셔서 일러스트는 바꿔야겠지만 '사막이'를 한글판 프로모로 쓰시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연락을 드렸었습니다.
대표님은 좋다고 하셨고 원 제작사와 미팅하실때 가져가셨지만 허가가 나오지 않아 허망한 꿈으로 끝나버렸습니다.
Episode 4
도서관에서 사람책 강의를 하였는데 두번을 초빙 받아가게 되었습다. 내가 뭐라고 ㅎㅎ
중학생 아이들에게 게임 개발자로써 이야기를 해주었고 직접 개발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시간반의 짧은 시간 동안 기발한 게임들을 만들어 내더군요.
열띤 회의를 거쳐 구상을 하고 각자의 재능을 살려 분업하여 그림을 그리거나 규칙서를 작성하는 등 뚝딱뚝딱 게임을 만들었고 발표까지 진행하였습니다.
드레프팅하여 패션 소품 등을 가져오고 하나씩 개인판에 그림을 그려나가는데 틴트를 가져와야 입술에 색을 넣을 수 있고 블러셔를 가져와야 볼터치를 할 수 있는 규칙이 있었습니다.
그 후에 투표를 통해 패셔니스타를 가리는 게임이었지요.
다음 게임은 엔진빌딩 및 자원관리 게임이었습니다. 꿀을 가지고 로열젤리를 만들기도 하고 자원을 사용하여 알에서 애벌레를 부화시키고 일벌과 수벌로 진화시키기도 하는 시스템이 담겨있었습니다.
또 다른 게임은 미션을 통해 돈을 벌고 벌고 벌어서 그 돈을 사용하여 영화 볼 수 있는 환경을 업그레이드 해나가는 게임이었는데요.
가령 처음에는 일반 팝콘에 생수를 먹어야 했지만 돈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주면 카라멜 팝콘이나 주스, 나아가서는 핫도그에 콜라에 푹신한 베개 그리고 4D안경까지 착용하고 영화를 관람 할 수 있게 되지요.
그래서 가장 만족스럽게 영화를 본 사람이 우승하게 됩니다.
Episode 5
올해는 사람책 강의 외에도 대안학교나 국제학교 그리고 여러 단체에 가서 보드게임을 소개해 주는 일을 하곤 했습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부모를 대상으로, 청년을 대상으로 각기 다른 커리큘럼을 짜보고 실행해 보았습니다. 아이들에게서 이 게임 이름이 뭐냐 어디서 살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던 게임이 몇몇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면 오늘 했던 것 중에 가장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게 뭐였는지를 물어보곤 하는데요. 그중에서 가장 아이들 뇌리에 깊게 남은 게임이 있어 소개합니다.
닥터패닉이라는 협력 덱스터리티 파티게임입니다. 수술모자를 쓰고.. 참고로 저게 컴포로 들어있습니다... 최대 9명까지 2~3명씩 그룹을 지어서 시간내에 여러가지 미션을 클리어 해야합니다.
예를 들면 어떠어떠한 포즈를 취하고 엑스레이를 찍어야하는데 그 포즈는 팀장이 말로 설명해야하는 것, 차트를 보고 환자의 몸무게와 혈액형 등을 잘 고려해서 주사를 놔야하는 것, 의료기기를 소독하는 것, 등등 7~8가지가 되는데 그 와중에 환자의 심장이 멎으면 모든 행동을 멈추고 즉시 심패 소생술을 실시해야합니다. 또 중간에 전화가 오면 전화를 받고 추가미션을 해야하지요.
근데 그 추가 미션이라는게 꽤나 황당한게 많이 있습니다. '수술중인데 전기가 나갔다! 전원 바닥에 누워 다리를 들고 자전거 타듯이 발전기를 몇초간 돌려라!' 라든지... 아니면 '지금 수술받는 환자가 스파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앞으로의 대화는 귓속말로 해야한다!' 처럼 아에 추가되는 규칙을 주기도 합니다. (어플 연동)
아이들에게 상황을 부여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연출해 준다면 이만한 게임이 어디있겠습니까 ^^
휴~ 엘사를 살려내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에피소드라 할 수 있는 일화들의 끝입니다.
그리고 아래는 그 외 플레이 했던 게임들 간략 후기를 작성해 보았어요. ^^
(1) 아그리콜라
저는 아콜 구판에서 느낄 수 있는 흑사병 이후의 고된 삶이 좋았지만 신판은 신판으로의 아기자기함과 풍성함이 살아있더군요.
게임이 끝난 후의 보드판도 듬성듬성 보단 풍성풍성이 보기 좋네요 ^^
(2) 앵그리버드 젠가
쌓기 게임은 아니고... 투석기를 사용해 앵그리 버드를 날려 젠가에 올려진 목표물을 제거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금방 불타 오를 수 있는 재미 없을 수 없는 게임이에요. 정확히 쏘는 연습이 필요하지만 앵그리버드가 아주 잘 날라가고 타격감도 좋았습니다.
