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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XEN RENNEN(헥센 레넨, 마녀들의 경주) 데블다이스 한글판 신판과 페이퍼이야기 구판 비교

2,073 조회

2018.05.27 22:30

안녕하세요.

가끔, 정말로 아주 가끔 고물같은 게임들을 들쳐내어 판본 리뷰 따위를 올리는 고물상 리뷰어 완소아빠입니다.

오늘은 무려 16년만에 재판이 나오는 볼프강 패닝의 헥센레넨을 들추어 볼까 합니다.

헥센레넨은 2001년에 퍼블리싱되어 그해 올해의 게임상 (Spiel des Jahres 2001) 후보에 올랐던 게임이지만

재판이 오랫동안 나오지 않던 게임인데 올해 그것도 무려 한글판으로 재판이 된다고 하네요.

긱에 공식 등록되어 있는 헥센레넨의 판본은 2001년에 독어판과 헝가리어 판에 대한 정보가 있네요.

그리고, 그해 올해의 게임상 후보에 오르게 되면서

2002년도에 박스에 SDJ마크를 추가한 독어판을 판매합니다.

이때 한국의 '페이퍼이야기'라는 회사에서 한글판이 함께 나왔지만

당시만해도 우리나라의 보드게임 업계에서는 보드게임긱의 판본관리와 같은 것 까지는 신경을 못썼는지

아쉽게도 보드게임긱에는 페이퍼이야기판이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긱에도 없는 판본을 제가 가지고 있는 셈이군요.ㅎㅎ

＊페이퍼이야기판 헥센레넨, 마녀들의 경주(2002)-아쉽게도 긱에는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고물상 리뷰어에게 페이퍼이야기판 보드게임들은 뭐랄까 말그대로 '고물'같은 느낌입니다.

요즘같이 아트웤도 화려하고 컴포넌트도 묵직한 게임들 사이에서

곰팡내 날 것 같이 오래되고, 상자도 여기저기 세월의 흔적이 보이고,

그야말로 고물상 한켠에 폐지더미 사이에 끼어 있을 것 같은 그런 게임이죠.

그래서, 굳이 내가 주워모아놓지 않으면

누군가의 냄비받침으로 쓰이다가 하나둘 사라져 버릴까봐 짠한 그런 고물들이요.

암튼 나중에 페이퍼이야기 판 게임들을 모아서 리뷰를 한번 해 보도록 하죠.

너무 곰팡내 나는 리뷰가 되려나...

암튼 그래서 16년만에 나오는 한글 신판(2018)과

페이퍼이야기 구판(2002)의 박스 및 컴포넌트 들을 함께 비교해 살펴볼까 합니다.

먼저 박스를 보면, 2001년 독어판과 2002년 독어판, 페이퍼이야기판 모두 일명 퀸게임즈 뚱땡이 중간박스입니다.

저같은 고인물 보드게이머들이 꽤 싫어하는 박스죠.

왜냐하면 컴포넌트에 비해 박스부피가 너무 크기도 하거니와

특유의 그 뚱뚱한 박스 덕분에 책장에 꽃으면 두세 개만 꽃아도 책장 한칸이 다 차기 때문이죠.

그리고, 박스규격이 다른 회사의 게임들과 비교해 너무나 독특해서

책장에 수납했을때 혼자만 애매한 사이즈기 때문이죠.

*페이퍼이야기판(2002, 좌측)과 데빌다이스판(2018, 우측)

신판은 전체적으로 크기는 조금 더 커졌지만 두께가 얇아졌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듭니다.

또한, 신판 박스는 다른 회사에 비슷한 사이즈들이 꽤 많아서 모아 놓으면 그리 튀지않을것 같기도 하네요.

아트웤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한글제목이 꽤 마음에 드네요.

한글제목은 사실 게임의 아트웤에 영향을 많이 줍니다.

개인적으로는 '뤄양의 사람들'이랑 '사이쓰'가 나왔을 때는

한글화된 제목에서 뭔가 심한 이질감 같은게 느껴지기도 했고,

한글판을 많이 내는 모 회사의 한글제목 폰트 센스는 별로 제 취향에 맞은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네요.

