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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린이가 보린이를 꼬시기에 좋은 보드게임은? [후기 및 추천요청]

3,446 조회

2020.11.19 08:50

안녕하세요!

맨날 눈으로 보기만 하다가 보라가입하고 첫 글을 쓰게 되었네요.

다름이 아니라, 최근에 보드게임에 빠져서 미친듯이 보드게임을 사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만나는 여자친구, 여자친구 언니, 여자친구 언니 남편, 4명이 같이 게임을 해요.

그런데, 다들 보드게임을 저만큼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서 매번 새 보드게임을 갖고 갈 때 마다 심장이 두근두근 합니다.

괜히 제가 선택한 보드게임이 재미없으면, 괜히 저 때문에 엄한 사람들 시간 뺏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괜찮다면 보라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영업 할 게임을 골라보려고 합니다. 도움 부탁드립니다.

그럼 지금부터 제가 영업을 시도했던 게임들과, 각각 어떤 반응이었는지, 또 제가 고려하고 있는 영업용 보드게임 리스트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보시다가 '왠지 이것 먹힐 것 같습니다!' 하시는 보드게임 있으시면 추천좀 부탁드립니다. [최종 목표는 적어도 버건디의 성까지 가는 것 입니다.]

*사용된 이미지는 보라 것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내리겠습니다.

1. 카탄

제가 보드게임에 갑자기 빠지게 된 계기입니다. 원래도 카탄은 몇번 해봤었는데, 이상하게 한 2달 전에 갑자기 꽂혀가지고 지금 보유한 보드게임이 약 10개 정도 되구요[확장 미포함]. 보드게임 말고도, 오거나이저, 슬리브, Etsy에서 악세서리 등... 아컴호러 카드게임에는 악세사리까지 약 30만원은 쓴 것 같네요 흠...

어쨋든 본론으로 넘어가서, 저희 그룹에서 카탄은 남자들만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여자분들은 '게임이 좀 길고 무엇을 해야할지 잘 감이 안잡힌다'면서 게임에 푹 빠져서 플레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자원 거래를 할 때, 어떻게 이득을 챙겨야 하는지? 좀 헷갈려 하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입니다. 특히, 카탄의 특성상 나의 타일 숫자가 너무 안나오거나 나의 자원이 도둑에 막혀 계속 못먹는 상황이 연출되면 게임이 급격히 루즈해지는 경향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재미있어요.

요약: 남자들은 좋아한다. 여자들은 싫어하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고 정도? [우리 그룹 기준]

2. 스컬킹

카탄에 꽂히고, 처음으로 산 게임이 스컬킹입니다. 싼 가격, 그럼에도 높은 순위, 마지막으로 쉬운 난이도, 이 세가지 장점때문에 골랐던 것 같아요. 특히 곰잼님의 다 버려도 마지막까지 갖고있을 게임 10개 중 한개였다는 것과 보드라이브 패밀리 부분 추천 보드게임 1위 였다는 것이 가장 큰 결정 요소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게임 영업의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스컬킹은 오히려 여자분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우선 카탄보다 게임이 길지가 않다라고 하는 점을 장점으로 꼽으시더라구요. 아무래도 라운드마다 카드의 숫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게임이 휙휙 지나가는 느낌이 들어서 부담이 덜한가 봅니다. 저희는 마지막 10 라운드에서는 카드를 보지 않고 0 배팅을 해서 맞추면 점수를 200점 주는 룰을 넣고 하는데, 이 때문에 게임 끝에서도 누가 이길지 확신 할 수 없는 쫄깃함이 있고, 스컬킹은 카탄과는 다르게 게임이 루즈해지는 상황이 없는 것도 장점인 것 같아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좀 가벼운 느낌? 뭐랄까 저는 RPG같이 뭔가 나의 것이 쌓여서 점점 강해지는? 그런 느낌을 좋아하는데 스컬킹은 그것이 단순히 점수라서 좀 가볍다고 할까? 그것이 아쉬워요. 예를 들면, 카탄은 자신의 마을이 도시로 업그레이드 되면 받는 카드가 2장이 되고, 마을을 하나 쌓으면 자신이 자원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늘어나게 되잖아요?

오해하지는 마세요! 개인적으로 이 게임은 명작인 것에 이견이 없습니다.

요약: 여자 남자 다 좋아함. 그러나, 개인적으로 나의 RPG 취향을 충분히 만족해주지는 못한다.