(3) 슬라이드 퀘스트
오픈 한 김에 끝판까지... 는 무리수고 6탄 깨기도 힘들어요 ㅠ_ㅠ
구성품이나 아이디어가 매우 좋은 덱스터리티 게임이지만 플레이 재미는 소소한 편이었습니다.
(4) 코바야카와 메탈코인 버전
코바야카와는 일본 메이지 시대였던가...? 전쟁을 하는데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했던 가문을 주제로 한 게임인데요.
단 15장으로 하는 카드게임으로.. 운빨은 있지만 간략하게 심리전 하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자신의 턴이 되면 카드를 한장 뽑아서 내 패를 교환하거나 중간에 있는 카드를 교체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턴씩 진행 후 패를 오픈해서 가장 높은 숫자를 가진 사람이 승리를 합니다.
이때 가운에데 공개되어 있던 카드의 숫자는 가장 낮은 숫자를 가진 사람에게 더해지지요.
재미있기는 하지만 배팅으로 뻥카칠 수 있는 요소가 적어서 아쉬웠어요. 그런데 신판에서는 배팅 요소가 추가 된다는 말이 있었던거 같아요.
(5) 제 7대륙: 올라갔으면 내려와야지
정~말 오래 기다려서 받은 칠대륙입니다. 플레이시간이 5~1000분 가량 걸리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스토리 드리븐 게임이지만 타임스토리쪽 취향이 아닌 저에게는 영 아닌 게임입니다.
근데.. 내 취향이 아니라는 걸 안 이후로 거의 1년 반은 더 걸려서 받은 게임이에요..;;;
No pl, Palm ni da
(6) 캐스트 퍼즐
한국어로는 주조퍼즐이라고 하나요..? 아무튼 이쪽 세상도 보드겜처럼 신세계이더군요..
이러한 3D 퍼즐을 만드는 대회도 있고 상도 주고 하더랍니다.
저렇게 엉켜있는 조각들을 아래처럼 풀기만 하면 됩니다.
풀리는 모습이 예술이에요. 우~오~와~ (입쩍) 하면서 감탄하게 됩니다.
난이도가 별1~6개까지 있는데 난이도가 올라갈 수록 저엉말 풀기 어렵습니다. 기발한 퍼즐들이 정말 많아요. 하나 푸는데 1달 걸린 것도 있습니다.
아참, 풀기만 하면 되는 건 아니고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맞추기까지 해야 퍼즐을 풀었다고 치는 거예요.
어떤건 딱 붙어서 1mm도 움직이지 않는 퍼즐이 있는데 알아서 잘~푸시면 됩니다. ^^
(7) 아줄
가운데 있는 건 똥
이번 턴은 내 차례
(8) 베런파크
내가만든곰공원은긴곰공원이냐안긴곰공원이냐?
(9) 화이트 홀
화이트 채플의 추격버전인 화이트 홀입니다. 히든무브라는 메커니즘이 아주 잘 살아 있어요.
어디쯤일까? 보이지 않는 잭을 잡는 재미.. 좁혀오는 수사망에 콩닥콩닥 하면서도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재미..
(10) 팩토리펀
공장에 기계를 설치한 후 배관을 연결하고 원료를 넣고 돌려 점수를 받는 게임입니다.
매 라운드 마다 하나 둘 셋 하면서 플레이어 수 만큼의 기계 타일을 뒤집고 원하는 기계를 가져와서 설치하면 되는데요.
마지막 사람만 제외하고는 가져온 기계를 반드시 설치해야하는 규칙이 있습니다. 설치하지 않는다면 패널티를 받게 되어요.
그래서 아, 이걸 내가 왜 가져온거지? 자신을 탓하기도 하고 원래 있던 기계들을 다 뜯어서 재배치를 하기도 하는데요.
배관 연결이든 기계 위치를 옮기는 것이든 모든 행동에 다 비용이 들어가게 됩니다.
후반가서 까딱 잘못하면 점수를 다 깎아 먹게 되기도 하기에 초반에 조금 널널하게 위치를 잡아주는게 좋을 수 있습니다.
이정도면 잘 놓은거 같은데... 아직도 더 들어올 기계가 남았어요... 이제부터가 Hell 입니다. ㅎㅎ
참고로 팩토리펀의 육각타일 버전인 팩토리퍼너는 한글판 소식이 있네요~
아직도 핸드폰에는 남은 사진들이 많고 에센가서 찍은 사진들도 최끔있는데요..
우선은 '킵' 하고 나중에 내려 놓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