한글판 내 주는 것만도 감지덕지인데 박스의 미적감각을 논하자니 뭐해서 한번도 얘기한 적 없지만

솔직히 제눈에는 아마추어들이 만든 한글화자료들의 퀄리티가 더 뛰어나 보였습니다.

요즘은 잘 안보이시지만 한때 윈도스님이 만든 자료들은 기존 회사의 디자이너들이 만든 게임들보다도 더 아름다웠습니다.

한글화자료를 받아쓰면서 '아, 이건 그냥 취미가 아니라 장인정신이 깃든 하나의 작품이구나' 싶기도 했죠.

다시 헥센레넨 이야기로 돌아와서 신판의 한글제목은 정말 마음에 드네요.

(사실 이거 디자인할때 영문제목 밑에 한글 넣으신다는 걸

제가 무조건 한글제목을 크게 넣으시라고 설득했습니다.ㅋㅋㅋ)

암튼 한글제목 제 마음엔 꼭 듭니다.ㅎ

다음엔 구판과 신판의 전체 콤포넌트를 살펴보죠.

전체적인 구성은 이렇습니다.

*페이퍼이야기판 '마녀들의 경주'(2002)의 전체 컴포넌트 구성

*데빌다이스판 '마녀들의 경주'(2018)의 전체 컴포넌트 구성

하나씩 자세히 들여다 보자면 '결승 도착점 보드'는 신판에서 모서리가 라운딩 되었고

절단면이 요즘 보통 게임들의 펀칭한 타일들처럼 살짝 라운딩 되어 있습니다.

구판에서는 펀칭한 느낌이 아니라 칼로 자른 느낌이어서 모서리가 닳아 일어날것 같은 느낌입니다.

실제로 세월의 흔적이 있어서 그런것도 있지만 제 생각엔 아마도 제작 공정이 다른것 같습니다.

*페이퍼이야기판(2002, 좌측)과 데빌다이스판(2018, 우측)의 보드

마녀 말은 구판이나 신판이나 비슷한 느낌의 목재말인데 결정적으로 구판은 목재에 검은색 단색으로 마녀 이미지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이에 비해 신판은 컬러 스티커가 들어있어 직접 붙이게 되어 있네요.

또 경주로를 구분하기 위해 사용되는 마녀 빗자루가 목재막대기에서 빗자루 토큰으로 바뀌었습니다.

보통의 경우 컴포넌트는 토큰보다 목재를 선호하는 편인데

이 경우는 아트웤이 토큰 쪽이 월등하게 테마와 어울린다는 느낌입니다.

같이 놓고 보니 2001년판의 목재막대기가 성의없어 보이기까지 하네요.ㅎㅎ

*페이퍼이야기판(2002, 좌측)과 데빌다이스판(2018, 우측)의 마녀 말과 빗자루

카드는 크게 달라보이지는 않습니다. 구판이 코팅되어 있어 카드 재질 비교를 자세히 못해보는게 안타깝네요.

*페이퍼이야기판(2002, 좌측)과 데빌다이스판(2018, 우측)의 카드

경주 트랙 타일도 큰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

저도 최근에 한글판 타일밀림 논란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런 토큰을 제작할 때

타일 중앙에 이미지가 오도록 펀칭금형을 찍는게 기술적으로 많이 어렵다고 하네요.

인쇄 쪽에서는 도무송이라고 부르는 공정인데,

펀칭할 종이를 프레스기에 공급해 줄 때 종이의 위치가 조금씩 오차가 생긴다는 것 같습니다.

뭐 요건 별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네요.

*페이퍼이야기판(2002, 좌측)과 데빌다이스판(2018, 우측)의 경주트랙 타일

이상 한글판으로 새로 재판되는 헥센레넨, 마녀들의 경주를 살펴보았습니다.

겨울에 카탄 리뷰를 쓰려고 가지고 있는 카탄들을 모두 꺼내어 사진찍다가

너무 방대한 작업이 되어 버리는 바람에 아직까지 리뷰를 엄두도 못내고 있네요.

우선은 박스 리뷰라도 올리고 나서, 조금씩 나눠서라도 올려봐야 겠네요.

그러고 보니 맨날 박스리뷰만 하는 수박겉핧기가 아니라 박스겉핧기 리뷰어가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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