3. 푸에르토 리코

스컬킹과 카탄을 하다보니, 무언가 카탄과 비슷한 류이나 조금 더 무거운 명작 게임이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저를 떠나지 않더라구요. 보드 라이프와 유투브 또 보드게임 긱 등 여러군데를 다니면서 보드게임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렇게 제 필터를 거쳐서 찾게된 게임이 푸에르토 리코 였습니다.

푸에르토 리코로 결정을 하게 된 이유에는 약 3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1. 오랜동안 보드게임 긱에서 1위를 유지했으며 고전게임임에도 보드게임 긱과 보드라이프에서 지금도 상위권이다.

2. 상위권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27.99에 살 수 있다 [참고로 저는 미국에 삽니다.]

3. 각 플레이어가 다른 사람 액션에 기다릴 필요가 없다 [즉, 계속 무언가 할거리가 있다.]

그런데 결과는 어땠을까요? 우선 개인적으로 게임이 좀 드라이 하다고 해야하나? 뭔가 좀 카탄과 스컬킹의 그 케쥬얼함이 없더라구요? 이런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서 보드게임 긱에서 보드게임의 난이도를 weight로 표현한 것인가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확실히 좀 무겁더라구요. 개인적으로 게임을 좀 못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게임이 막 재밌다 이런 것 보다는 뭐랄까... 솔직히 기대 이하더라구요. 재밌는 게임은 시간이 흘러가는게 느껴지지 않는데, 푸에르토 리코는 시간의 흘러감이 아주 약간 느껴진다고 해야할까? 아무래도 제가 보린이라서 아직 이 게임의 진가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보드게임 아레나에서 제가 맨날 꼴찌 혹은 3등을 해서 그럴지도 모르고요[한 10판정도는 해본 것 같아요 오프라인, 온라인 포함].

저희 그룹과 게임을 할 때도 다들 싫어하지는 않았습니다. 게임의 장점도 바로 캐치하더라구요. 스컬킹과 카탄은 운의 요소가 강한데, 푸에르토 리코는 그런것이 거의 없다라구요. 동의합니다. 마치 스타크래프트 같다고 할까? 테크트리를 잘 타야하고, 자신의 실력으로 게임의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게임이다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단점도 존재합니다. 보린이들을 꼬시기에는 좀 무겁구요. 세팅이 너무 오래걸리고, 원주민 매번 올리고 농작물 타일 정리하는 것이 좀 번거로워요... 오거나이저가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 그런데, 오히려 제 여자친구는 카탄보다 푸에르토 리코가 더 재미있다고 하더라구요.

요약: 명작의 품격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보린이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는 게임이다, 그래서 같이 하자고 하기 부담된다.

4. 오부족

푸에르토 리코가 실패를 하지는 않았지만, 뭔가 저의 기대를 채워주기에는 좀 아쉬웠습니다. 그 무게감이 부담이되어 그룹에게 플레이 하자고 하기에도 조금 고민이 되는 게임이 되어버렸어요. 물론 그래도 가끔 밀어볼 생각이긴 하지만요. 매번 꼴찌를 하더라도 보드게임 아레나로 돌릴 수 있다는 대안도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아직 저에게는 개인적인 욕구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였어요. 그룹의 다른 사람들은 신경도 안쓰는데 괜히 저혼자 '카탄과 스컬킹 두개만으로는 우리의 게임 라이브러리가 너무 부족해. 모두를 만족시킬, 더 많은 재밌는 게임이 필요하다.'라는 혼자만의 망상인지 욕망인지 혹은 보드게임을 더 사기위한 욕심 혹은 변명인지... 흠...

어쨌든, 이번에도 열심히 알아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오부족! 우선 이 게임 역시 보드게임 긱이랑 보드라이프에서 상위권에 속하구요. 보드게임 사기전에는 늘 몇십개씩 보드라이프에서 개인 리뷰를 찾아보는데, 오부족에 대해서 거진 좋은 말만 하시더라구요? 유투브에서도 오부족을 많이 칭찬하시는 것 보고, '이것인가 보다!' 라는 확신이 들더라구요. 이런 사람을 '호x'라고 하나요? 어쨋든... 특히 만칼라라는 게임은 미국에서 초등학교 애들이 많이 합니다. 오부족을 알아보면서 교회에서 초등학교 애들이 앉아서 하던 그 게임의 이름이 만칼라였구나 라는 것도 배우게 됐죠. 그래서 더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게임의 평가는 어땠을까요?

