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이라는 취미... 요즘은 좀 버겁고 힘들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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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4 09:25

보드게임을 한 기간 자체는 길지 않지만, 입문한건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당시 유행하던 보드게임 카페에서 루미큐브를 해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보드게임에 관심을 갖고 모임도 찾아갔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게임 자체보다는 그 모임 분위기를 참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나이는 몇살인지조차 서로 묻지 않고 그냥 한 테이블에 앉아 재미있게 노는 그런 분위기요.

덕분에 당시 우울증도 극복하고, 현재 남편도 만나게 되었으니 제겐 참 고마운 모임이었죠.

그때 한 1년정도 나갔었나... 다만 그후 개인적인 사정으로 모임을 더 다니진 못했네요.

그리고 10년쯤 지난 현재, 결혼도 하고 안정을 찾으면서 다시 예전 생각이 나서 지금 사는 지역의 보드게임 모임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보드라이프도 생기고, 참 많은 게임들이 나왔더라구요. 한글화된 게임만 해도 엄청 많구요.

1년 좀 넘는 짧은 기간동안 모임의 여러 분들께 다양한 게임을 배우면서 보드게임이 참 재밌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네요.

솔직히 게임을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닙니다만... 그냥 저 할 거 하면서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안되면 안되는대로, 되면 되는대로 그게 참 재밌더라구요.

특히 나름 열심히 뭔가 궁리해놨는데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태클걸린다거나, 순서가 밀려서 뺏긴다거나 할때조차 그게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옛날에는, 그리고 지금 모임 초창기에는 누가 가져온 게임 한번 배우고 곧 잊고 했었는데

얼마 전부터는 재미있는 게임은 구매도 종종 하고, 영문판 게임은 사전 찾아가며 더듬더듬 룰북도 읽어보면서 기회가 되면 남들에게 설명도 해보려고 합니다.

지난주에는 갤러리스트를 구해서 룰북을 정독하고 남편에게 알려줬는데, 힘들긴 했지만 재미있어하니까 참 뿌듯하더군요 :)

다만 게임의 재미와는 별개로 요즘들어 모임에 나가는 일이 조금씩 버겁게 느껴지곤 합니다.

제가 선천적으로 둔감하고 눈치가 없는 편이라... 오히려 거꾸로 남의 눈치를 많이 보곤 합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실수를 하거나 다른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까봐 늘 조심스럽더라구요.

그래서 제 스타일이나 실수한 부분을 지적받는 것은 얼마든지 괜찮습니다. 악의만 없다면 오히려 고마운 일이지요.

또 누군가는 저를 좋아하는 만큼 누군가는 저를 싫어할 수 있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고 인정합니다.

보드게임이 사람을 타는 취향이라는 부분에서도, 개인적으로는 사람 가릴 수 있다는 점도 이해는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 가리면서 게임하는 분위기나 너무나 두드러질 때... 혹은 저도 잘 모르고 있는 개인적인 갈등이 너무나 노골적으로 드러날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요즘 너무나 감당하기가 힘이 듭니다.

처음에는 사실 잘 몰랐다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의식하게 되었는데요(내용은 삭제합니다),

그 뒤로 확실히 친한 몇몇 분들이 있다는 것, 또 오래된 모임이다 보니 이런저런 사건들도 있었더라는 걸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