이 게임은 딱 한번 돌려봤습니다. 여자친구랑 1대1 한번 해봤어요. 그 게임을 지켜보던 여자친구 언니 커플에게 한번 해보실래요? 하니까 고개를 도리도리... 너무 어려워 보였나봐요. 게임 다 끝나고 점수를 계산하는데, 흠 개인적으로 이런 부분이 좀 번거롭기도 하구요. 오부족도 만칼라 베이스라고 해서 웨이트는 높아도 컴포도 이쁘고 아기자기해서 좀 캐쥬얼한 맛이 있을 줄 알았는데, 푸에르토 리코의 그 무게감이 느껴지더라구요? 아직 한판만 해봤기 때문에 게임에 대해서 왈가왈부 할수는 없지만 아직은 생각보다 좀 아쉽고 그룹에게 같이 하자고 내밀기에 아직 조금 무서운 게임이 됐어요.

특히, 아직 보린이라 그런지 혹은 게임의 시작을 카탄으로 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무언가 게임이 끝나고 점수를 손으로 계산해야하는 것은 좀 마음에 안들더라구요. 푸에르토 리코는 그래도 대충 암산이 가능한데, 스컬킹이나 오부족이나 제가 연필을 들고 계산을 해야한다라는 것이 뭔가 좀 번거롭게 느껴져요 매번. 이러한 부분은 보린이들에게 아마도 이런 생각이 들게 할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까지 해야돼?'

같은 이유로, 세븐원더스 듀얼을 판테온 확장과 오거나이저 까지 사서 정리를 해 놓았는데, 매번 아레나에서만 돌리네요. 아레나에서 하면 각각의 카드를 갖고올 때 자원계산, 마지막에 점수계산이 필요가 없거든요.

물론 보드게임 고수분들에게는 저의 이러한 의견이 거슬릴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보드게임하면서 당연한걸 가지고 뭘 저래 따지는게 많냐'와 같은... 죄송합니다 하하;;

요약: 아직 게임을 더 해봐야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것 같다. 컴포가 너무 이쁘다. 점수 계산이 좀 번거롭다.

5. 몰타의 관문

푸에르토 리코와 오부족을 시도하고 생각보다 성공을 거두지 못해서 좀 위축해 있었습니다. 위에서 푸에르토 리코와 오부족이 좀 무겁고 아쉽다고 평가했지만 그래도 전 저 두개가 너무 좋거든요. 잘 샀다고 생각하고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게임을 같이 할 사람들이 저만큼 보드게임을 좋아하지 않으며 그 무게를 답답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죠.

푸에르토 리코와 오부족을 실패아닌 실패를 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아! 게임의 웨이트를 2.0 밑으로 찾아봐야겠다. 너무 보드게임 순위에 얽매이지 말자.' 보드라이프의 후기, 리뷰 등등의 글을 읽으며 순위와 무관하게 여러사람들이 재미있다고 동의하는 그러나 너무 무겁지 않은 게임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스플렌더를 고민하던 차에, 많은 분들이 몰타의 관문을 스플렌더의 상위 호환으로 뽑으시더라구요. 그래서 몰타의 관문을 선택했습니다.

결과는 대박입니다. 오히려 보드게임 긱에서 이게임의 순위는 2000위 안에도 들지 못합니다. 근데 너무 재밌는데요? 시간가는 것을 모르겠어요. 이게임은 그냥 다 좋아합니다. 꿈에도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그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란... '드디어 부담없이 제안할 수 있는 게임을 하나 찾았다!!!' 라는 만족감... 만약 저같은 보린이분들 중에서 영업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몰타의 관문 정말 강추드립니다.

요약: 대박. 꿈에 나온답니다. 두번 하세요.

여기까지 우선 그룹들과 같이 해본 게임 리스트입니다.

제가 갖고 있는 게임들은 이것보다 더 많아요. 정령섬, 아컴호러 카드게임 & 던위치 사이클, 와글와글 던전[mayday games 에서 $5에 팝니다. 한국이라서 택배비용이 많이 나오려나...], 티츄, 세븐원더스 듀얼, 원덱 던전 등... 있습니다.

앞으로 그룹과 할 게임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순서는 의미 없습니다.]

1. 미니빌 + 미니빌 항구 확장

2. 티츄

3. 와글와글 던전

4. 도미니언 + 도미니언 장막 확장

5. 버건디의 성 [최종 목표 - 아직 저도 해보진 않았지만 너무 해보고 싶어요. 저희 그룹원들이 이정도 무게까지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사실 진 최종 목표는: 버라지 & 브라스 버밍엄...)]

앞으로 그룹과 할 게임중에 고민중인 리스트 [순서는 의미 없습니다.]

1. 센츄리 - 향신료의 길

2. 라스베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